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이군요.

오늘도 저번 식단공개처럼 열심히 운동하면서 절제된 식생활을 유지하고 있다고 쓸 수 있으면 좋았으련만...

여름을 맞아 여기저기 놀러 다니고, 놀러 다니고, 놀러 다니느라..

아아 운동해야 되는데, 아아 맥주 마시면 안되는데, 아아 일찍 자야 되는데 하며 고민할 바에 깔끔하게 한 달만 다이어트를 쉬자고 마음을 먹어 버렸습니다....

해서, 술과 고기로 점철된 사진들만 가득하네요. 쾌락은 진하고도 달았는데 그 시간은 왜 이리 금방 지나가 버리는건지! 

 

 

 

아마 이 때부터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친구들이랑 7월말쯤 지리산으로 놀러를 갔었거든요.

목적은 오로지 하나. 공기 좋은 곳에서 술과 고기를 배불리 먹고 오자.

셋팅샷은 이 정도. 평범하지만 알찹니다. 으히.

버섯과 양파, 대파, 파프리카, 마늘, 쌈채소. 집에서 담근 김치와 역시 엄마가 담근 쌈무와 쌈장.

 

 

메인은 한우 꽃등심과 안심입니다. 고기 역시 엄마 협찬.

 

 

대략 이런 산속.

 

 

참숯 바베큐 그릴에 고기랑 채소를 올려 줍니다.

 

 

맥주도 빠질 수가 없지용. 신제품인 골든 라거. 저 피쳐 몇 개를 아-_-작 냈는지 모르겠군요.

 

고기는 노릇노릇 잘도 익어 갑니다.

 

어느새 해는 저물고 모든 음식이 동난듯 했으나....

 

 저와 함께 놀러를 왔는데 이걸로 끝나겠습니까..

2차는 샐러드와 셀프 카나페, 포도에 맥주입니다. 소주파인 친구는 벌써 좋은데이를 꺼내놨었군요 지금보니.

 

 

죄책감 따윈 던져 버린지 오래라 파마산 치즈를 듬뿍듬뿍 뿌려줬습니다.

 

 

카나페는 요렇게 먹고 싶은 재료 올려서 먹으면 굳굳.

 

그 이후로도 3차, 4차,, 광란의 시간이 이어졌지만 음식 사진을 찍을 정신이 남아 있지 않았던지라 이 날 밤의 술잔치는 여기까지.

 

 

다음날 아침은 속풀이를 하기 위해서 곰국에 김치로 간단히 마무리 했습니다.

곰국과 애호박 나물은 제가 집에서 미리 가져간 것들이라 별로 손 갈 건 없었어요.

요번 여행을 같이 간 친구들은 특히나 요리와는 먼 삶을 사는 자취생들이라 메뉴 선정에서부터 장보기, 재료 손질 등 모든 일을 제가 해야 했었는데

설거지 하는 모양새를 보고 있자니 차라리 제가 한게 나았다는 생각을...하게 된 건 다 듀게분들의 과한 칭찬 때문이겠죠.

 

 

 

밥 먹고 나와 지리산 길을 좀 걷다  계곡에서 폭풍헤엄을 치고.  

사진은 없지만 외할머니가 쪄주신 옥수수에 오미자 주스도 꿀꺽꿀꺽 마신 뒤 탈진 할 때까지 놀다가

 

 

 

외가로 와서 끓여 먹는 라면은 정말 이렇게 맛있어도 되는건가 싶을 정도로 꿀맛이었습니다.

아, 사실 외가가 지리산이라서요. 하루는 펜션에서 자고 하루는 외가에서 신세를 졌지요.

 

 

그리고 저녁은 지리산 흑돼지. 쫄깃쫄깃 맛있어요. 먹느라 정신을 놓아 사진은 이거밖에.

  

 

그리고 다음날 외할머니가 차려주신 아침상. 호박이고 감자고 외할머니가 모두 텃밭에서 기르신거라 어찌나 달큰하고 입에 착 붙는지.

마른 새우로 육수를 낸 애호박 감자국에 멧콩을 넣은 쌀밥. 더덕 장아찌에, 곰취 무침, 오이지, 물김치, 콩자반, 고추밀가루무침-이걸 뭐라 그러더라..-김치.

그리고 산에서는 귀한 갈치구이까지... 아무것도 한거 없이 친구들 데려와 폐만 끼치고 가는 손녀딸에겐 너무 과한 밥상이라 부끄러웠습니당..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엄마가 해주는 집밥도 실컷 먹었습니다. 매일매일 사진을 찍었어야 하는건데 미처 집밥은 찍을 생각을 못해서.

