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니 내일이 금요일. 위대한 탄생이 하는 날이고 그렇담 그 다음 주 금요일엔 마지막회가 하겠더군요.

뭐 전체적인 분위기도 그렇고 저 역시도 이미 많이 식어 버려서 남은 방송분이 무슨 안티 클라이막스(오디션 프로인데;) 처럼 느껴지지만.

그래도 그간 봐 온 정(?)이 있어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두서 없이 적어 봅니다.


1. 기억에 남는 탈락자들

 - 손진영씨 : 신비롭게도 (인터넷 상에는) 팬은 거의 보이지 않는 가운데 안티만 수만을 거느린 듯 하면서도 매우 오래 살아 남으신 이 분. 사실 이 분은 아무리 좋게 봐 줘도 생방송까지 온 후에는 가장 먼저 탈락했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가진 실력으로도, 그 날 보여줬던 무대로도 아무 할 말이 없었을 거에요. 본인은 물론 이 분을 지지하던 사람들조차도 말입니다. 하지만 MBC의 생각 없는 '탈락 위험 후보' 발표가 지지자들의 화력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가져왔고, 결국 살아 남았습니다. (바로 다음 주 부터 이 '탈락 위험' 알림은 자취를 감추었죠) 그리고 그 다음 주엔 심사위원들의 까칠한 평과 심하게 낮은 (사실 무대 퀄리티를 생각하면 심하지 않았던;) 점수가 또 다시 지지자들로 하여금 힘을 모으게 하여 또 생존. 그리고 그 후로는 항상 경쟁자 중 누군가가 삽질을 해서 손진영의 라이벌-_-위치로 내려와 줬고 결국 '걔 아님 손진영'의 상황에서 김태원과 외인구단 팬들의 힘으로 번번이 살아남았습니다. 김태원이 붙여 준 '미라클 맨' 이라는 별명이 전혀 어색하지 않아요. 사실 전 우승자가 누가 되든 간에 위대한 탄생 첫 시즌의 주인공은 이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실력 때문이 아니라, 그 드라마틱한 스토리 때문에 말이죠.

 아마 대략 10년쯤 지나고 누군가가 이 프로의 첫 시즌 얘길 꺼낸다면 그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도 우승자보단 이 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긴 한데...

 아무리 그래도 이 분이 가수로 살아남게 될 수 있을 것 같진 않아요(...) 위대한 탄생 출연자들과 김태원 사진으로 도배가 된 식당 주인 아저씨의 모습이 떠오른다... 고 하면 좀 미안하긴 한데, 그것만 자꾸 떠오르네요. 것도 되게 구체적으로;;


 - 권리세씨 : 다른 것 다 떠나서 프로의 재미와 흥행을 위해서라도 좀 살아남아 줬어야 했었죠. 사실 어찌보면 손진영씨와 굉장히 비슷한 처지의 캐릭터였는데, 김태원과 이은미의 차이랄까, 혹은 투표의 소중함을 진작에 깨닫지 못 했던 남성 팬들의 잘못이랄까(...) 미모도 미모였지만 손진영씨와 마찬가지로 실력 면에서 가장 까이던 분이었던 덕택에(?) 실력이 느는 것이 가장 눈에 띄는 캐릭터였기에 프로의 컨셉에 잘 맞는 재미와 흥미를 줄 수 있었을 텐데. 참 아쉽습니다.


    (탈락을_예감하는_리세씨.jpg)


 - 조형우씨 : 이 프로에서 신승훈의 이미지가 워낙 좋긴 하지만, 그래서 저도 좋게 생각하려다가도 자꾸 이 분이 생각나서 신승훈을 칭찬하는 걸 주저하게 됩니다. 신승훈이 '교회 오빠' 시리즈 같은 데 집착하지 말고 그냥 이 분이 잘 하는 걸 맘대로 하도록 냅두고 소극적인 조력자 정도의 역할로 만족했다면 어쩜 지금 그 세 명의 자리에 한 자리 쯤은 꿰어 차고 있을 수도 있었던 분이라고 생각해요. 뭐 이 정도면 비주얼도 훌륭하고 음악적인 면에서도 (다른 후보들과 비교할 때) 꽤 실력 있는 출연자였다고 생각하는데. 어울리지도 않는 이상한 무대만 연달아 하고 그냥 떨어져 버린 게 못내 아쉽습니다.


 - 양정모씨 : 이 프로의 출연자들이 실력이 늘긴 했다... 는 것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시는 분들도 많았는데. 그런가? 싶다가도 이 분을 생각하면 다시 생각을 바꾸게 됩니다. 오디션이 진행되던 초반, 한참 물 안 좋던 시절에 이 분이 등장하는 순간 '아. 그래도 나쁘지 않은 사람이 드디어 한 명은 등장했구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멘토 스쿨 끝날 때 쯤 되니 외인구단에서 이 분이 (손진영씨에게도 밀려서) 꼴찌하는 게 아주 자연스러워보였고. 패자 부활전에서 싸늘한 지적들만 듣고 탈락한 것도 매우 당연한 일로 보였죠. 이미 나이와 경력이 꽤 된 분이었던 탓인지 멘토들이 지적하는 부분들에서 거의 변화를 보여주지 못 했어요. 

 음. 근데 그리고 보니 이 분은 정 반대로 '멘토제 다 삽질이라능' 이라고 주장할 근거로도 쓰일 수 있겠군요. 멘토 스쿨까지 들어가고도 전혀 발전이 없었으니. orz


 - 그리고 허지애씨.



