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하신 글 보니까 이 경우는 미국에서도 처음 있는 일인것 같군요. 다른 지역의 교육 당국들 태도도 보아하니 경찰의 이번 결정에 좀 당혹스러워 하는것 같고.
부모들이 어떤 상황에서 아이들을 방기했는지 기사에는 자세히 언급되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저는 실제로 상당히 안좋은 상황을 목격한 적이 있어서 경찰들의 학부모 구속에 심정적으로 동의가 됩니다.
몇 해전에 우여찮게 알게된 직장 근처의 미용실 주인 아주머니가 있었는데 이 사람이 바로 이런 케이스였어요. 두 딸이 있었는데 큰 애는 대학 중퇴시키고 골프장 케디일을 하게 했더군요. 문제는 둘째 딸이었는데, 이 둘째를 고등학교에 보내지 않겠다는 겁니다. 여자는 남자 잘 만나서 시집만 잘가면 된다고 하면서 국비 지원 직업 훈련원 과정을 보니까 미용기술 과정도 있던데 거기 보내서 빨리 일하게 하고 싶다는 겁니다.
이 말을 듣고 보니 기가 막히더군요. 아니 실업계 고등학교도 있는데 거기도 안보내겠다니, 대학도 아니고 울나라에서 아무리 여자라도 고등학교도 안나온 사람이 사회에 쉽게 발 붙일 수가 있단말입니까. 그리고 시집만 잘가면 된다? 세상에...어떤 잘난 남자가 고등학교도 안나온 여자랑 결혼한답니까...그때 저랑 그 얘기를 같이 듣고 있던 직장 선배도 정말 기가 막혀했죠. 그 선배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 하나를 키우고 있었는데, 특히 그 "여자는 시집..." 운운에 무지 화를 냈습니다. 세상에 어떤 사람이 고등학교도 안나온 며느리 맞고 싶겠냐면서...
물론 딱한 사정이 있었죠. 그 사람 얘기를 들어보니 사업에 실패한 남편은 집을 나가 버렸고 자기는 집이고 땅이고 다 잃고 애들만 데리고 낙향한 처지랍니다. 근데 문제는 그 사람이 인생 회생의 기회로 주식투자에 목을 메고 있다는 거였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바로 몇 년전에 정말 주식이 잘 되는 때가 있었죠. 이 사람이 바로 그 주식에 빠져 있더군요. 얼마 안되는 재산과 자신이 미용실 해서 번 돈, 큰 딸이 케디 일로 벌어오는 돈을 몽땅 주식에 몰빵한다고 하더군요. 그러자니 둘째를 고등학교에 보낼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직업 훈련원에 보내서 빨리 돈 벌게 하고 싶다더군요. 걔가 벌어온 돈도 주식에 몰아야 한다며...
큰 애가 종종 울면서 케디 일이 너무 힘들다...다시 대학에 돌아갈 생각은 없지만 다른 직업을 구하고 싶다고 말할때마다 무섭게 다그친다고 그러더군요. 케디 월급이 얼마나 센데 그런 좋은 직장을 그만 두냐면서 그 힘들게 벌어온 돈을 몽땅 뺏어다가 주식에 몰빵한다고 제게 자랑스럽게 떠들어댑디다. 맙소사...정말 속이 부글부글 끓더군요. 큰 애는 그렇다하더라도 둘째가 정말 걱정입디다. 세상에, 결혼은 고사하고 고등학교도 못나오면 취직은 된답니까? 너무 열이 받아서 다음 날 직장 동료들에게 이 얘기를 하다가 제가 "그 사람을 아동 학대죄...뭐 그런걸로 경찰에 고발하고 싶다"고 했더니 동료 하나가 고개를 젓더군요. "울나라 의무교육이 중학교까지야. 고발 접수가 안될걸."
본문의 기사를 보니 몇 해전 일이 생각나서 끄적여봤습니다. 그 몇달 뒤에 역시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다가 어떤 젊은 미용사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그 분도 비슷한 경험자더군요. 그 분도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홀로 된 어머니가 고등학교 진학을 못하게 했는데 다행히 담임 선생님이 어머니를 설득해서 실업계 고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고요. 근데 남동생도 하나 있는데 그런 식으로 학교 안보내고 일 시키려는 궁리를 어머니가 하는것 같아서 본인이 알아서 실업계 고교로 진학을 시켰다네요.
세상에 하나도 아니고 남매 둘을...그 당시에 아무튼 이런 경우를 두 집안에서 보다보니 이런 일이 주위에서 의외로 많이 일어나는게 아닌가 싶더군요. 그래서 제 개인적으로 울나라 교육이 고등학교까지 의무교육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됐죠.
글이 짧아서 뭔가 놓치신 게 있지 않나싶어요.
아무튼, 자라는 아이들은 부모의 자율에 맡기는 부분이 줄어들고 사회전체가 지켜봐야하는 건 맞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