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일은 대부분 남편의 몫이기 때문에 저는 비교적 행복한 워킹맘일겁니다.

제 일은 칼퇴근해서 베이비시터 분 퇴근시키는 것(주5일 근무에 3일 정도는 남편 야근), 이유식, 아기 장난감과 옷 사기, 분유와 기저귀 사기, 아들 재우고 아들방에서 같이 자기, 국이나 찌개 끓이기 정도 되겠네요.

 

적당한 분담이 되고 있는 것 같지만

저는 자주 남편이 얄밉고 남편은 자주 저에게 미안해합니다.

제가 아들의 먹거리, 잠자리, 건강 등등 일상 모든 것을 책임지고 있는 주양육자이기 때문이죠.

 

일례를 들자면 베이비시터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와서 녹음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남편은 '남의 애 맡아 키우면 엄마만큼은 못하는게 당연하지'라고 맘편히 넘어가려고 했지만 막상 녹음을 듣고 나서는 당장 바꾸자고 하더군요. 그리고 바꾸는 과정에서 전 working time 대부분을 전화 통화로 채웠고 불면과 악몽에 시달릴 정도로 심리적 스트레스가 심했어요. 남편은 제 어깨를 콩콩 두드려 주었습니다...흠...

 

아기가 아파서부부 중 누군가 일찍 퇴근해야 하면 엄마에게 우선 순위가 돌아오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죠.

 

육아에 대한 부부의 입장-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것과 내가 있으면 도움이 된다는 것

이게 '워킹맘은 힘들다'의 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남편이 비교적 가사와 양육에 적극적인 편임에도 이렇게 힘든데 다른 분들은 어떨까 생각하면 아찔해요.

베이비시터 등록제나 어린이집 확대, 단축근무제 등등 국가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한다고 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피같은 내 세금은 모두 강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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