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범벅] 토끼 드롭스

2011.06.06 00:21

callas 조회 수:5322

아빠에서 연인으로의 클리셰를 답습하는 만화 중에 하나인데요.

로리콤이랑도 좀 연관되는 것 같고.. 사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싫어하는 스토리인데요.

근데 연출이 또 마음에 들면 내용이 이래도 잘 봅니다. ㅠㅠ

 

 

최근에 본게 우니타 유미의 토끼 드롭스라는 만화에요.

자신의 할아버지와 20대 여성이 낳은 아이를 맡아서 키우는 남성 주인공과, 결국 이 아이가

10년간 자신을 돌봐준 아빠역 남성 주인공에게 사랑을 느끼고, 결국 할아버지 자식이 아니어서 맺어지게 되는 통속적인 내용입니다.

 

실제로 보면 연출이 담백하고 잔잔하고, 주인공 남성이 나름 윤리적으로 보이고 헌신적이며,

일단 여자애가 먼저 좋아한다는 설정이기 때문에 막 되게 거부감이 느껴지는 것은 아니지만요.

물론 그래서 볼 수 있었습니다. 드라마로도 만들어지는 것 같더군요.

 

어쨌거나 이런 관계가 참 잘 먹힌단 말이죠. 남자나 여자나 할 것 없이 어느정도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이런 내용으로 우리나라 작가인 박은아씨의 녹턴도 있구요. 다음에서 연재되는 '여섯살 엄마'라는 작품도

그런 기미가 있고.. 히로스에 료코가 주연했던 비밀이란 영화도 제가 보기엔 결국 아버지와 딸의 관계를 묘하게

넣었던 것 같고.. 올드보이도 그렇고.. 뭐 셀 수 없이 많죠.

 

아무튼

길러진 아이인 '린'이 마지막에 하는 말을 보면, 여자 쪽에서 왜 이런 관계 속에서 애정을 느끼는지 제대로 그 이유를 표현해주는데요.

 

"다카하치는 말야(길러준 남자의 이름) 내가 앞으로 아이를 낳으면 분명히 같이 키워줄 거라는 것도 아니까...

난 그런 사람이 좋은걸..

..아이를 낳고 싶어. 다카하치의..

그리고 그 아이를 꼭 행복하게 해줄꺼야. 나처럼 말이야."

 

 

여자에겐 자신의 존재와 아이를 안전하게 보호해줄 울타리로서의 남성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습성이 남아있어서라는 진화론적인 입장 말입니다. 그런 이유를 설명해주는 듯한 대사라고 생각했습니다.하하

사실 이 남성을 좋아하기 이전에 자기 또래의 이웃집 남자아이를 좋아하긴 합니다만, 이 남자애가

상당히 못미더운 짓을 하거든요. 다른 여자랑 임신소동을 벌이질 않나(물론 오해였던 것 같지만)..

그 이후에 린이 동년배에게 별로 감흥을 못 느끼는 장면들이 나와요. 물론 작가는 거기에 대해서

아무말도 안하지만, 왠지 논리적으로 상당히 자연스런 수순처럼 보였달까요. 

이 여자에게는 10년이상 자신을 위해 거의 모든 걸 희생해온( 이 남자는 이 여자를 위해서 시간이 길고 술자리가 많은 영업직에서

상대적으로 시간이 짧은 생산직으로 옮겨오고 술도 끊고.. 매우 많은 걸 희생하죠) 이 남자가

상당히 안정적이고 믿음직해 보였겠죠.

 

http://cfile210.uf.daum.net/image/15681C0B4B544C7C95DB1D

http://pds12.egloos.com/pds/200812/30/76/a0001576_495a1f6202805.jpg

 

 

반면에 남자의 입장에서 이런 관계에 욕망을 느끼는 건, 역시 진화론적 입장으로 보자면 한 살이라도 어린 여성에 대한 욕구 때문이려나요.

젊은 여자가 건강한 아기를 생산할 가능성이 많다는 이유 때문에 말입니다. 물론 작품 내에서 이런 내용은 털끝만큼도 안 나옵니다.; 아니 털끝은 보인거 같기도..(아 사실 이 주장은 남친이 주구장창 떠드는 남녀론이라 제가 좀 옮은 것이긴 해요).

 

어쨌건 여자가 남자에 의해 길러지고, 그 상황에서 서로 애정을 느낀다는 설정이 남자나 여자 모두에게 먹힐만한 요소가 서로 다르지만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 참 웃기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네요. 예전같으면 씁쓸함 또한 느꼈겠지만, 뭐 이제는 무감각한건지..  그런 기분은 안 듭니다.

 

이런 류의 스토리가 남녀의 경제적 능력의 차이가 거의 없어질 때에도 계속 인기가 있을까요?

그러니까 경제적 차이가 남녀의 일반적 특성으로 남지 않고 그저 개별적 상황으로만 흩어져버릴 경우에도,

하나의 매력적 스토리로써 느껴질까요. 흐음.

 

하긴 생각해보면 그 반대의 경우인 작품도 본 적이 있으니( 이치조 유카리의 모래성이던가..),

꼭 이런 경제적 능력이라던가. 하는 것이 전부는 아닐꺼에요.

그저 '누군가 나를 키워준 사람과의 애정'이라는 게 매력적인 주제인지도.-_-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871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24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7427
121955 Aerosmith - Dream On [3] catgotmy 2022.12.27 155
121954 그냥 겨울이라 하고 사진 [1] 가끔영화 2022.12.27 191
121953 [디즈니플러스] 그 유명한 바바리안 말고 호러 신작 '바바리안(2022)' 잡담입니다 [12] 로이배티 2022.12.27 662
121952 프레임드 #291 [2] Lunagazer 2022.12.27 99
121951 스타워즈 제다이: 오더의 몰락 (리스폰 엔터테인먼트) [3] catgotmy 2022.12.26 333
121950 [넷플릭스] 마틸다, 실제 뮤지컬을 본 입장에서.... [2] S.S.S. 2022.12.26 540
121949 프레임드 #290 [4] Lunagazer 2022.12.26 110
121948 펌글 - 디 애슬레틱) 아르헨티나 월드컵 우승 비하인드 daviddain 2022.12.26 453
121947 커뮤니티들을 둘러보다가 catgotmy 2022.12.26 340
121946 [넷플릭스] 퍼스트러브, 하츠코이의 설명충(들) [4] 칼리토 2022.12.26 677
121945 난쏘공 저자 조세희 작가님 영면 [7] 스위트블랙 2022.12.26 571
121944 코지마히데오의 데스 스트랜딩이 내일 새벽 1시까지 무료네요 [2] 예상수 2022.12.26 261
121943 [넷플릭스바낭] 연말 연시엔 역시 따뜻한 고전 가족 영화죠! '대부' 1, 2, 3 잡담 [27] 로이배티 2022.12.26 771
121942 [넷플릭스] 전체관람가치곤 무서운 ‘마틸다 더 뮤지컬’ [2] 쏘맥 2022.12.25 506
121941 세상에 이런 인연이 [10] 어디로갈까 2022.12.25 852
121940 (강스포)'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 N차 관람 가이드 [8] LadyBird 2022.12.25 1130
121939 전 레알 감독도 손절…"오만한 호날두, 어떤 팀에서도 문제된다" [3] daviddain 2022.12.25 487
121938 [티빙바낭] 천조국의 성탄 무비 - '멋진 인생'을 봤습니다 [14] 로이배티 2022.12.25 479
121937 프레임드 #289 [3] Lunagazer 2022.12.25 108
121936 장국영 - 당년정 catgotmy 2022.12.25 21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