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과 불의 노래를 읽고 있어요.


퍼언연대기를 읽은 이후 오랜만에 손댄 장편판타지입니다.

분량이 너무 많아 사실 엄두를 못내고 있었는데,

드라마까지 제작된 마당에 더 미루기가 그렇더라구요.


재밌습니다.

등장인물들이 매력이 있고, 서술이 각 인물들 중심으로 되다보니

미운 놈 하나 없이 정이 들더군요.

한창 암흑의 시대로 달려가는 중이라 등장인물들이 겪는 고통을 지켜보는 게

조금은 괴롭긴 합니다만. (도대체 얘들은 언제쯤 웃어보는거야!!!)


근데 번역 때문에 집중하기가 어렵습니다.

처음에는 우리말 단어로 번역해도 좋을 것 같은 단어들을 영어발음 그대로 가져와서 쓰는 게 

마음에 안 들었는데요.(그렇다고 주석이 친절하게 달려서 원단어를 알려주는 것도 아니에요)

좀 읽다보니 같은 단어를 다른 말로 번역하고 있구요.

(혈족이 어느 순간 부터 블러드라이더가 된다던가 말이죠)

주술일치가 되지 않는 비문도 너무 많고, 오타는 셀 수가 없더군요.

마치 초벌번역하고 손 안보고 넘긴 것 같은 모양새입니다.


더 당황스러운 건 이제 4부를 읽고 있는데 

번역자가 바뀌어서 그런지 문체가 확연히 달라 다른 소설을 읽고 있는 것 같더라구요.


이런 저런 번역 오류들이 눈에 띄다 보니

읽으면서도 제대로 된 내용을 읽고 있는 건지 의심이 되고

어느샌가 애매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그냥 포기하고 

스토리만 따라가는 발췌독을 하게 되더라구요.


재미있는 소설인데 왜 이런 식으로 번역을 했을까요?

중고로 구매하긴 했지만, 독자로서 좀 열이 받더군요. 속도 상하구요.


이 시리즈는 "해리포터"와 "십이국기"에 이어

저의 "제발 재번역 해주세요"리스트에 등록되었습니다.


하아.. 그래도 있다 밤에는 다시 얼불노의 세계에 빠져 허덕거리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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