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21 09:28
1.
요즘 출퇴근길에 네모네모로직 게임을 합니다. 아이폰용으로 어플이 몇 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무료임에도 여러 판 할 수 있게 되어있더군요. 나름 오래 해온 게임인지라 난이도 높은 쪽을 골라서 하고 있는데... 난이도가 올라갈수록 판이 커집니다. 현재는 20*20 판이에요. 근데 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사실 판이 크다고 어려운 건 아니죠. 큰 숫자들이 많이 나와서 쉽게 색칠할 수 있으면 판이 커도 시간이 오래 걸릴 뿐이지 머리가 아프진 않습니다.
근데 오늘 출근길에 한 판을 붙들고 내내 해맸네요. 더 이상 색칠하거나 가위표 할 칸이 없어 보여요! 가로 세로 모두 한 줄씩 꼼꼼히 따져봤는데 이제 확실하게 색칠하거나 가위표할 칸이 안보입니다. 사실 전에도 그런 경우가 있었어요. 다 칠하고 마지막 네 칸이 비어있었는데, 아무리 들여다봐도 확실하게 색칠 혹은 가위표로 가를 수가 없습니다. 숫자끼리 끼워맞추는 거 포기하고 "만약 여기가 색칠이라면..." "만약 여기가 가위표라면..." 이라는 가정법을 네 칸에 모두 들이대 보았는데 네 칸 모두 어떻게 가정해도 오류가 없고요. ㅠㅠ
이게 가끔씩 이렇게 찍을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는건지, 아니면 제가 못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참, 윈도우에 딸려있는 지뢰찾기 게임은 처음에 한 번 크게 열릴 때까지는 찍을 수밖에 없는 거 맞죠?
2.
게임 하다보면 힌트 버튼이 있거나 아예 아이템으로 일부 문제를 해결해주는 경우가 있지요. 전 사실 그걸 거의 안씁니다. 선택할 수 있는 경우에는 노템을 하고, 그냥 주어질 경우에는 그냥 안쓰고 끝까지 혼자 풀죠. 왠지 모르게 그런 상황에서 힌트나 아이템을 쓰면 게임을 제대로 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달까... 그래서요. 근데 생각해보니 그것도 좀 웃기네요. 아이템이 무한정 있으면 모를까, 언제 또 어려운 상황이 올지 모르는 데 "바로 지금" "이 아이템"을 쓰겠다는 결정을 하는 것도 엄연히 게임의 일부인데 말이죠. 알게 모르게 편견에 많이 사로잡혀 살고 있다는 걸 깨닫는 요즘입니다.
3.
네모네모로직 전에는 unblock me 게임을 했습니다. 이것도 무료였는데 무려 400판을 할 수 있게 되어있더군요. 쉬운 레벨의 200판을 모두 클리어했고, 이제 고난이도를 하고 있는데... 한계가 왔어요. ㅠㅠ 가끔은 퇴근길 내내 해도 한 판을 못깹니다. 사실 그 상황이 너무 짜증나서 네모네모로직으로 옮겼어요.
이럴 때 전 제가 크게 될 그릇은 아니구나... 라고 느끼며 좀 좌절합니다. 인생 성공한 사람들은 공부건, 게임이건, 운동이건, 상대 혹은 자기 자신과의 승부가 난관에 부딪쳤을 때 오기로 돌파하거나 그 어려움 자체를 즐기면서 죽어라 연습하고 재시도해서 그걸 통과하고 깨달음을 얻어(?) 고수가 되는건데 말이죠. 항상 그 도전 문턱에서 "에잇 딴거나 할란다" 라며 도망치고 있으니. ㅠㅠ "게임은 즐겨야 게임이지 머리 아프면 노동" 이라는 말로 핑계를 대긴 합니다만 게임 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그런 식이니 어쩌면 지금 그럭저럭 직장 잡고 살고 있는게 신기하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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