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조금 악재가 있었습니다.

싸팩 사쩜오 포스터를 출력소에서 받아 오늘 아침과 얄개 등이 공연하는 FF에서

뿌릴려고 했는데 어이없게도 두번이나 출력소에 확인 전화하고 넘긴 파일이

에러가 생겨 인쇄가 안되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미리 연락이라도 주었어야하는데 연락도 없었고 관련해서

문의할 인쇄 접수처는 쉬는 날이니 16일에나 전화하라고 하고

배송 관계자는 우리는 모르쇠~로 일관하니 이건 뭐 걔중 저렴하게 결과물을

받아볼 수 있는 곳이라 쭈욱 이용하던 곳인데 이런 일을 격게되니

저녁에 보기로 예정 된 공연이고 뭐고 볼 의욕이 떨어졌어요.

 

그래도 어찌어찌 출발하여 홍대로 향하는데...이 XX할 70-2번 소신여객 운전기사님들!!!

양화대교 건너기 전에 내려야하는데 이곳에서 내리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인지

벨을 눌러도 무시하고 당산역까지 가버리는 운전기사님들이 참 참 참! 많으십니다.

소신여객 관계자분들은 아마도 이 글을 보실 일은 없으시겠지만...좀 읽었으면 좋겠네요.

일을 그렇게 하시면 안되지요. 게다가 또 왜 벨을 눌렀는데도 왜 정류소에 서지를

않냐고 항의를 하면 손님께서 늦게 벨을 누르셨잖아요~라며 방글 방글 웃으며

대답하시는데...담합을 한건지 벨을 눌러도 무정차 통과하시는 기사님들의 태도와

변명은 어찌 그리 똑같으신건지요. 결국 다음 역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홍대로!

 

 

(아래 포스터는 지인들과 "직장인 밴드가 있다면 그런 밴드들과 함께 하는

직장인 공연 기획단도 있다."라는  취지 하에 만들어진 101명의 공연 기획단의

기획 공연인 싸팩 사쩜오의 공연 포스텁니다. 이게 스티커로 나와야하는 거였거든요.)

 

 

관심있으신 분들 놀러와주세요^^*

 

 

험란한 과정을 거쳐  FF 앞에 도착, 지인을 만나 티켓팅을 하고 드디어 입장.

 

<얄개들>이 공연을 준비하고있었습니다.

싸팩 사쩜오에 섭외를 했지만 얄개들 공연을 처음보는거라 정말 궁금했었어요.

무대 위의 멤버님들은 왠지 좀 수줍수줍한 분위기...ㅋㅋ

참 예쁜 선율에 아련한 분위기의 가사가 기대 되는 음악을 들려주었습니다.

EP만 나와있어서 아쉬웠는데 곧 1집이 나온다고 하니 기다려집니다.

싸팩 사쩜오 즈음에는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얄개들이 끝나고 점심을 못먹었던터라 놀이터 근처의 밀국수집에서 만두와 비빔밥을

먹었는데 그만 맛있어서 좀 행복했습니다.ㅠ

 

근처의 스팟에서는 지엠씨 레코드의 레이블 공연이 있었어요. 좋아하는 밴드인 나인씬의

공연이 있는 날이라 일단 이곳에도 티켓팅을 하고 (그것도 양일권 ㄷㄷ;;;) 나인씬이 나오는

순서를 확인한 뒤 잠깐 삼청 밴드의 공연을 본 후 다시 FF로 향했습니다.

 

아, 운이 좋게도 바로 <아침>의 공연을 볼 수 있었어요.

어제 제천의 공연을 무사히 마치고 홍대에서 공연하는 8월 한달 풍성하게 공연하고 있는 아침!

저는 아침을 참 좋아하나봐요. 이전에는 잘 몰랐던 감정인데...그냥 엄마 미소가 저절로

지어지면서 이 사람들이 잘 되면 좋겠다. 이 사람들의 꿈이 이루어지면 좋겠다.

내년에는 섬머소닉과 후지락페를 정ㅋ벅ㅋ하고 후년에는 글래스톤베리를 정ㅋ벅ㅋ해버리고

세계적인 밴드가 되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어느 사이 하고있게되더군요.

 

파도색 신발이라는 (파도색 신발이라니 너무 사랑스러운 제목이잖아요. 당신이 나를 바라보는

눈빛은 초컬릿 색인가 갈색인가~라는 가사도 있죠. 어쩜 이렇게 동화적이고 사랑스러운

가사를 만들 수 있을까요.) 노래에서는 관객들이 떼창을 하니 목이 길어 아름다운

긴정민 혹은 김정민 베이스님이 흐믓한 웃음을 참지못하고 뒤돌아섰다가 표정 정리하고

다시 예의 그 새침한 표정으로 돌아와 베이스를 연주하며 코러스를 넣는 거!

다 봤습니다. 후후.

 

아침이 끝나고 구남과여스텔라가 시작을 하였어요. 스크린 도어가 올라가지 전부터 연주를

시작하는게 매력적인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구남이 할 때는 FF 뒤쪽 계단 근처에서 보고있었는데 마침 아침의 드러머 김수열님이

지나가셔서 인사를 하게되었습니다.

김수열씨는 일전에 문의한 것에 대해서 어찌 되었는지 알려달라고 하시더군요.

9월 2일 DGBD 공연에 수열님의 지인들이 좀 많이 오시게되는데 입장권 구입을 하고싶은데

할인이 좀 되는지 물어보셨었어요. 원래 소량이지만 밴드에게 지급되는 입장권이

있어서 할인보다는 초대권+ 나머지 입장권은 구입하시는 쪽으로 하시면 된다고

알려드렸더니 혼쾌히 그렇게 하시겠다고 하더군요.

