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07 16:19
제 아버지가 결혼하시기 훨씬 전의 일이래요. 당시 젊은 회사원이셨던 아버지는 그 날 아침에도 출근을 하기 위해 잠실 근처의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요즘도 그렇지만, 그 시절의 출근 버스는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만원이었대요. 당시엔 버스 안내양도 있었는데, 버스에 아무리 발디딜 자리가 없어도 힘 좋은 안내양들이 온 몸으로
승객들을 밀어붙여가며 억지로 자리를 만들던 시절이었답니다. 버스 기사 아저씨들도 커브를 할 때 일부러 가끔씩 급커브를 하면서 승객들을 한쪽으로 밀어붙여가며 자리를 만들고요.
그렇게 꽉 찬 승객들 사이에 서서 가는게 아니라 거의 '껴서'가다 보면, 자기가 들고 있던 물건들이 이리저리 밀리면서 손에서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겠지요.
아무튼 그 날 아침에 정류장에 서계셨는데, 어떤 버스가 곧 도착해서 사람들을 여러 명 내려주고는 다시 출발하더랍니다. 그런데 내린 승객들 중에 어떤 중학생 남자애 한 명이 필사적으로
그 버스를 쫓아 달려가면서 큰 소리로 "책가방!!"하고 외치자, 버스 속도가 잠시 느려지더니 누가 그 안에서 책가방 하나를 휙 하고 창 밖으로 던져줬답니다. 그러면서 다시 또 버스 속도가
빨라지려니까 그 남학생이 또 쫓아가면서 필사적으로 "도시락!!!"하고 외치자 이번엔 버스 창문 너머로 누가 도시락을 휙 던져줬대요. 그러고 나서야 유유히 버스도 떠나고 남학생도 자기
책가방과 도시락을 주워들고 가더랍니다.
혹시 출근 시간에 버스에 타보신 분들, 요즘도 저 정도인가요?;;ㅋㅋㅋㅋㅋㅋ 전 출근이나 등교 시간에는 마을 버스하고 지하철만 타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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