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단:    이틀 전 저녁쯤에  아버지와 저 그리고 조카만 있는 상황에서  5살짜리 조카가  저녁시간이 다 되었는데,  쿠키나 먹으면서 뽀로로만 보고 있더군요.

            밥먹고 보자고 좋게 타일러도 말을 안듣길래    '   그럼 니네 엄마한테 전화해서 그래도 되는지 물어보자   ' 라고 말을 했습니다. (조카가 엄마말은 무지 무서워함)

 

            

전개:   그랬더니 조카가 장난반 + 엄마에 대한 공포로  제 바지를 붙잡고 하의상실이 될 정도로 안 떨어지길래, 

            평소에 조카에게 장난치듯이  양 볼을 살짝 잡아당기며,  빨리 놓으라고 하는 새, 온 힘으로 제 허벅지를 이빨로 물더군요.  순간적으로 너무 아파서....

            무의식 중에 손에 힘이 확 들어가서 당기고 있던 조카 볼을 좀 세게 당겨 버렸습니다.   그랬더니 장난인 줄 알고 웃던 조카가 순간 아파서 울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방으로 데려가서  잘 달래주고,  사람을 무는 건 안 된다고 단호하게 혼내고  아버지와 둘이서 식사를 시작했습니다.

 

 

위기:   아버지와 둘이서 식사를 하고 있는데,    이미 진정하고 잘 있던 조카가 갑자기 슬픈표정으로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아버지  곁으로 걸어오더니, 

          " 할아버지,  (외)삼촌이 내 뺨을 막 잡아당겼어"  라고   전 후 사정  다 잘라먹은 채 고자질을 하더군요;;;;;; 

           당황한 제가 " 니가  삼촌 허벅지 깨문건 왜 얘기안해? " 라고 했지만,  이미 식사를 마치신 아버지가  조카 손을 잡고 안방으로 들어가시더니 방문이 닫히더군요.

           그리고 뭔가 조용히 대화소리가 두런두런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절정:    어머니가 약속 땜에 늦게 집에오셨고, 전  밤늦게 어떤 분과 즐겁게 전화통화를  침대에 누워서 하고 있었죠.  그런데 11시무렵에 갑자기 제 방 문이 벌컥 열리더니

 

            "  야, 니가 XX이(조카이름)  입을 찢었다며!!!  " 

 

             라고 심각한 표정으로 화를 내시며 들어오시더군요.   (무슨 제가 빨간 마스크도 아니고 애 입을 왜 찢습니까;)

             이미 뺨을 좀 당긴게 입을 찢었다는 표현으로 와전된....

            

 

결말 :    순간적으로 상황판단이 되더라구요.  조카가 아버지한테 뭐라했을 테고, 그걸 또 엄마한테 아버지가 전했을테고.....

            그래서 상황을 처음부터 엄마(할머니)한테  잘 설명해 드렸지만   이미 진노하신 엄마는   니가 평소에 조카한테 장난만치고 어른답지 못해서 그렇다고   오히려 혼만 났습니다.

            뭐 그래도  이젠 다 해결 됐겠지란 생각에 편하게  잠이 들었죠.

 

 

 

 

 

반전 :    다음 날 저녁에 누나랑 매형이 늦게 식사를 하고 있길래,  그냥 지나가고 있는데 누나가 부르더니 

            " 니가 XXX 이 입을 찢었다고 엄마가 그러시던데 맞아? "   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옆에선 매(자)형이 의미심장 애매모호한 눈빛으로 절 스캔하고 있고요.

            "  그 얘기가 거기까지 돌았어?  " 라고 하자 누나가 원래 얘기는 금방 돌고돈다며,   뭐 조카가 원래 말을 잘 안들으니 니가 그럴만 했겠지라고 말하며

           눈빛는  '  니가 감히 내 애 입을 찢어 ?  '  라는 아우라를  매형과 함께 시너지로 내뿜고 있더군요.

 

          그래서,  다시 자초지종을 설명하겠다니까    이미 얘기는 엄마한테 다 들었다며 할 필요없다면서   원래 조카가 좀 그러니 이해한다고 말하면서

          전혀 이해하지 못한 표정으로 절 쳐다보는 겁니다.

 

결국 설득 끝에  사건의 전말을  말하자,  누나가 놀라며   " 엄마는 입을 찢었다고 했는데! '  라고 하면서   자기가 들은 얘기와 전혀 다르다는 겁니다.

이미 해명할 대로 다 했는데 또 루머를 퍼뜨리고 다닌 엄마에 대해 분노한 저는 이를 갈면서

엄마가 퇴근 하실 때 까지 기다렸다가 엄마가 오시자   누나, 엄마, 저 이렇게 삼자대면을 시작했습니다.

 

엄마가 말씀하시길,

이틀 전 밤늦게 오자  아버지가 조용히 엄마를 부르시더니, YY가(접니다)  평소에 방안에서 게임만 하고  로봇장난감 (덕후질) 같은 거나 모으고,   연애도 안하고( 하는데 집에는 오랫동안 비밀 )  맨날 조카에게 지분덕 거리더니 이제는  ' 애 입을  찢기 ' 까지 했다고 하셨다는 군요. 그래서   이틀 전 밤 11시에 제 방을  부수듯이 열고 들어오셨다고 고백하시더군요.

 

결국 루머의 근원은 아버지였던 겁니다. 덕분에 전 이틀 간    조카 입이나 찢고다니는  패륜적인 삼촌으로 낙인이 찍혔던;;;;;;;

 

 

 

 

 

에필로그:     엄마와 누나가 조카를 불러서   거짓말이 제일 나쁜 거라고 여러 번  주의를 준 다음에,   어제 무슨 일이 있었냐고   혼내는 거 아니라고 웃으면서 얘기하자

                     조카가 또  " 삼촌이  뽀로로 꺼버리고  내 입을 막 찢었어"  라는 겁니다  ㅠㅠ

               

                   그래서 누나가 좀 화를 내며  거짓말은 정말 안된다고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다시 말하라고 하자  조카가 주저하면서 말하길

                  " 알았어, 솔직히 말하면  삼촌이 뽀로로를 꺼버려서 내가 삼촌 다리에 막 매달렸는데,  갑자기  삼촌이  뺨을 막 잡아당겨서 아파서 울었어"  라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티비도 끄지 않았고  얘기가 무지 생략된거 아니냐고  항변하자  누나와 엄마가 조카에게 마지막 증언 기회를 한번 더 주었습니다.

                   그러자 조카 왈

 

                  " 삼촌이 자꾸 저녁 먹으라 그래서     내가...... 삼촌 다리를....  ㄲ.....ㅐ .......ㅁ.....므...헜어...(거의 허밍음으로)" 라고 말하면서 도망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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