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랑 노래

2011.05.12 20:51

decency 조회 수:1401

 

가난한 사랑 노래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내면이 슈바이처 운운할만큼

대단한 도덕성을 의미하는지는 모르겠군요.

사랑과 도덕이 무슨 상관이랍니까.

 

그냥 그런 얘기들,

자신의 총체적인 삶이

보이는 조건만으로  시선받지 못하고, 존중받지 못하는, 

그리하여

사랑의 영역에서 추방당한 사람들의

아픔이라고 생각할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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