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번 보다가 재방을 챙겨보고 있는데요.

 

 

*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죠. 박주미 나쁜것.

 

 

*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게 아니었어요. 뭐랄까. 결코 맞지 않는 불행한 부부죠.

 

여자는 자신의 감정과 꿈에 솔직하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당연하기도 하겠지만, '바람피지 않았다'식으로 발뺌하는 모습이 보기 좋은건 아니었어요. 누가봐도, 그리고 본인들도 느낄 만큼 두사람;박주미, 이상우 사이엔 묘한 감정의 기류가 흘렀죠. 그걸 용납할만한 배우자는 세상에 많지 않습니다.

 

남자도 마찬가지에요. 자기 아내를 위해 박사학위를 얻는 것을 지원해준것까지 좋아요. 하지만 그것이 조건부가 되어도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의도했건 의도치않았건 남편은 아내가 학위를 따는 것을 지원해준 일로 아내를 구속하고 있습니다. 20~30대의 사람이 오랜 기간을 공부하며 학위를 딴다는 것은 공부자체와 더불어 자신이 삶에 목표로 정해놓은것이 있다는 얘기인데, 남편과 그의 환경은 아내에게 은근히 학위와는 하등 상관없는 전업주부가 되는 것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전업주부가 나쁘다는건 아니지만, 꿈이 많은 사람이라면 이런 환경이 답답하겠죠.

 

부부간 얘기가 나올때 가장 많이 나오는 얘기가 부부간 '의무'인데, 전 의무씩이나 되는 것이 부부사이에 나온다면 이 둘이 과연 무엇때문에 사는가라는 생각을 하거든요. 의무는 하기싫어도, 마음에서 전혀 우러나오지 않아도 무조건 해야하는 것이잖아요. 의무인 사랑이라니, 얼마나 메마르고 재미없는 얘기입니까.

 

가장 좋은건 박주미가 이재룡에게 돌아와서 자기 잘못을 뉘우치고 다시 가족에 편입되는 (경우에 따라 몹시 역겨운)가족드라마 결말을 맞는게 아니라, 이재룡은 살림 잘 하는 전업주부가 꿈인 다른 여자를 만나서 가정을 이루고, 박주미는 지금의 이상우와 살며 하고싶은 일을 하고 사는 것이 두사람 모두에게 가장 행복한 결말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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