 

엄마표 닭볶음탕 사진 한 장 남겨 봅니다.

 

 

 

대구로 발령이 난 고등학교 때 친구를 만나 간만에 막창도 먹고.. 

돌아간 술 병에 씌인 글귀는 참이슬이 아니라 참소주. 전 항상 C1이 진리라고 생각하며 살아 왔는데 요것도 괜찮더라구요. 맛있었어요 참소주!

 

 

다이어트가 끝나면 먹고야 말겠다며 다짐을 했던 치맥도 먹었습니다. 다이어트 따위...

오랜만에 갔던 오꾸닭은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서울에 올라와서는 몇 주 만에 만난 동생과 여자 코스프레도 해봤습니다.

평소 커피는 즐기지만 디저트류는 그다지 먹지 않는 편인데 이 날은 치즈 케잌이 갑자기 먹고 싶어 동생 데리고 간 디저트 가게.

별 기대가 없어서였는지 먹을만 했습니다. 커피는 그저 그랬지만요. 

 

 

어차피 망한거 내친김에 비오는 날 와인이나 마시자며 폭주했던 날의 사진. 

체리와 크래커, 토마토, 샐러드입니다.

 

 

 

그리고 간만에 제가 만든 집밥. 늦둥이인 초3짜리 동생녀석이 서울에 올라와 오리 불고기를 만들었습니다.

사진이 너무 어둡게 나왔네요. 채소를 듬뿍 넣은 된장국에 오리 불고기.

김치, 깻잎장, 김무침, 오이나물, 토마토 샐러드, 쌈채소입니다.

 

두부랑 무, 감자, 애호박, 팽이버섯 넣고 오래 끓인 된장국.

 

 

애기인 주제에 요런 반찬을 좋아하는 꼬맹이를 위해서 간만에 무친 오이나물.

 

 

요것도 새로 만든 반찬. 김무침입니다.

 

 

 

그리고 다음날은 동생들 모두 데리고 씨푸드 뷔페 방문. 

넷이서 엄청난 양의 접시를 먹어치웠는데 그 중 몇 장만 올려 봅니다.

 

 

먹고 먹고

 

 

먹은 적 없다는 듯이 또 먹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은 워터파크에 놀러 갔었는데 식비지출을 줄이기 위해 아침과 점심 도시락을 싸갔어요.

새벽 여섯시에 출발하는 셔틀 버스를 타고 갔기에 아침은 간단히 샌드위치와 닭가슴살 샐러드. 과일, 우유로.

점심은 소고기 불고기에 계란말이 만들어서 갔는데 사진이 어디로 갔는지 증발 되었습니다.

전 날 미리 음식을 해놓고 아침엔 도시락에 담기만 했는데 4인분 분량의 두끼 식사를 싸려니 은근히 마음이 바빴습니다.

 

 

동생 데려다 주러 집에 내려갔다가 아빠랑 오랜만에 찐하게 소주 한 잔도 했지요.

메뉴는 곱창볶음. 아아 여기 맛있었어요.  

 

다시 서울 올라와서 간만에 종로 나갔다 들른 유진식당. 

3천원짜리 수육 하나 시키고

 

 

 

냉면 한그릇 주문해서 둘이 배부르게 잘 먹었습니다. 사진은 없지만 막걸리도 곁들였지요 으히. 

 

 

간만에 방문한 커피스트의 팥빙수. 아까도 잠깐 언급했듯이 저는 카페에 가서 주로 커피만 마시기 때문에 동행이 있지 않는 한 이런 메뉴를 잘 주문하지 않는데..

커피스트는 팥빙수 팥을 직접 만들어서 팔더라구요. 요즘엔 이렇게 팥빙수 팥을 직접 만들어 파는 곳이 많다고 하길래 필을 받아...

 

 

 

직접 팥을 삶아 팥빙수를 만들어 먹기로 결심 했습니다.

팥은 깨끗이 씻어서 불순물을 빼준 뒤 냄비에 넣어 물을 적당히 부어 줍니다.

하루 정도 불려서 사용해도 되지만 날이 더워 자칫하면 팥에서 싹-_-이 날 수도 있고 팥은 원래 많이 불지 않기 때문에 조금 더 삶기로 하고 저는 따로 불리진 않았습니다.

 

 

처음 삶은 물에서는 또 불순물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끓고 나면 버려줍니다. 참 처음에 삶을 때는 소금을 조금 넣어주는게 좋다고 엄마가 알려 주셨어요.

그 과정을 2-3번 정도 반복해 주고 중불에서 한시간 정도 삶아내면

 

 

요 정도로 졸아드는데 삶을 때 중간중간 팥이 타지 않도록 저어주면 좋겠죠.

