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27 23:50
개고기를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어딘지 모를 막연한 불편함이 느껴집니다.
그 이유를 요 며칠 생각해보니까,
1. 문화적 우월감이 느껴진다는 것.
은연중에 '개고기를 먹는 것은 하위문화, 애견활동은 선진문화'라는 인식을 안개처럼 깔아놓는 것 같아요.
물론 그들이 대놓고 표현은 하지 않지만
'이제 그따위 식습관 따위는 청산할 때도 되지 않았니'하는 무의식이 느껴집니다.
그런 인상을 받는다면 내가 개고기를 먹지 않는다 하더라도 괜한 적대감이 생겨요.
밉든 곱든 우리 나름의 전통인데 그것을 부정당한다면 기분이 좋을 리가 없지요.
2. 진짜 이유를 감추는 듯한 느낌.
이게 뭔말인가 하면
주변에 개고기를 반대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하는 얘기가
개는 사람의 친구다, 개는 지능이 높다, 개는 어떻다, 개는 이러하다, 개는 저러하다.. 등등...
이런 저런 이유를 늘어놓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들이 진짜 그러한 이유만으로 개고기를 반대한다는 것 같지는 않다는 걸 느낍니다.
진짜로 반대하는 이유는 누구나 가슴속에 품고 있지만 차마 누구도 입밖으로는 내지 않는다는 거지요.
그건 뭐 별거 아닙니다. "서양 사람들에게 쪽팔린다." 이거죠.
우리도 빨리 서양사람들처럼 살고 싶고, 우아하고 엘레강스하게 포지셔닝 하고 싶은데 그 놈의 개고기 때문에 스타일 다 구긴다, 짜증난다.
이렇게 당당히 외치는 사람 별로 못 봤어요.
있다 하더라도 세 번째 혹은 네 번째 논거로 들이미는 정도죠.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제 아무리 그럴듯한 논리로 개고기를 반대하더라도 뭔가 빈 껍데기를 마주하는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어요.
물론 무수히 반박 댓글이 달릴 것을 예상하지만, 제 생각은 그래요.
논리를 떠나 감정적으로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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