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01 18:51
1. 요즘 정신이 없어서
뭘 생각해도 머리가 복잡해서
저는 그럴 때는 사전정보를 접하지 않은 아무 영화나 보는데요.
어제 샤워하고 나서 첫 눈에 보이는 영화가
올 더 킹즈 맨이었어요.
숀 팬, 케이트 윈슬렛, 쥬드 로까지 평소 좋아하는 배우들이 잔뜩 나와서
우와~ 영국 왕실 이야기인가봐(무슨 근거로?)
하고 봤는데...
이런, 안 보는 게 좋을 뻔 했습니다.
영화는 나쁘지는 않았어요.
그냥 인물들이 좀 평면적이어서 일견 식상한가 싶은 부분도 있었지만,
숀 팬의 열정적인 연기나 쥬드 로의 미묘한 갈등같은 건 좋았습니다.
특히 숀 팬이 각성하고 나서 첫 연설을 하는 장면은
좀 오글거리긴 했지만 좋았어요.
듣다가 저도 설득된 듯한.. ㅋㅋ
기대했던 만큼 케이트 언니가 많이 나오지도 않고
이래저래 수동적이고 결정적인 악수를 두는데
그 악수를 두게 되는 배경같은 게 별로 설명되지 않아서 좀 아쉬웠지만요.
(몇 장면이든 나오는 장면은 다 아름다우셨습니다. ㅠㅠ)
머리비우자고 영화를 본 것이
머리 속을 몇 배는 더 복잡하게 만들어버렸어요.
하필 고른 영화가
사회 부패에 분노해 미국 촌놈(빈곤층, 농민, 노동자)들의 희망이 되고자 하는 카리스마 있는 정치가가
정치에 몰두하다 보니 어느덧 적들의 모습을 닮아 있고,
결국 자신이 저질렀던 어떤 일이 계기가 되어 허망한 결과를 맞이하게 되는 내용이라니요. ㅠㅠ
특히
"네, 저 돈 받았습니다. 좀 챙겼어요.
그런데, 저기 여러분의 음식을 뺏어가고 도로, 학교, 병원을 못짓게 하는 저 놈들은 어마어마하게 챙기지 않습니까?
제가 그들을 처단하겠습니다..."
라고 연설하는 장면에서는 그나마 몸 속에 남아 있던 힘도 다 빠져나가는 느낌이었어요.
한 며칠 정신차리고 보면 이번 일 생각하고 있어서
정신줄 놓으려고 본 영화가 이런 영화였다니... ㅠㅠ
뭐, 하루운이 꼬이면 이렇게도 꼬이는 거죠.
그래도 케이트 언니가 예쁘게 나와서 다행이에요.
2. 그래서 말인데요. 오늘 저녁은 좀 생각없이 멍하게 그렇지만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영화를 봤으면 좋겠어요.
(이왕이면 IPTV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영화면 좋겠어요.)
듀게의 유쾌한 영화 전문가분들의 고견을 기다립니다!!!
도와주세요~
멍하게 마이키이야기나 볼까하다가 듀게에 들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