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30 15:53
심심해서 픽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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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고양이 한마리씩은 있잖아요.
고양이 없으면 그건 집이 아니잖아요.
그냥 자고 먹고 하는 숙식소지.
하여튼 우리집에는 고양이가 있어요.
그리고 어느날 남자에게 차였죠.
정말 눈이 부신 날에 일방적인 이별 통보는 염통이 쫄깃쫄깃해지는 맛이었죠.
감히 나를 차.
저는 화가나면 스트레스가 쌓이면 쇼핑을 해요.
당연한 것 아니겠어요?
스트레스 지수를 낮추는 것은 쇼핑 만한 것이 없죠.
오늘의 쇼핑은 장화에요.
이쁜 장화. 요즘에 유행하는 패션장화.
구입과 동시에 장화를 신는 야만적인 행위는 금지에요.
집에까지 고이 모이 모셔 갔어요.
그 땐 다음 날 아침이 기다려졌죠.
그런 식으로 스트레스를 풀죠. 그러면서 이별은 점점 잊혀지는 거구요.
꿈에서 조차 너무 너무 이쁜 장화를 신는 장면이 나왔어요.
너무 너무 즐거운 꿈이었죠.
햇살이 비쳤어요.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나려했죠.
내 눈 앞에 고양이가 있었어요.
평상시에는 아침에 고양이 눈 앞에 보이지는 않았는데 말이죠.
나는 그러려니 하고 출근 준비를 하였어요.
항상 출근은 급하게. 제 신조에요.
오늘 비가 왔기 때문에 저는 기쁘게 장화를 찾았지요.
근데... 제 장화를 고양이가 신고 있는 것 아니겠어요.
헐...
저는 꿈이 덜깼줄 알았어요.
헐...
하지만 이건 꿈이 아니에요.
저는 화가 났어요. 그 자리에서 주저 앉았죠.
그리고 울었어요.
장화 뺏을 고양이 때문이에요.
그전에 이별한 아픔도 작용을 했을지 모르지만요.
제가 울고 있자 고양이가 저에게 다가 왔어요.
시크하고 도도하게 천천히 입을 열었어요.
장화는 고마워. 답례를 하고 싶은데 뭐가 필요해?
눈물이 맺힌 채로 저는 고양이를 쳐다보았고
고양이도 저를 바라보았어요.
그렇게 우리 둘은 눈이 맞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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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
2011.06.30 16:00
2011.06.30 1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