2011.04.15 00:50
아이 얘기가 밑에 있어서, 그냥 생각나서 쓰자면요.
저는 뭐 좀 비뚤어진 것 같은데.
아이를 아직 안 낳은 상태에서 자기가 낳을 아이에 대해 생각할 때, 보통 좋으면 그저 '난 아이가 좋아, 낳아서 잘 길러야지.' 라거나 싫으면 '난 아이가 싫어, 낳고 싶지 않아.' 정도가 보통의 생각이잖아요? 당연히 태어나지도 않은 아기에게 어떤 감정을 품기는 어려운 거니까요.
저는 아주 이상한 게, 낳지도 않은 아이에 대해서 종종 얄밉다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아이를 별로 낳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결혼할려고 하는 사람이 꼭 낳고 싶어해서, 낳을 가능성도 큰데요.
뭐, 저도 가끔은 귀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긴 하고요. 그리고 화목한 가정이라는 것도 무척 좋아보이고요.
그리고 아이를 낳는다면, 그래도 해줄 수 있는 만큼을 해줘야지. 라고 생각도 하죠.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다가도 또 그냥 얄미운 기분이 드는 거에요. 저는 부모한테서 물질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대우를 잘 받지 못했다는 생각에 마음 한 켠에 항상 화가 쌓여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렇게 난 받지도 못했는데, 나는 아이한테 잘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니 나는 왜 주기만 해야하는 건가.. 싶어서 억울한 기분이 드는거죠. 상당히 폐쇄적인 마인드 같지만;
다른 분들이 아기 사진도 잘 올리고 매우 사랑하는 거 같은 거 보면, 너무 신기하기도 해요. 어떻게 저렇게 나 아닌 개체에게 사랑을 느낄 수 있을까..? 라는 생각 때문인 것 같아요. 마찬가지로 아이에게 대리만족을 느끼고, 자식 자랑이 삶의 낙이거나 하는 태도도 정말 모르겠어요. 이런거 보면 나는 누군가를 사랑할 줄 모르는 부족한 인간인건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저의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듯도..이래서 가정환경이 중요한거죠 ..).
사랑받고 자란 사람이 사랑도 여유있게 주는거겠죠. 헌데 저는 너무 손해보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아요, 아마.
먼저 손을 내미는 게 너무 화가 나는 거에요. (그게 제 아이에게도 적용될 것 같다는게 참..) 나는 먼저 받은 적이 없는데. 라면서;
아, 이런 마음으로는 아이는 낳으면 안될 거 같은데 말입니다.
뭐, 그냥..; 좋지 않은 인간됨됨이에 대한 고백이었습니다.
2011.04.15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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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완벽한 환경에서 자라나 자식에게도 완벽한 환경을 제공해주는 부모가 얼마나 있겠습니까마는,
저는 반대로 '아이가 생기면 이렇게 해줘야지'라고 생각한 것들이 대부분 부모님이 저에게 해주지 못한 것들이었어요. 보상심리라 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