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일은 모르나봐요..

2011.05.13 00:02

Weisserose 조회 수:1147

얼마전에 작은 할머니 (그러니까 저희 할아버지의 제수가 되시죠)께서 오셨습니다.


성품이 시골에서 속된 말로 뼈골이 빠지게 농사짓고 아이낳고 사신 분이세요. 한 마디로 푸근한 시골 할머니시죠. 어릴때도 기억나는 건 화나 신


경질한 번 없으셨던 분이셨어요. 작은 할아버지께서 좋게 말해 풍류를 즐기셔서 그 뒷감당을 평생 하시고 사신 분이시라.. 최근에 뵈었을때는 허


리가 90도 각도로 굽으셔서 '이제 작은 할아버지 곁으로 가실날도 멀지 않으셨네' 하셨는데 이번에 뵈니까 허리가 45도 까지 펴지셨더라구요.


동네가 장수마을이라 그런것 같아요.


건강도 안좋으셔서 자주 안오시다 저희 집 근처에 오셨다 들르셨다는군요. 그리고 집안 이야기를 하는데 저한테 육촌동생들 이야기가 나왔어요.


막내 육촌동생이 이번에 고등학교를 들어갔는데 악기에 재능이 있어서 어릴때 부터 키웠던거 같아요. 서울예고 들어갔다는 군요.


헉 하고 놀랐어요. 어릴때 부터 늘 보던 작은 할아버지 댁은 밥도 먹기 힘들고 당숙 아저씨들 고등학교도 못가르칠 정도로 힘들어서 할아버지께서


아저씨들 기술 가르치게 이곳 저곳에 소개해주고 그랬거든요. 어릴때 그런거 밥상머리에서 듣고 자랐는데 확 분위기가 달라졌어요.


물론 저희 부모님이 그렇다고 '주제에...'이러면서 비난하신건 아니에요. 다만 당신들 듣고 보던 것과 달라진 이야기에 놀랐죠. 어머니는 학비나


그런 것은 뒤로 해두고 어쩜 그렇게 잘 키웠냐고 그러신거 같아요. 나중에 밥 먹을때 그 이야기 나왔는데 결론은 그거 하나였죠.


작은 할머니께서 남한테 독하게 안하시고 당숙 아저씨들 잘 키워서 그 집에 복이 넘치게 된거라고.. 저도 따로 반박할 게 없어서 그냥 맞다고 그러


고 말았는데.. 문득 사람 일은 모른다.. 그리고 미신 같지만 자식 잘되려면 부모가 마음 바로 써야 한다라는 걸 다시 알게 됐죠.


아울러 궁금해지는 건 부모가 마음을 곱게 쓰면 자식이 복받는다는 것이 덕담일까요? 아니면 과학의 범주에 들어갈수 있는 공식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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