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님께 맞을 뻔 했어요.

2011.06.15 14:49

남자간호사 조회 수:3336

칸 황금 종려상에 빛나는 The tree of life를 극장에서 보았습니다.

영화 내용은 전혀 알지도 못하고, 감독도 잘 모릅니다. 그냥 우연히 보게 된 예고편을 보고 영화를 기대하게 되었어요. 

나즈막히 읖조리는 나레이션에 멋진 자연 경관이 펼쳐지는...그 예고편이 좋더라고요.


그러다 밴쿠버 선 지에서 자기 신문 평론가와 함께 하는 특별 상영회를 가끔 여는데, 이번 상영회가 The tree of life 였어요. 아직 북미 정식 개봉일은 되지 않았지만 다행히 특별 상영회를 통해 영화를 접할 수 있었답니다.

예전에도 가끔 그렇게 특별 상영회에 간 적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사람이 많은 경우는 처음이었어요. 역시 칸 황금 종려상 때문일까요? 전 매표구에 줄을 서 있었는데, 전자 티켓 발권기에 선 사람들은 극장 직원들의 매진되었다는 소리에 발길을 돌렸고, 혹시나 하는 맘에 줄을 서있던 것이 정말 마지막 표 2장을 아내님과 사서 입장하게 되었어요.


영화는....음....

음...

음...

정말 심오하달까요. 

허블에서 기대했던 그런 장면조차 영화에서 자연스레 나오게 될 줄은..

인생과 죽음과 탄생과 생명의 의미를 거기서부터 시작할 줄은 몰랐던 거죠.

 

아, 클래식 음악과 멋진 화면의 조화가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오히려 아이맥스 화면 가득히 본 허블의 우주 장면보다 좋았어요.

(우주는 예상할 수 있지만, 저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장면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아래 부분 한 줄은 하얀 글씨로 쓸게요.)

설마 공룡이 뛰어다니는 장면이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빅뱅부터 선사시대까지 가볍게 훑어버릴 줄은 몰랐단 말여요. 


멋진 영상과 음악에 탄복하다가도, 불현듯 깨닫곤 했죠. '어라? 내가 보러온 영화는 이런 게 아니었던 거 같은데..?'

기대보다 너무 심오하고 막연했어요.

 

어쨌든 영화를 보고나서 아내님께 외쳤답니다.

'역시 자식은 딸을 낳아야해!, 딸!'


아내님도 공감해주었어요. ;;


하지만 이런 심오한 영화 싫어한다며 아내님께 한 대 맞을 뻔 했습니다. 하지만 예고편은 아내님도 동하게 할 정도였다고요. 설마 그 이상 나아갈 줄은 몰랐던 거죠..

영상은 정말로 멋집니다. 음악도 좋고요. 하지만...서사적 구조가 우리 기대하고는 좀 달랐다고 해야겠죠. 


저를 기대하게 하고, 아내님도 조금 동하게 한 예고편 아래에 첨부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832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686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7014
» 아내님께 맞을 뻔 했어요. [7] 남자간호사 2011.06.15 3336
83 8%루저의 현실 [7] 사과식초 2014.07.16 3318
82 삭제 [29] 에아렌딜 2013.03.20 3249
81 아만다 사이프리드 신작 [레드 라이딩 후드] 처음 공개된 스틸 [9] 보쿠리코 2010.11.14 3088
80 이 영화 아는 분 혹은 소장하고 계신 분 있나요? [9] sweet-amnesia 2011.04.10 3049
79 28주 후, 크랙, 제인에어에 나왔던 이모겐 푸츠 (Imogen Poots) [4] 자두맛사탕 2011.07.21 3017
78 듀게인 여러분들은 언제 살만해졌다고 느끼셨나요 [15] 유빅 2010.08.02 3008
77 아직도 2G폰 쓰시는 분들 많지요? - [단독]2년만에 2G 휴대폰 나온다 [4] 라곱순 2013.01.23 3006
76 '키스앤 크라이' 보신 분? [4] Leo 2011.06.12 2990
75 데이빗 핀처 신작 [용 문신을 한 소녀] 티저 예고편 [12] 보쿠리코 2011.06.03 2983
74 하지원이 드디어 광고를 찍었군요. [2] 가라 2011.03.31 2961
73 오늘 무한도전, 뉴욕에 간 노홍철, 싸이와 만났지만 굴욕? [1] chobo 2012.12.15 2910
72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in 서울 [6] 닥터슬럼프 2015.04.17 2904
71 애프터라이프 글이 없네요..(스포) [4] 윤보현 2010.09.04 2880
70 니콜라스 홀트가 브라이언 싱어의 신작 [Jack the Giant Killer]에 출연하네요. [7] 보쿠리코 2011.02.12 2880
69 MBC 이진숙 홍보국장에 대해서 [8] chobo 2012.03.19 2856
68 최근에 본 명언(?)들. [3] 부기우기 2011.04.17 2769
67 외국 방송이라 그런지 수영이 가장 돋보이는 듯 [4] 가끔영화 2012.02.01 2756
66 처음 공개된 라이언 레이놀즈의 [그린 랜턴] [3] 보쿠리코 2010.07.16 2754
65 부당거래봤어요+황량하고 외로운 영화 추천해주세요+개봉안해주는영화 [23] 옥시 2010.12.08 272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