물이 아직 많다 싶으면 좀 따라 버리고 설탕을 넣어 20분 정도 졸여 줍니다.

 

설탕은 보통 1:1비율로 많이 만들던데 저는 덜 단게 좋아서 설탕을 반으로 줄이고 만들었어요.

여름이라 실온에서 식히진 못하고 냄비를 찬물에 담궈서 금방 식혀 준 뒤에..

 

 요렇게 완성!

팥은 빨리 쉬기 때문에 5일 이내로 먹을만큼만 덜어놓고 나머지는 냉동보관해야 한대서 이렇게 정리해서 넣었습니다.

 

 

그리해서 만들어진 팥빙수! 볼품은 없지만 맛있었어요.

얼음 가는 기계가 따로 없어서 우유를 지퍼백에 얼려서 꺼낸 뒤에 부셔 먹었는데(요건 듀게에서 본 팁입니다!)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여름 내 아주 잘 먹었어요.

 

다이어트는 일단 한달 접고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간식도 서슴없이 만들어 먹습니다. 

프렌치 토스트에 커피. 계란을 풀고 우유를 부어서 거기에 설탕을 넣어 준 뒤에 식빵을 적셔서 버터 위에 굽는거지요.

식사가 아닌 간식이 포인트 되겠습니다. 더 달게 먹고 싶으면 구워 낸 식빵에 설탕을 쳐서 먹어도 맛있어요.

 

 

 

김치 볶음밥도 해먹고요..

 

 

돼지 불고기해서 아삭채 올려 먹었습니다. 저게 이마트에서 파는 채손데 아삭채라는 이름으로 팔더라구요.

쓰지않고 이름처럼 아삭아삭 먹을만 했어요.

 

 

그리고 또 이어진 친구와의 술판... 이게 아마 2차였던 것 같은데 4차까지 놀다가 할증 풀리고 집에 온 날.

 

 

 

술먹고 온 다음날은 어김없이 카레. 특별히 카레로 해장을 한다기 보다는 술먹으러 나가기 전 후다닥 준비해놓고 나갈 수 있는 좋은 반찬(?)이기 때문입니다.

반찬은 원래 있던 반찬. 애호박 나물에, 김무침.

 

 

 

 기나긴 방황의 여정을 끝내고 드디어 돌아온 원래대로의 식단.

홍합 넣은 미역국에 고등어 조림, 박나물, 시래기 나물, 가지나물, 소고기 장조림입니다.

 

여름 내내 잘 먹고 잘 놀다 며칠 전부터 다시 운동을 시작하고 원래 식단으로 돌아왔는데... 아직도 여름이라 밤이면 맥주가 간절하긴 마찬가집니다.

 

시래기랑 무 넣어 푹 조린 고등어 조림. 핀트는 어디에...

 

 

홍합넣은 미역국. 여름철의 홍합이라 비릴까봐 남은 박을 조금 넣었더니 시원하게 잘 끓여졌습니다.

 

엄마가 삶아놓은 시래기 가져와서 무치기만 한 시래기 나물. 무채 썰어서 조금 넣고 된장에 무쳤습니다.

 

 

참기름에 달달 볶은 박나물. 요것도 역시 집에서 가져온 박.

흥부놀부에 나오는 그 박이예요. 여름이 제철이라 지금이 제일 달고 맛있어요.

 

 

간만에 만들어 본 소고기 장조림.

이 날은 새로운 삶을 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너무 필을 받아서 반찬을 지나치게 많이 만들었어요.

 

 

그리고 가지무침. 소금에 살짝 절였다가 무쳐 냈어요.

 

 

 

 

사진을 올리다 보니 양이 엄청 나네요! 미처 올리지 못한 사진들도 많은데....

이것 참 외식 사진을 보다 보니 다시 한 번 전 아저씨 입맛이란 걸 깨닫게 되는군요..막창에 곱창에 냉면에...

이 맛있는 것들이 도대체 왜 아저씨 음식인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그 동안 행복했습니다.

 

 

다음 식단 공개 때는 다시 다이어트 잘 하고 있다는 글로 인사 드릴게요

그럼.. :-)

 

 

 덧. 한 달 반 정도 다이어트 식단을 유지하며 꼬박꼬박 운동해서 체지방량과 함께 체중을 감량 했었는데 한달 동안 저렇게 놀고 먹어도 전혀 살이 찌지 않았어요!

체지방도 체중도 늘지 않았다구요!! 다만 약간의 근육량 손실이 있었지만. 이래서 운동을 하면서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거구나! 하고 절감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서 포스팅을 마치고 자전거 한바퀴 타고 와야 겠군요!

 

담에 또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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