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CG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열었다고 볼 수 있는 토이 스토리 1편. 

단순히 1편의 인기에 편승해서 나왔다고 하기엔 감동과 재미가 한껏 커졌던 2편에 이어서 토이 스토리 3편이 나왔습니다.


사실 전의 이야기들이 인기가 너무 좋았으니까, 그 인기에 편승해보고자, 그리고 좀 더 안전하게 돈 좀 벌어보고자 3편이 나온 게 맞겠죠.


얼마 전에 나온 슈렉 포에버를 생각해 보세요. 물론 슈렉 포에버 자체는 상당히 괜찮은 애니였고, 이야기 자체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토이 스토리 3를 생각해보듯 슈렉 3를 생각해보자고요.

정말 안이한 기획에 설득력 없는 내용, 그저 슈렉 캐릭터들을 이용해보자, 돈 좀 쉽게 벌어보자 하는 것만 느껴지잖아요.


하지만 픽사는 미쳤어요! 

세상에, 세상에, 슈렉 3처럼 나이브하고 쉽게 갈 수도 있는 길을 이렇게 멋지고, 재미나고, 슬프면서, 가슴 저리고, 감동적으로 그려내면 어쩌자는 겁니까.


2에서 제시 회상 씬에서 눈물 한 방울 훔치게 하더니, 3에선 그냥 이야기 자체의 흐름 만으로 가슴 설레고, 두근대고, 놀래키며, 폭소하게 하다가, 눈물 흘리게 하면서...


아아, 스포일러가 될까봐 더 이상 이야기는 말아야겠어요.



3가 나오면서 이야기가 억지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아니요! 절대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이야기의 얼개, 그리고 자연스러운 흐름과 감정의 이어짐은 최근 몇 년간의 픽사 애니메이션을 따져봐도 최고입니다.


전 월 이가 픽사 최고의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하지만, 뒤로 갈 수록 이야기의 힘이 살짝씩 빠지긴 하잖아요.

업은 초반 10분은 베스트 오브 베스트지만, 이것 역시 전체 얼개로 따지면 약간은 느슨하다고 볼 수 있고요.


하지만 토이 스토리 3는 이야기 처음부터 끝까지 진하디 진한 순도 100% 참기름 같은 이야기입니다.


1과 2로 친숙해진 캐릭터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캐릭터를 효율적으로 등장시키면서, 누군가 혹은 어딘가에서 탈출한다는 소주제처럼 그 전 이야기들과 비슷하게 진행이 되는 듯도 하면서 그 이야기를 변주하고, 새로운 단계로 나아갑니다.

 


한국에서 어서 이 영화가 개봉하면 좋겠네요. 함께 수다떨고 싶습니다!


 

덧. 제가 좋아하는 포스터입니다. 등장 인형(?)들이 다 나와요!


덧2. 집에서 가장 가까운 극장에서는 이 영화를 하지 않아요! 아아, 영화 자체는 열 번이라도 다시 보고 싶지만, 토이스토리 3 하는 극장까지 가는 데만 에너지 + 시간 소모가 너무 커서 ;ㅁ; 슬픕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863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19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7341
122073 중국어 배우기 catgotmy 2023.01.11 171
122072 영화를 찾고 있습니다 [8] 올가 2023.01.11 465
122071 [왓챠바낭] 꽤나 곱게 망한 지구의 인간들 이야기, '스테이션 일레븐'을 봤어요 [10] 로이배티 2023.01.10 479
122070 개 병구완(시시콜콜 쓸데없이 상세함 주의) [13] thoma 2023.01.10 411
122069 에피소드 #19 [2] Lunagazer 2023.01.10 119
122068 프레임드 #305 [4] Lunagazer 2023.01.10 116
122067 불면증을 고치는 방법 [2] catgotmy 2023.01.10 303
122066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새 예고편 [2] 예상수 2023.01.10 302
122065 듣보잡 영화 <늑대의 혈족> [2] daviddain 2023.01.10 406
122064 프레임드 #304 [6] Lunagazer 2023.01.09 143
122063 [왓챠바낭] 암튼 그냥 지구가 망했으면 하게 되는 영화, '테이크 쉘터' 잡담입니다 [8] 로이배티 2023.01.09 585
122062 하늘에서 뭐가 떨어진다고 조심하래요 [3] 가끔영화 2023.01.09 475
122061 [왓챠바낭] 진부 식상하게 잘 만든 지구 멸망 드라마, '디즈 파이널 아워스' 잡담 [6] 로이배티 2023.01.09 503
122060 1961년 영국 영화 Whistle down the wind [10] daviddain 2023.01.08 338
122059 넷플릭스 '페일 블루 아이' 짧은 잡담. [4] thoma 2023.01.08 832
122058 프레임드 #303 [2] Lunagazer 2023.01.08 141
122057 2023 National Society of Film Critics Awards Winners [1] 조성용 2023.01.08 255
122056 Owen Roizman 1936-2023 R.I.P. 조성용 2023.01.08 158
122055 [왓챠바낭] 못돼먹은 쪽으로 끝장을 보는 불량 영화가 땡기십니까. '벡키'가 있습니다. [8] 로이배티 2023.01.08 602
122054 지름신고 - 오니츠카 타이거 [12] theforce 2023.01.08 89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