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27 19:43
중1때였어요.
체급차가 좀 나는 녀석과 싸움이 났습니다.
흡사 강호동과 이수근 정도.
어쨌든 결과는 체급차를 못 넘고,
저의 쌍코피 좔좔좔이 되었죠.
(제 생애 가장 많은 인간의 피를 봤었죠. 실물로. 그것도 본인걸.ㅎㅎㅎ)
그때 코뼈가 휘었어요.
휜 코뼈를 어떤 수술없이 그냥 힘으로만 맞추더군요.
의사들이.
하여튼 그때 코뼈 다쳐서 몇주간 학교를 쉬었어요.
나중에 코에 반창고 같은거 다 풀고 나서 거울을 봤는데,
원래 예상으론 다 원위치가 되었을 줄 알았는데...
휜 상태인거에요.
한때는 거울을 볼때마다 우울했습니다.
지금에야 성형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되지만,
그때는 성형이 보편화되지 않은 시절이라,
'내 코는 영원히 고쳐지지 않는거야. 이대로 평생 살아야돼.' 하면서 우울했죠.
그렇게 우울해있다가 어느 순간부터 신경 안쓰면서 지내게 되었어요.
학교(&학원)생활이 바빴던건지, 친구들과 노는게 즐거웠던건지...
이유나 계기는 모르겠어요.
하여튼 그렇게 시간이 흘러,
제 코를 보게 됐거든요.
근데 자세히 보지 않으면 휜 거가 티가 안나는거에요.
그 왜 호기심천국인가 스펀지류에서 인간의 코는 누구나 다 일정정도 휘었다라고 나온 수준밖에 안 휜거에요.
그때야 전 깨달았죠.
그때 난 마음의 병이 있었구나.
티끌이 덩어리로 보이고, 1mm가 3cm로 보이고 그랬구나 하는걸 알게됐죠.
그냥 아래 코 이야기 나오길래 생각났습니다.
저는 한 몇주 우울해 있었지만, 잘 극복한 케이스인거 같아요.
(뭐 때문에 극복한지를 몰라서 그렇죠.;;;;)
2011.06.27 20:03
2011.06.27 20:24
2011.06.27 20:29
2011.06.27 23:35
그런데 제목은 '휘어져봤던'이라고 쓰시는 게 맞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