기획자 입장에서는 이런 분들이 참 고맙습니다. 싸팩이라는 공연이 비영리 공연이기에

무상으로 초대권을 드려도 되는 것이지만 모토로 하고있는 것이

"책과 음악과 공연은 유료로!" 이기에  기획자인 싸팩 사람들도 어떤 공연이고

입장권을 구입하여 공연을 보고(간혹 초대권을 주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이게 참

신세지는 기분이 들어요..ㅠㅠ) 밴드분들에게도 이런 것을 미리 고지해드리고 있는 공연이라

수열님도 기꺼이 구입해주시는 거라 생각됩니다.

 

고마워요. 우리는 아침을 응원하고있고 아침은 싸팩을 응원하고있습니다.

 

지인과 저는 간만에 만나는거라 아침과 구남의 일부를 보고 찻집으로 향했습니다.

수다의 내용이 즐거웠어요.

 

1. 싸팩 사쩜오 때 참여하는 밴드들의 앨범을 우리가 대신 팔아드리자.

   일종의 퍼포먼스 형식으로 옛날 엿장수들처럼 가슴 팍에 판을 걸고 그 위에 씨디를 들고다니며

   공연장 안에서 파는거다! (말 꺼낸 지인도 싸팩 기획단 중에 한명인데 이 친구가 팔기로...ㅋㅋ)

 

2. 아침이나 프렌지, 로로스 등등 국내 포스트락 성향의 밴드들과 엔비, 모과이, 익스플로잔스 인 더 스카이,

   모노 등등이 나오고 폴스나 MGMT, 칵스같은 개러지와 일렉트로닉 성향이 있는 밴드들을

   섭외하여 포스트락+개러지락 페스티벌을 하고싶다.

   아주 쾌적한 날씨의 잔디 밭에서 완벽하게 정리된 음향 환경 속에서 이런 라인업의 페스티벌을

   만든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싶다, 만들고싶다! 이런 공연!!

 

3. 상상마당처럼 복합문화공간의 빌딩이 나에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지하는 공연장, 일층은 북카페+ 갤러리+ 2층은 출판사인거지.

   결국 로또가 당첨되어야하는건가. 로또가 당첨되면 일단 2번의 락페를 만들어야지!

 

   등등의 꿈속의 대화들...

 

그리고 스팟의 나인신을 보러갔습니다.

 

부산에서 올라온 밴드인 과매기가 공연을 하고있었습니다. 멋진 밴드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나인신(NINESIN).

나인신은 비교적 초창기 때부터 좋아해온 밴드라 나름 정을 갖고있습니다.

사실 이 계열(펑크, 하드코어나 메틀)의 진성 팬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좋아하는 장르이고 싸팩에서도 쭈욱 이런 밴드들을 소개하고싶은데...

밴드들도 팬들도 서로 서로 어려워하지않을까싶었어요.

 

일전에 본 나인신의 공연은 좀 뭐랄까...흐트러져있는 분위기라 다소 실망을

한 적이 있었어요. 하지만 오늘 본 나인신은 그야말로 전열을 가다듬고 전쟁에 임하는 

무장과 같은 치열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모슁핏도 제대로 생겼었고.

예전 생각이 났습니다. 나인씬의 보컬 배경세씨와 전 바세린의 기타 박진씨가

모슁핏을 만든 적이 있었는데 그 180cm가 넘는 한 덩치하시는 분들의

무시무시한 분위기란...ㅋㅋ

여자분도 한분 있었지만 남자들이 대부분 모슁핏을 만들었는데

뭐랄까...이런 곳에 이렇게 혈기를 뿜어내고 떼창을 하며 마음 안에 쌓여있던 것을

털어내고 생활 속으로 돌아간다면 좀 더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나인씬의 원조 멤버들은 이제 30대가 되었고 다 안정적인 직장에 속해있으면서도

꾸준하게 밴드 활동을 하며 앨범 작업도 지속적으로 하며 자신들의 신념의 활동을 이어가는 

모습에 문득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변하지않고 계속 그 자리에 있어주는

이들은 언제나 참 고맙죠.

 

나인씬의 공연을 끝으로 집으로 돌아왔는데요. 탑 밴드를 못봐서 아쉽기도해요.

하지만 대부분 좋아하는 공연들은 다 토요일에 몰려있어서...

 

지인과 나눈 이야기 중에 밴드 굳즈에 관해 나눈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공연을 보면서 관련 굳즈나 상품들은 잘 안살까.

물론 소시 등등의 아이돌 상품들은 잘 팔리고있겠지만.

문화의 활성화와 다양화는 아직 먼 것 같아요.

밴드 아폴로18이 미국 투어 중에 공연이 끝나니 공연을 보러 온 사람들이 앨범도 사고

티도 사고 관련 굳즈들도 열심히 사주어 미국 투어에 필요한 경비들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인터뷰를 읽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문화가 좀 더 활성화되었으면 좋겠어요.

축구의 '붉은 악마'같은 서포터 시스템, 공연을 보고 밴드 티도 사고 수건도 사고

스티커도 사고 열쇠고리도 사고 앨범도 사고 흐믓하게 남편과 부인과 아이가

함께 좋아하는 밴드의 굳즈를 맞춰입고 공연을 보러오고...

 

아직도 많은 편견 속에 이것은 요원하게도 느껴지지만 열심히 하는 밴드들을 보면

이런 바램들이 멀지는 않을꺼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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