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입니다. 월요일 아침만큼 끔찍한 아침은 없다고 늘 생각해 왔었습니다.

여전히 출근을 해야하고, 여전히 회사에 가야하고, 여전히 먹고 살 걱정을 해야하는 그 시작점인 월요일 아침이,

이다지도 평화롭다는 게, 이다지도 어제와 같이 흘러간다는 게 늘 끔찍했었습니다.

네, 제가 너무 철이 없었죠. 평화로운 아침이, 어제와 같은 아침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몰랐으니까요.

 

지난주,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위해 크레인 85호에서 고공투쟁중인 김진숙씨가 공권력 투입에 관한 멘션을 날렸고 그 후로 매일매일이 아득했었습니다. 내일 아침도 어제와 같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눈을 뜨기가 아주 어려웠습니다. 주말, 공권력 투입이 염려되고, 많은 사람들이 부산에 급히 내려가, 한진중공업 앞에서 그들을 지키기 위해서 애를 쓰고(망할 경찰이 아주 오래 끌다 들여보내거나 안들여보내고!) 다행히, 공권력 투입없이 다시 월요일을 맞이하게되었습니다. 지난주 월요일과 같은 아침이, 일상이 무척 감격스럽습니다. 이제 더 이상 월요일 아침 칭얼거리지 않겠다는 다짐도 했어요 ㅎㅎ

 

여느때와 같은 아침을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주 많은 사람들이 부산경찰서에 게시판으로, 전화로, 공권력투입에 반대하는 일을 했기때문입니다. 하면서도 이게 무슨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도 하지만 이것마저 안하면 무얼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으로 늘 참여하곤 했었는데요. 그 참여가 이렇게 큰 결실을 맺었습니다. 비록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는 되지 않았지만, 공권력 투입을 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조금전 국회 환노위에서 6월중 한진중공업 청문회를 개최하는데 합의했습니다. 관련 당사자들을 모두 증인으로 요청하여 진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것입니다"을 이끌어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외신들에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영어로, 불어로, 외신기자들에게 멘션을 날린 덕에, CNN, 알자지라 등등에 보도가 되기도 했습니다. UN에서 자료도 요청했고요. 외신들에게 소개될수록 사측이 받는 압박이 커질 것이고, 국내 언론이 소개하지 않은 압박도 커지겠죠. 김여진씨 참여에 대한 기사뿐만 아니라, 한진중공업에 대한 기사가 보다 많이 한겨레, 경향, 시사인에 실리게 되길 바라봅니다.

 

해봤자 달라지는 게 있을까? 저 거대자본과 싸워서 있겠어?가 아닌, 일단 해보자, 달라질 수 있을거야라는 믿음과 행동이 성과를 만들어냈습니다. 참여해서 성과를 얻지 못할 경우도 있고 패배할 때도 있지만, 참여하지 않으면 승리할 가능성 자체가 없어진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참여한만큼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것을요.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과 이 기쁨을 나누고 싶었어요. 고맙습니다. 이제 우리, 승리를 위한 첫걸음을 시작했으니, 마지막 걸음까지 힘차게 걸어요. 그래서, 다음주 월요일, 그 다음주 월요, 그 다다음주 월요일 언젠가는 여느 때와 같은 아침이 아닌, 여느 때보다도 더 행복한 아침을 만들어내요-♡

 

 

(이렇게 글을 마무리 할까 하다 계좌없는 글이 낯설어서 한진중공업 가족대책위원회 계좌를 붙힙니다-

 희망버스 말고도 희망계좌가 있어요-

 가족들 생계비 지원 계좌입니다.

 

부산은행  259-120436-107

예금주 : 변은경

생계비 지원 목적으로 후원을 하시고자 하는분들은

입금시 '생계비'라는 이름으로 입금하시면

따로 모아서 한진 동지들의 생계비 지원에 쓰기로 했습니다. 

(복사붙히기했더니 너무 커졌네요, 양해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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