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가들에 대한 혐오

2011.06.14 08:13

늦달 조회 수:5844

저도 입이 보통 까다로운 사람은 아닙니다만,

저는 미식가를 싫어하는 차원을 좀 넘어서 혐오하는 편입니다.

뭐 그럴꺼까지 있나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티비나 블로그를 통해 유명한 미식가라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더욱 굳어졌습니다.


좀 유명한 미식가 블로그나, 요리 블로그는 

요즘 대놓고 장사를 하더군요.

맛집 어떻고 명인 어떻고, 이런 말들로 장사하는 것 보면

대기업하고 다를 것이 없는 것 같은데,

본인들이 무슨 예술가의 영역에 다다른 사람처럼

혀의 유희를 찬양하는 것 보면 좀 그래요.


제가 쓴 글을 보시면 알겠지만

기본적으로 전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먹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근원적으로 환경이 그래서 중요하고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환경은 몸과 마음의 건강 제 1원리 니까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경험하고 배워온 제 개인의 상식으로 단순하게 정리하자면

혀가 주인 행세를 하면 몸이 망가집니다. 

미각에 좋은 음식이 몸에 좋은 음식은 아니라는 것이죠.

미식가나 이런 사람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어떻게 보면 크다고 볼 수도 있지만) 고작 혀의 유희를 위한 소모가 많아요.

소모라고 부르는 것도 일종의 미화죠. 심각하게 환경을 파괴하니까.


전 지금 시대는 좋은 음식, 맛 있는 음식을 먹는 시대가 아니라,

바른 음식을 먹는 시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사람들은 아직도 시대역행적인 사고에 쌓여

맛을 무슨 예술의 영역까지 확장시키려고 환장한 사람처럼 보여요.


솔직히 조미료 안쓰는 식당이 열에 하나?

아니 백에 하나가 될까 하는 세상에

맛이 무슨 장인의 손맛과 재료로만 이루어진다고 뻥을 칠까요.


잘 먹어서 병이 되는 세상에

왜 이렇게 더 잘 먹어야 한다고 선동하는 것인지 참...


오늘 아침에 우연하게 지방신문에 실린 글을 보고 어떤 미식가 블로거들의 싸움을 보았는데

참 둘이 가지가지 하더군요. 

그 싸움을 보다가 혼자서 그냥 열이 받아 그만 ㅡ.ㅡ 이러고 있네요.


본인의 우수한 미각을 자랑하며

저렴한 미각의 소유자들에게 아량을 베푸는 것처럼

장사를 갑의 입장에서 벌이는 저런 사람들

세상에 병을 퍼트리고, 환경을 파괴하는 사람들입니다.


제가 채식을 고집하다 보니 고기를 잘 먹지 않습니다.

닭고기나 쇠고기는 아예 먹으려도 하지 않고요.

제가 잘 아는 미식가 지인이 저더러 세상의 이 즐거움을 포기하고 뭔 재미로 사냐 그러는데,

그 지인 말대로 저는 세상의 즐거움 하나를 모르고 살지 모르겠지만,

더 건강하고, 더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병원이 식당만큼이나 가까워진 그 지인을 보면

고작 혀의 유희인데 그렇게 아프고도 못 고치는구나 느껴요.

당연한거죠. 길들여진다는 것은 그래서 무서운 것이고요.


사람인데 맛 있는 음식이 좋죠.

그건 저도 마찬가지에요.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맛 보다 몸이 원하는 음식일 겁니다.

그런 면에서 먹는 것 하나 하나에 예민하게 확인 하는 것이 피곤해 보일지 몰라도,

그것이 세상을 구하고, 내 몸을 건강하게 하는 시작점 일 겁니다.


요즘 야오밍이 샥스핀 공익광고에 나오죠.

중국의 극소수 부유층들이 전세계 상어들의 씨를 말리이고 있습니다.

상어잡이 어부는 상어를 잡자 마자 지느러미만 잘라내 상어를 버립니다.

헤엄치지도 못하는 상어는 그대로 물속에서 피를 흘리며 고통과 함께 한없는 바다밑으로 가라앉습니다.

바다속 모래사장에 사람으로치면 팔다리가 잘린 상어가 떼로 죽어가는데

맛있다고 샥스핀을 먹는 사람은 양심이 잘린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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