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21 14:05
혹성탈출 봤습니다. 전 혹성탈출은 찰톤 헤스톤 나왔던 1탄 밖에 안 봤어요. 팀 버튼것도 안 봤죠.
이번 프리퀄 혹은 리부트가 오리지널 혹성탈출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영화이긴 했습니다. 잘 만들었고
CG도 거의 완벽하더군요. 침팬지의 표정연기가 너무나 그럴싸해서 감정을 동요시키는 장면이 많았어요.
올 여름 블록버스터 중 최고군요. 진짜 누가 혹성탈출이 이렇게 잘 만들어질 줄 알았을까요.
다들 망하지나 않으면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던 영화인데 다크 나이트와 비교될 정도니.
스펙타클한 장면도 많고 기술력이 동원된 장면이 대부분인데도 제작비가 1억불도 안 됩니다. 알뜰하게 찍은거죠.
요즘 여름용 블록버스터는 1억불은 기본으로 들어가니까요.
이 정도 완성도면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 감이군요.
근데 전 온전히 집중하진 못했습니다. 이건 제 성향 때문이기도 한데요. 원체 동물을 싫어해서 침팬지가 진화돼서
말을 하고 사람처럼 행동하고 애정을 갈구하고 뭐 그런 것들이 너무 거북했어요.
동물을 만지는것조차 싫어하고 소스라치게 놀라서 영화 속 침팬지들이 사람처럼 행동하는게 너무 싫었어요. 침팬지를 보고 경악하는
주민들에게 오히려 전 감정이입이 됐습니다. 침팬지가 실험 당하고 탈출하고 불쌍해지는 장면이 진짜 많고
그런데도 자꾸 사람들이 침팬지를 죽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게 1탄이고 앞으로 계속 진화해서 사람과 침팬지의 관계가
주객이 전도되는 내용이 나올텐데 향후 시리즈도 보기야 볼거지만 지금보다도 더 견디기 힘들것같아요.
이번 1탄이야 침팬지들이 사람을 죽이진 않고 있지만 점점 노예처럼 부릴것이고...생각만 해도 끔찍하군요.
결국 인간이 저지른 일이긴 하지만 침팬지의 세상이 온다고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그래서
전 시저에게 감정이입이 잘 안 됐습니다. 끝내 처벌 받지 않는 악당이 주인공인 작품을 본 것 같은 답답함이 영화 보고 난 뒤
가시지 않네요.
2011.08.21 14:55
2011.08.21 1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