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은 왜 맞을 짓을 하는가

2011.04.30 20:53

메피스토 조회 수:2590

* 아이들은 왜 맞을 짓을 하는가.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맞으면 되기 때문입니다.

 

지난번 폭력의 사이클이라는 글을 썼었는데, 사실 이 내용을 적으려다 뻘글을 쓴거에요.

 

체벌;즉, 때리는 행위와 맞는행위는 상호보완적입니다. 때리는 사람과 맞는 사람사이의 교환이죠. 난 때릴테니 넌 말썽피우지 말고 얌전히 있어라, 난 맞을테니 한번 봐 주슈. 이 엇갈림속에서 죽어나는건 손바닥과 엉덩이입니다. 만일 '때려서라도 가르칠 필요가 있는 것'이라면, 때리는 것이 아닌 좀 더 확실한 동기를 통해 명문화하거나 규정으로 둬야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죠. 요즘은 모르겠고, 과거엔 대부분 간단한or하드코어한 체벌로 끝냈습니다. 확실하고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제도로 동기부여를 하는게 아니라, 강도, 횟수, 기준이 불분명한 체벌로 동기부여를 하려고 하죠.

 

사람이 사람을 때리고 고통을 주는 행위는 아무리 고상한 수식어를 붙여도 근본적으로 야만적인 행위입니다. 엄정한 심판으로 반칙을 할 경우 승패자체가 결정될수도 있는 격투기에서조차 반칙과 감정다툼이 종종 나옵니다. 하물며 심판도 없이 아이들 & 선생만이 있는 교실이나 교육현장에서 규격화된 체벌이 제대로 존재할 수 있을까요. 그룰을 그대로 따르는 선생님도 일부 있겠죠. 하지만 체벌자체가 존재하는 순간, 야만도 허용되는 것입니다. 야만이 허용되는 전장에 우린 아이들을 보내야하는가에 전 회의적입니다. 

 

예를들어볼까요. 청소년이 담배를 피우는 것이 잘못된 것일까요 아니면 터치할 필요가 없는 일일까요? 만일 그것이 잘못된 일이라면, 왜 그것이 잘못된 일인지, 얼마나 잘못된 일인지를 청소년들에게 알려줘야 합니다. 그리고 그 잘못된 일을 저질렀을때 어떠어떠한 실제적인 '불이익'을 줘서 이것을 하는게 잘못된 일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그것을 막아야 합니다. 여기서 불이익이란 단순한 체벌이 아닙니다. 유급을 시키던가, 학부모를 소환해서 당신들 자식때문에 애들 전부가 피해를 본다 그러니 전학을 가든 어떻게든 해라...식의 분명하고 실제적이며 시스템적인 불이익을 말합니다.

 

고작 담배때문에 유급이라니? 맞아요. 제가 생각해도 과합니다. 그러나 거꾸로 생각해보죠. 그렇다면 그 '고작' 담배는 청소년에게 왜 나쁩니까? 나쁘지 않은것인가요? 그렇다면 왜 통제해야 하는걸까요?  아...전 지금 담배vs청소년 논쟁을 하고자 하는게 아닙니다. 무엇이 나쁘다고 교사;교육계가 판단했다면, 그 나쁜 것을 하지 말아야 할 확실한 이유와 강력한 동기를 아이들에게 제공해야 합니다. 미성숙한 학생이 아닌, 성인 기준으로 좀 더 하드코어하게 얘기해볼께요. 우린 왜 도둑질을 하지 않는 것일까요. 다른이의 물건을 훔치는 것이 나쁜짓이라고 '교육을 통해' 배워서기도 하지만, 현행법이라는 확실하고 강력한 시스템에 통제를 받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을 모두 범죄자 취급하자는 얘기가 아니에요. 만일 교육적인 목적으로 아이들이 무언가 반드시 지켜야할 필요가 있다면, 확실한 동기를 제공해야한다는거죠.

 

물론 명문화된 시스템에도 개인의 감정이 들어갈 수 있고, 충분이 폭력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거기엔 근거가 있습니다. 근거가 있다는 것은 통제 받는 사람이 그에 저항해서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체벌보다는 훨씬 교육적인 일이죠.

 

휘두르는 빳따속에 피어나는 스승의 사랑이 동기가 될 수 있을까요? 아뇨. 그냥 고통뿐입니다. 역설적이지만 고통은 일탈행위에 대한 진통제입니다. 진통제는 병의 근원을 해결하지 못합니다. 고통을 단기적으로 줄여줄 뿐이죠. 이 경우엔 그 일탈을 아주 잠깐 진정시키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전 교육이라는 전문분야가 고작 진통제를 만드는 분야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문제의 근원을 찾고 바른길로 인도하는 것이죠.

 

그러나 한국에서 그런 모습은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여고를 졸업한 메피스토가 아닌지라 여자들 세상까진 모르겠지만, 남자분들은 아실겁니다. 싸대기를 맞아도 담배를 피우는 애들은 계속 담배를 피우고, 심지어 졸업할때가 되면 선생님중 한명이 "야, 담배있냐..?"식으로 장난을 치기도 합니다. 선생에게 개기다가 좀 심하게 맞은 애들은 며칠은 잠잠하지만, 또다시 사고를 칩니다. 하지말아야 할 것과 해도 상관없는 것의 경계;구분지어지는건 구분지어지지만, 반대로 확실하지 않는 것에선 체벌이 흐릿한 경계의 역할 할 뿐입니다. 그나마도 효과적이지 못하죠. 몇대 맞으면 그만이다 식의 사고방식만 팽배해지니까요.

 

이 얘기 나올떄마다 하는 얘기하지만 전 이런 일련의 분명치못하고 동기도 부여하지 못하는 교육-체벌시스템에서 사회악이라 불리는 것들의 상당수가 출발한다고 생각하는데, 뭐 이건 나중에 기회가 되면 얘기하죠.

 

p.s :  유급이니 강제전학이니 뭐니 이런 방법들은 그냥 하나의 극단적인 방법입니다. 그 부분이야말로 교육자들이 연구할 일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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