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하에 대한 기억들은

2010.07.01 01:46

산호초2010 조회 수:5179

정말 얄궃게도 박희순씨한테 엄청 버닝을 하게 되면서 그가 나왔던 유일한 두 개의 예능,

'놀러와'와 '해피투게더'를 어제 자기 전에 보면서 엄청 웃었거든요.

 

박용하씨가 굉장히 자연스럽게 얘기하고 웃던 모습들이 아직 굉장히 생생한데 아침에

소식을 접하고 그냥 아무런 실감이 안나고 멍하더군요.

 

무척 섬세한 사람이구나 싶었습니다. '작전'에 나왔던 스텝이며 출연진들을 자신이 찍은 사진첩에

담아서, 박희순씨한테 선물하고 뒤에 정성스럽게 글도 적었더군요.

 

박용하라는 배우는 나에게는 늘 내가 좋아하는 그 누군가와 함께 나와서 어쩔 수 없이 봐야 하는,

나오면  채널을 돌리는, 최악은 아니었는데 나한테 별 매력없는 존재였습니다.

 

오늘같은 날 이런 죽은 사람이 서운(?)할 소리를 쓰고 싶지는 않지만 그랬습니다.

 

유난히 내가 무척이나 빠져있던 배우들,  드라마에 함께 나왔거든요.

'온에어'는 이범수, 김하늘 때문에  심지어 이 드라마에서는 송윤아, 홍지민씨까지 좋아했는데

박용하만 무매력이라고 느꼈었고, '남자이야기'는 김강우때문에 다 녹화까지 뜰 정도로 좋아했었고

어제만 해도 박희순씨때문에 같이 나온 박용하도 봐야 했었고.

 

싫어하거나 연기력이 최악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그냥 나에게 매력이 없었을 뿐.

늘 열심히 하고 있고 발전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죠. 지금 보니 작품 보는 안목도 꽤 있었던 편이

아닌가 싶군요.

 

저한테 박용하가 인상적이었던 건 뜨기 한참 전에 토크 프로에서 상당히 인정받고 싶고

성공에 대한 열망에 가득차 있던 모습이었습니다. 그 전까지 별 인상도 없었는데 그 모습이

야심만만하다기보다는 꽤 진정성있게 보였거든요.

 

글쎄요, 항상 그는 그렇게 열심히 살았을 거 같은데, 그렇게 열망하고 노력하던 모든 것들을

한꺼번에 놓고 떠날 수 있다는게, 사람이 그럴 수 있다는게 허무하고 이해하기 힘드네요.

 

 

 

* 자살 소식은 아무리 되풀이되어도 익숙해지거나 충격이 덜해지지는 않네요.

  정말 더 이상은 이런 소식 듣고 싶지 않아요. 저는 사람이 무엇인가를 포기한다는걸 보는게 싫은데

 다른게 아니라 자기 인생 전체라니, 나와 상관없는 연예인이라도 한 때 그토록 열정적으로 살아있던 사람이

  허망하게 떠난다는 그 허무감이라는게 싫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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