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농구에 처음 관심을 가진 건 서점에서 책 하나를 발견하면서였어요. 얇은, 화보집에 가까운 책이었는데, NBA 각 팀별로 2장 정도씩 할애해서 팀 스토리와 대표 선수를 소개하고 마지막엔 득점, 리바운드, 3점슛 등 부문별로 유명 선수들이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무슨 책이었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사진보다도 글이 좋았어요. 전문적인 내용은 없었습니다만 카피가 좋았어요. 선수들에 대한 흥미가 마구 생기게 하는 유인력있는 문구들이 많았습니다.

 

그때가 샤킬 오닐이 데뷔한지 2~3년쯤 됐을 때였어요. 당대의 강자는 물론 마이클 조던, 스코티 피펜 등이 뛴 시카고 불스였고, 라이벌은 찰스 바클리가 뛴 피닉스 선즈. 바닥팀이었던 올란도 매직은 샤킬 오닐과 앤퍼니 하더웨이를 뽑아 아싸~ 를 외치고 있던 시기였죠. 영어도 개뿔 못하고 지금처럼 중계가 많은 시기도 아니었는데 학생 주제에 공부는 안하고 참 열심히도 봤습니다. 돈 버는 지금도 안보는 스포츠 월간지(제목이 '루키'였던 걸로 기억)도 꼬박꼬박 사서 보고. 부끄럽지만 농구도 못하면서 부모님 졸라서 리복의 샤크 농구화도 샀었어요. ㅡㅡ; 나이키 '에어'에 맞서는 리복 '펌프'가 적용된 농구화. 그땐 좋다고 신고 다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무겁고 비싼걸 왜 신고 다녔는지 ㅡㅡ

 

샤킬 오닐이 트위터로 은퇴를 선언했다는 뉴스를 보니 어느덧 제가 알던 NBA는 이제 끝났구나 싶더군요. 안봐서 모르겠지만 이젠 NBA를 봐도 아는 선수가 정말 '하나도' 없을 듯 해요. 어릴 땐 그 얇은 화보집 하나에 반해서 NBA 농구의 세계에 빠져 온갖 자료를 모으고 단시간에 어디 가서 NBA 팬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을 쌓았는데(물론 지금 생각해보니 얕디 얕았겠지만), 지금은 그 어떤 것에 대해서도 그렇게는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진짜 은퇴할진 모르겠지만, 그리고 개인적으로 좋아한 일은 없는 선수지만, 잘가요 오닐과 N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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