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체스터씨

2011.04.28 22:57

ginger 조회 수:2782

샬롯 브론테의 상상의 산물인 오리지널 나쁜 남자 로체스터씨, 못 생기고 중키에 중년에 능글맞은 중혼자에 성질도 더럽지만 교양 있고 재밌고 섹시한 부자 - 재벌 2세 쫌 되겠죠?. 그 모델이 된 사람은 뮤슈 에제라고, 브론테가  짝사랑하던 유부남이었죠. 샬롯 언니는 이 벨기에 학교 교장 선생에게 꽤나 딱한 편지들을 보내곤 했답니다. 무슈 에제에 대해서 샬롯 브론테가 묘사한 글입니다.


He is professor of rhetoric, a man of power as to mind, but very choleric and irritable in temperament; a little black being, with a face that varies in expression. Sometimes he borrows the lineaments of an insane tom-cat, sometimes those of a delirious hyena; occasionally, but very seldom, he discards these perilous attractions and assumes an air nor above 100 degrees removed form mild and gentlemanlike…”


샬롯 브론테의 외모에 대한 묘사를 보면 제인 에어가 생각나지 않을 수 없죠. 아주 작고, 매력적이라기 보단 흥미로운 얼굴, 눈은 괜찮은데 입 모양이랑 피부 때문에 도저히 예쁘다고 해 줄수 없는 얼굴, 여성적인 매력은 거의 없는, 그리고 그걸 본인도 잘 알고 불편하게 의식하고 있더라, 라고 직접 만나본 출판 업자가 쓴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쳇)


지적이고 열정적이고 내면은 부글부글 끓는데 돈도 없고 빽도 없고 예쁘지도 않은데다 콜셋으로 꽁꽁 싸매고선 더럽고 치사한 가정 교사로 돈을 벌어야 하는 처지의 영리하고 예민한 여자가 혼을 담아 쓴 제인의 대사들은 아직도 온 세상 많은 여자들의 심금을 울리는 데가 있어요. 내가 가난하고 별 볼 일 없고 안 이쁘고 쪼맨하다고 영혼도 감정도 없는 줄 아삼? ("Do you think, because I am poor, obscure, plain, and little, I am soulless and heartless? You think wrong!—I have as much soul as you,—and full as much heart!" ) 근데 진정한 멋쟁이 남자가 안 예쁜데 똘똘하고 속에는 야심을 감춘 여자를 내면을 보고 좋아한다는 건 여자 판타지같아요. 그런 일이 생길 것 같죠? 절대 안 생겨요...그러니까 미스터 다시, 미스터 로체스터들이 종이 위에 탄생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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