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을 망설이다 글 올립니다.


이번 사건 자체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제게는 진실을 판단할 수 있는 자료가 너무 부족하네요. 


이 건에 대해서 제가 정말로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일부의 곽교육감이나 민주당을 옹호하는 입장 중

사건 공개 후 꾸준히 듀게에서 목격되는

"대가성이 있어도 상관없다, 정치인에게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은 현실정치에 맞지 않다."

라는 주장입니다. 


처음에 이런 글을 읽었을 때는 황당하더군요.

그 다음에는 화가 났고

그리고는 이런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그럼 얼마만큼의 도덕성을 포기해야 하는 건가?"


"도덕성 다음에 포기하게 되는 것은 무엇인가?"


정말 궁금합니다. 3억부터 안되는 건가요? 10억인가요? 아님 100억인가요?

100억이라고 치면 99억이 오간 문제는 괜찮은 건가요?


또 궁금합니다.

그 돈이 본인돈이면 괜찮은 건가요? 주변에서 도와준 돈이면 괜찮은 건가요?

혹 그 주변의 돈이 알고보니 어떤 기업에서 흘러들어온 돈이라도 괜찮은 건가요?


이런 상상을 해 볼 수도 있습니다. 어찌어찌 문제가 되지 않고 잘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나에게 정당치 않은 방법으로 자금을 지원해준 측이 

특정 정책을 문제 삼습니다. 비정규직 정규직화 뭐 이런 게 될 수 있겠죠.

이거 진행시키면 나 너한테 돈준거 다 터뜨리겠다고 협박합니다.

그럼 그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나는 한나라당 보다는 더 나은 세력이니까 내가 여기서 흔들리면 안되니까

이번에는 비정규직 정규직화 같은거 그냥 패스해야겠다.

혹은 그래도 이 정책만은 해야겠어. 그런데 이거 터뜨리겠다고 협박하는 놈이 나쁜 놈이지 난 아니야. 뭐 이런 건가요?


현실 정치. 어렵겠죠. 돈 많이 들겠죠.

지금까지 투명한 돈으로 선거한(혹은 했다고 믿어지는 쪽이) 사람들이 참 적어요.

진보정당 후보들 제외하면 고 노무현 대통령 정도입니다.

(물론 지자체 단위로 내려가면 좀 더 있을 수는 있겠죠.)


근데 왜 어려워진 건지 모르는 거 아니잖아요.

일제시대, 아니 어쩌면 그 이전부터 꾸준히 권력과 자본을 독점해 온 사람들이

때로는 돈으로 때로는 권력으로 정치를 쥐락펴락하고

조금이라도 희망의 싹이 보이면 

그 돈으로 그 권력으로 짓밟아 오고 그래서 그런거 아닌가요?

힘들게 힘들게 가능성을 만들면 때로는 우리 편이라고 믿었던 사람들까지 데려다가

야합하면서 억누르고 해서 정치가 어려워진 거 아닌가요?


억울할 수도 있습니다. 속상하죠.

아니 한나라당 애들은 수십, 수백억 착복해도 그냥 넘어가고

왜 우리는 천만원, 1, 2억에 이렇게 무너지고 시달려야 하나 싶겠죠. 

그래가지고 언제 우리가 집권세력되나, 국민들 참 그러네 그냥 현실 좀 인정해 주면 안되나 이런 마음도 들겠죠.


그런데 저는 묻고 싶습니다. 

정치 현실 인정합시다. 그런데 그 현실 인정 좀 제대로 하면 안되나요?

우리는 이런 사회에서 정치하고 있다. 

그러니 아주 작은 돈이라도 아주 사소해 보이는 소위 도덕성이라도 

무시하거나 함부로 한다면 

결국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입지를 좁히고

우리 스스로가 이 사회의 희망을 짓밟는 게 된다고.

그게 현실이라고 말이죠.


그러니까 힘들고 막막해도 원칙을 지키고,

저 자들이 꼬투리잡고 위기 시에 이용해 먹을 빈 틈일랑 내보이지 말자.

설사 잘못한 게 있고 그게 드러나서 위기에 처하게 된다고 해도

당장 눈 앞에 놓인 이익에 흔들리지 말고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으로 인정하고 또 반성하고

앞으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방안을 어렵겠지만 고민하고 만들어내고 행하자.

이렇게 하면 안되는 건가요?


사소한 그 알량해 보이는 도덕성 하나하나 내버리면

결국은 정말로 한나라당이랑 하나 다를 것 없는 사람들 되버리는 거 아닌가요?

그럼 국민들은 한나라당1, 한나라당2 중 하나 골라 뽑아주면 되는 거고

그거 싫어서 정치관심없어 투표 안하겠어 하는 사람들은 

정치에 관심없는 딱한 사람들이라고 봐주면 되는 건가요?


혹시 운이 좋아 집권하게 되면 그 때는 어떻게 되나요?

아직은 확고하게 권력을 잡은 게 아니니까

우리 한나라당보다는 나은 정부를 흔들지 않기 위해

이런 저런 부당한 일이 있어도 집회같은 거 하면 안 되는 거일 수도 있겠네요.

그게 제2의 강정마을, 제2의 한진중공업이라고 하더라도 말이죠.


다시 한 번 묻고 싶네요.


그래서 얼마나 받아야지 문제가 되는 겁니까?


그리고 그 다음에 무시해도 되는 것은 무엇입니까?


Ps. 계속 곽교육감 언급하시는 분들이 계서서요.

서두에 밝혔듯 곽교육감에 대한 글이 아닙니다.

곽교육감을 옹호하는 일부 입장에 대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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