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27 16:54
날백수라 집에서 라면 먹으면서 쿡티비로 사조영웅전(영웅문1부)을 보고 있습니다.
황용..
이렇게 야무지고 똑 부러진 아가씨가 어디 있겠어요.
그런데 전 중학생 시절 처음 영웅문을 읽을 때부터 이 아가씨 참 미웠어요.
그냥 이유 없이 미웠어요. 아니 이유를 못 찾았죠.
예쁘고, 똑똑한데 의리의리한 배경까지! 뭐 그 배경이 위험요소이기도 하지만요.
그런데 지금 이 드라마를 보니 그 이유를 알겠어요.
너무 똑부러진게 싫었던 겁니다.
전 사람이 참 무르고 설렁설렁이에요.
제 자신이 그걸 알기 때문에 황용의 똑부러짐을 지향하는 편이죠.
하지만 아직은 길지 않은 제 인생에서 그런 똑부러진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10의 8은 너무 불편하더라고요.
나머지 2에 해당하는 똑부러짐은 정말 닮고 싶은 부분이죠.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면서 부드럽게 상대방 기분 상하지 않게 하는 그 미묘한 기술!!
아마 제 성격엔 평생 구사하기 힘들 거 같아요.
제가 본 대부분의 똑부러진 아가씨는 저를 불편하게 했던 8입니다.
불합리한 부분을 논리적으로 풀어서 설명하고 전혀 손해 보지 않지만
뭔가 불편하고 민망합니다.
거기에 그 상황이 지난 후 그 상황을 되뇌며 자랑을 하거나 동의를 구하면 참......
그래서 요즘은
알면서도 조금 손해 보거나 상대방 기분 살펴서 말 못하는 그런......
조금은 어수룩한 아가씨 하나가 자꾸 눈에 어른거립니다.
덧, H2에서 히까리보다 하루카를 더 좋아하는 것도 같은 이유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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