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08 21:57
본격 러시아인이 연주하는 and 유명한 연주자가 연주하는 피아노를 들어보고 싶어서 거액을 들여 예매한 공연이었어요.
그러나 그 전날 새벽 5시에 잠을 잔데다 요즘 체력이 떨어져 최악의 상황이 일어나버렸어요. 바로 머리의 쇼트가 나가는, 그러니까 몇 분 단위로 잠에 들었다가 깼다가를 반복하게 된거죠.
인터미션이 끝나고 라피협 3번 때도 이럴까 싶었는데 그리 되더군요. 동행인이 없어 참 다행이었어요. 물론 전 티가 안나게 그냥 서서 의식을 잃는 수준이지만요-_-
베레조프스키가 기분이 좋았는지 앵콜이 열렬해서인지 앵콜을 네 곡 정도 치더라구요.
세 곡은 왠지 재즈나 현대 음악 같은 느낌이었고(한 곡은 치기 전에 부기우기 뭐라 하던데 꽤 신선했어요) 약간 이해가 안갔던게 라피협 3번 하일라이트 부분을 다시 치더군요; 편곡이라도 해서 치는건가 했는데 딱히 다른 점은 어떤 것도 같았고요(그 당시에 의식이 깜빡깜빡해서 차이 논하기엔 좀;) 보통 이런 경우가 또 있나요? 이 하일라이트 부분을 치니 1층 좌석의 4분의 3이 기립박수를 치더군요.
관객 인심이 후한건지 제가 야박한건지(저는 기립을 안함)
다음에는 제대로 된 컨디션에서 만나보고 싶네요.
공연을 제대로 즐기질 못해서 다음에는 컨디션을 좀 조정해서 가야겠어요.
p.s 오케스트라 단원 중 한 명이 선명한 붉은 넥타이에 붉은 행커치프를 해서 그쪽으로 눈이 계속 가더군요. 다른 한명도 비슷한 복장이었지만 그쪽은 색이 분홍색에 가까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