 이 분의 실력이 뭐 그리 대단했다는 건 아닙니다. 출연 영상이라곤 딸랑 이 것 하나 뿐인데 그렇게까지 빼어난 무대는 아니에요.  심지어 칭찬 받은 두 번째 곡을 부를 때도 어설픈 구석이 좀 보이죠. 하지만 어쨌거나 이런 캐릭터(미모+기타+뭔가 실력 있을 것 같은 이미지)가 한 명 정돈 오래 살아 남아 있었다면 역시 프로의 흥행과 재미에는 큰 도움을 주었을 겁니다.

 근데 도대체 그렇게 말 없이 사라져 버린 이유가 뭐였을까요. 여전히 궁금합니다. -_-;;



2. (80% 농담 + 20% 진담으로 적어 보는) 멘토 실적 순위입니다.


 1) 김태원 : 12명이 남는 생방송 무대에 3명의 제자를 올려 놓았고 그들을 고스란히 살려서 탑4까지 진출 시켰습니다. 그러니 만약 셰인이 우승을 하더라도 혼자서 2, 3, 4위를 만들어냈다는 얘기. 초탈한 듯 하면서도 승부처다 싶은 상황마다 뭔가 그럴싸한 멘트를 하나씩 터뜨리며 제자들도 살리고 인기는 자기가 다 먹고 아주 알찬 활동을 보였습니다. '비브라토'니 '아름다움'이니 하는 뜬금 없는 얘기들로 개그 캐릭터 역할을 하던 초반에만 해도 이 분이 이렇게 혼자서 프로를 말아 먹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죠. 거의 [김태원 vs 나머지 멘토]의 대결에서 혼자 다 이겨 버린 것 같은 분위기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시즌 2에는 제발 안 나왔음 하는 분이기도 합니다. 일단 이번 시즌만큼의 활약을 또 보일 수 있을 것 같지가 않기 때문이고. 만약 이번 시즌같은 활약을 다시 보이게 된다면 그 땐 이 프로가 아예 요단강을 건너 버릴 것 같아서이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오디션 프로이니만큼 주인공은 도전자들이 되어야 하는데 자기가 감독, 각본, 주연 다 해버리니 이건 뭐.


 2) 신승훈 : 어쨌거나 탑3에 한 명은 올려 놓았으며 그 후보가 결승까지는 올라갈 확률이 높습니다. 독설 같은 것 없이 친절한 캐릭터를 유지하면서도 꽤나 예리한 평가를 종종 보여줬고 김태원만큼은 아니어도 꽤 그럴싸한 '스승'의 모습을 구현해준 덕에 이미지도 좋습니다. 초반에 프로가 안드로메다를 부유하던 시절 그나마 안정되게 중심을 잡아줬던 심사위원이기도 했죠. MBC 쪽에서 어지간하면 시즌 2까지 계속 데려가고 싶은 멘토 한 명을 꼽는다면 김태원보다도 이 분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데 조형우한텐 왜 그랬어요?


 3) 김윤아 : 남은 세 멘토들 중 가장 욕을 덜 먹었습니다. (쿨럭;) 권리세씨 탈락 후 이 프로의 비주얼을 책임지셨습니다. (쿨럭;x2) 꿈도 희망도 없어 보이던 백새은을 잘 갱생시켜서 그 정도까지 키워냈습니다. 그리고 정희주씨 탈락 후의 적절한 멘트 하나로 이 프로의 문제점을 멘토들 중 처음으로 지적하여 많은 지지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어쨌거나 참 예쁘십니다(...)


 4) 이은미 : 그래도 방시혁보단 욕을 덜 먹었습니다. -_-; 박원미씨의 보컬 재능을 알아봐줬고 '외모 빼고 남는 게 뭐 있냐' 던 권리세씨를 그만큼이나마 키워냈습니다. '제발 저 함량 미달 S모씨부터 좀 치우고 싶군' 이란 느낌의 점수 부여로 웹상에서 욕도 많이 먹었지만 그래도 다섯 멘토 중 귀담아 들을 만한 코멘트를 가장 많이 해 줬습니다. 하지만... 결국 '처음부터 우승 후보' 였던 김혜리를 키워내는 데 실패하여 조기 탈락을 막지 못 했습니다 .


 5) 방시혁 : 어쨌거나 둥글게 둥글게 다 함께 차차차 분위기였던 이 프로의 멘토들 중 비교적 가장 신랄한 평가들을 보여줬습니다. 멘토들 중 유일하게 아이돌계와 맞닿은 존재로서 멘토 스쿨에서 현실 고발 다큐멘터리(...)의 재미를 선사했습니다. 노지훈도 잘 키워냈습니다. 하지만... 한 때는 나름대로 유망주였던 데이빗 오를 엉뚱한 세계로 인도하여 '얼굴 하나로 살아 남는 놈' 비스무리한 이미지를 안겼습니다. 결국 노지훈에게도 똥('와줘'의 그 이해할 수 없는 편곡 + 무리한 퍼포먼스 => 탈락)을 안겼습니다. 그리고 '역시 오디션 프로에서 아이돌 컨셉으로 살아남긴 무리' 라는 인식을 강화시켰습니다. 



3. 어디 가서 노래 좀 한다고 폼 잡으려면 이 분 정돈 되어야...



라고 하면 너무 가혹하겠죠. 농담입니다. 그냥 제가 찾아 듣던 중에 한 번 올려 봤습니다. ^^;

역시 잘 하는 가수의 노래는 라이브가 좋긴 한데, 이 양반이 콘서트하느라 좀 지쳤는지 살짝 힘겨워하는 게 느껴지네요;


앨범 버전은 이래요.




장수하셨음 좋았을 것을...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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