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원작의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1독이 완료되었습니다. 1독이라함은 뒷날 다시 읽기 위함입니다.

읽고 난뒤에 몰려오는것은 위대한 개츠비 읽을때와는 달리 그다지 없습니다.

이유는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자기만의 디테일한 심리묘사때문입니다.

난해해서 그런지, 번역의 잘못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한줄을 읽고 다음줄 넘어갈때는 골똘이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문장들이라는겁니다.

그래서 민음사 롤리타가 절판되어 그판권이 문학동네로 갔다는데 그 곳에서 나오는 책을 나중에 한번 더 읽어볼까 생각중입니다.

영화는 이 책을 읽는 동안 큐브릭감독판과 레인감독판을 차례로 봤습니다.

영화적 접근은 원전에 가까운 애드리안 레인감독판이 더좋습니다.  원전에 가깝다고 더 점수를 더 준것은 아닙니다.

이유는 큐브릭감독판의 반감때문입니다.(장점도 많습니다) 큐브릭판의 가장 바보스런 개작부분은 퀼티(피터셀러스)를 큐브릭 맘대로 임의 해석한부분입니다.

영화 처음 댄스파티부터(물론 오프닝에서 험버트에게 사살당하는 장면이 나오지만) 중간 중간 나오는 퀼티의 변신장면입니다.

원작에는 이렇지 않습니다. 두번정도 언급이 될뿐입니다.

중간 조금과 마지막 죽는 장면(이부분은 레인감독판이 훨씬 탁월합니다) 험버트가 교수로 있는 대학교마을에 변장해서 찾아드는 장면은 큐브릭감독이 왜 이렇게 까지 퀼티를 묘사했는지 이해가 되지않는 장면이었습니다.

전반부 로리타집에서 로리엄마와의 죽은 전남편 권총으로 이야기하는 씬에서 지난번글에 히치콕분위기까지 난다고 언급을 했었는데 이 뿐만 아니라 변장해서 로리를 편드는 부분은

전체 이야기 구조를 너무나 표나게 로리에게 맞춰나가는 우를 범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개연성을 억지로 끼워맞추는듯한.. 사실 로리가 주인공이지만 로리를 너무 앞세운다는것은 도리어 작품의맛을 해치는 부분이라고 생각되며,

자연스럽게 로리의 주인공적 접근은 이뤄져아 한다는 주장을 해봅니다.

도대체 추리물처럼 로리를 험버트로부터 떠나게 만든 범인인 퀼티를 변장까지 해가면서 반전을 두고 큐브릭 감독이 이렇게 전체 플롯을 이끈 이유가 뭘까요?

히치콕 스릴러도 아닌데,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부분입니다. 도리어 원작에서 퀼티는 로리가 회상형식으로 험버트에게 이야기하는것이 훨씬 뛰어나다고 생각됩니다.

그만큼 로리의 좌충우돌스러운 호기심은 충분히 물가에 내놓은 어린 아기같은 그런 느낌을 충분히 줬기 때문입니다.

그것에 비하면 애드리안 레인감독의 작품은(뒤에만든 어드벤테이지 겠지만)큐브릭감독의 오프닝을 따라하면서(원작은 이렇지 않습니다) 원작을 충실이 따랐습니다.

놀라운건 퀼티의 정확한 묘사와 작은 소도구,에피소드가 묘사가 원작과 거의 일치합니다. 단지 원작부분에서 험버트의 제2의 애인(이름이 리타)과 같이 삭제하는부분이 있지만 그리 중요하지 않기에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62년 당시의 사회분위기라는것도 큐브릭이 깨지 못한 이유도 있었겠지만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원작자를 각색시나리오작가로 기용해서까지 만들었지만 원작과 독립된 로리타가 안됬다는것이 큰 이유입니다.

큐브릭 감독이 한것은 스릴러처럼 꼬아 만든 퀼트의 활용과 쌩뚱맞은 로리엄마의 권총씬(공통적으로 히치콕스런 반감을 유발시키는 코드들입니다.)들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헉~소리날만한 반전도 아니고.....

그에 비하면 제임스메이슨 셜리윈터즈 로리역의 수라이온의 연기 만이 이 영화를 살리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원작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미학적 섬세한 묘사가 핵심이라고 봅니다. 평소 이런 부분에 관심과 음미가 부족하다면 참~ 지루하겠다 싶은 그런 소설입니다.

그러나 문장하나를 10분에 걸쳐 음미할정도면 성도착증 이라는 오해의 소릴 들어가면서도 읽을만한 그런 소설입니다.

큐브릭감독의 영화는 원작을 자기맘대로 해석해서 자가당착에 빠진 거기에 동참한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마저 바보스런 개작이라고 까지 말하고 싶습니다.

아마 영화적 해석은 원작자도 몰라서 그랬을거라는 추측입니다. 큐브릭이 하라는것만 시나리오화 한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부분은 아서 클라크와의 작업형태나 아이즈와이드샷의 시나리오 작업에서 편집증적인 큐브릭감독의 형태만 봐도 추측이 가능할정도)

애드리안 레인 감독의 영화는 적어도 성공작입니다. 참 영리하게 만든 영화입니다. 원작을 최대한 따르면서 큐브릭판을 조금씩 담아낸다?

(대표적 시퀸스: 오프닝 퀼티를 죽이고 흐느적거리며 헤매는 모습) 다소 제레미 아이언스의 연기가 부담스러웠지만(?)

주인공 로리역의 도미니크 스웨인의 연기는 참 좋았고 성공적인 캐스팅이었습니다.


■ 사족 : 큐브릭판이 레인감독판보다 좋다고 말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큐브릭판과 레인판 두개를 보시고 비교하는것보다 원작을 읽으시고 이 3개(책+영화두편)를 비교해보시면 확연히 다른점과 차이점과 미진한 부분이 눈에 잘띄게 되지 않나 생각됩니다.


■ 두번째 사족 : 혹시 큐브릭판에서 제가 간과한 부분이 있을거라 생각됩니다만(모르는) 있다면 큐브릭판이 레인판보다 좋다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lolita

 

■ 세번째 사족 :그러나 큐브릭판에서 감탄할만한 장면있었습니다.

그것은 첫장면 오프닝에서 퀼티를 사살하는 장면인데 총맞는 장면이 적나라하게 나오지는 않습니다.

총맞으면서 여인의 그림뒤로 쓰러지는데 카메라는 그림위에 총구멍으로 영화는 시작됩니다. 그리고 모든 이야기가 끝이나고 험버트는 퀼티의 저택에 들어오는 장면 바뀝니다.

험버트는 퀼티를 쏴죽이기위해 총들고 들어옵니다.

여기서 관객은 엄청난 의문에 쌓입니다. 바로 첫 오프닝에 퀼티가 죽은 장면을 봤기 때문입니다.

첫장면과 똑같습니다. (도대체 뭘 보여줄려는걸까? 쓰러져 죽는걸 보여줬잔아...)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나 여기서 큐브릭의 컷은 빛을 발합니다.

험버트(제임스 메이슨)가 두리번 거리며 퀼티를 찾는다.

그리고 카메라는 첫장면 벽에 기대어있는 여인 초상화를 클로즈업으로 잡고 그림에서 총소리와 총구멍이 늘어나는것을 잡습니다. 그리고 페이드아웃.

증말 멋지게 끝나는 컷이었습니다.

첫장면 보여줬는데 왜 똑같은 씬을 마지막에 또 집어넣었을까?
그 이유는 라스트의 임펙트를 위함이었던 셈이지요.

말로 풀어서 쓸려니 감이 오지 않을것 같은데 꼭 이부분은 관심있게 봐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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