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조석형제 관련된 논란들과 또 최근에 있었던 대형견 아파트 사육관련 법원판결 기사를 보면서 평소에 가지고 있던 생각을 한번 끄적여 보았습니다.
(대형견 아파트 사육관련 기사는 아래 링크 참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90327.html

 

저는 고양이나 개를 비롯한 거의 모든 동물들을 아주 좋아하는 편이라서 길에서 보기만 하면 (물론 주인의 허락을 받고) 꼭 한번씩 머리라도 쓰다듬어 주곤 합니다만, 직접 반려동물을 입양해서 키우지는 않고 있고 아마 앞으로도 안할 것 같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그중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반려동물의 불임/중절수술에 대한 거부감 때문입니다.

 

물론 저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 있어서 불임수술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보았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해 상당부분 동감하는 바도 있구요. 사람과 같이 사는 반려동물이 번식본능의 욕구를 채우지 못해 하루종일 울어대고 스트레스 받고 견디다 못해 가출했다가 거리에서 죽어가는 것은 반려동물에게나 키우는 사람에게나 모두 불행한 일이 아닐 수가 없겠지요. 그래서 이미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경우라면 불임/중절수술이 꼭 필요하다는 데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이미 인간사회에 섞여서 살고있는 반려동물이 엄청난 숫자가 존재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꼭 필요한 일이라는데 동의하는 것이고, 장기적으로 볼 때 (여기서 '장기'라는 것은 짧게는 수십년에서 길게는 수백, 수천년이 될 수도) 이유야 어쨌든 동물의 생식기관을 강제로 제거하는 것이 그 동물에 대한 학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점차 없어져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려동물은 인간의 친구라고 하지만, 입장 바꿔서 누군가가 '너랑 친구하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서는 네가 거세하고 자궁 들어내고 성대수술 해야되'라고 한다면 누가 친구가 되어 주겠습니까.)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반려동물의 숫자가 점차 줄어들고 종국에는 인간사회와 분리되어 자연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물론 지금 당장 반려동물들을 죄다 자연으로 돌려보내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수천년에 걸쳐 반려동물들이 서서히 인간의 사회에 진입을 하였듯이 이제 수천년에 걸쳐 반려동물들을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기 시작해야 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인류가 문명을 일으킬 수 있었던 이유중의 하나로 불의 발견과 함께 개의 사육을 드는 주장도 있듯이, 인류문명에 있어서 반려동물은 큰 기여를 해 왔음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인간사회가 비교적 덜 붐비고 따라서 반려동물들도 비교적 자유롭게 번식도 하고 마음껏 울부짖을 수 있었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점점 더 밀집화 되어가는 인간사회와 반려동물이 공존한다는 것은 부자연스럽고 많은 희생(대부분은 반려동물 쪽의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일이라고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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