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쯤 사귀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세달이 채 못되서 서로의 집에 인사를 갔군요.  '혼기'라는 것을 훌쩍 넘겨버린데다가 동생이 결국 작년에 먼저 결혼을 해버렸기 때문에 집에서 제가 어떤 사람을 만나는가에 대한 관심이 대단했습니다.  마침 11월이 어머니 생일이셨고, 그 담주가 어머님 생신이시라 그때 서로의 집에 인사를 갔네요. 그리고 올 4월초에 상견례..  그리고 어제 청첩장이 왔습니다! 


상견례를 하기 직전이던가.. 아버지가 '그분'은 보면 볼수록 괜찮은 아이라고 이야기를 하시다가.. '이자식 장가 가는거 못볼줄 알았는데, 좋은 여자 데리고 와서 결혼한다고 하니 정말 다행이다..' 하시면서 눈물을 흘리셨어요. (...)  그리고 5월쯤인가 어머니랑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어머니도 우시더군요.. 그렇게 괜찮다는 여자들 소개해줘도 잘 안되고, 동생 먼저 결혼하고, 매일매일 기도를 해도 통 소식이 없어서 마음이 아팠는데 지가 알아서 정말 좋은 아이들 데리고 왔다..' 라시면서...

예단이니 예물이니 이런것도 신경 안쓰시고, 쓸데없는 허례허식 필요없다고 하시는걸 보면 노총각 아들이 장가가는것만으로 정말 좋으시고, 예비 며느리도 정말 이쁘신 모양...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이렇게 갑자기 올해 결혼할거라 생각을 못했기 때문에 전혀 준비한것도 없었고, 가진것도 없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고민, 큰 싸움없이 잘 준비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아요. 가장 신경쓰인게 이사갈집 도배가 엉망이어서 새로 뜯고 다시 하는 것이니.. 


엉망으로 작업한 도배사는 '대한민국 누가와도 이이상은 못한다. 이 도배지가 원래 이렇다. 내가 도배를 20년 넘게 했다'면서 도리어 화를 내더니 '정 맘에 안들면 새로 해주겠다. 그런데 내가 새로 한다고 맘에 들겠냐? 돈 안받을테니 다른 도배사 구해보시던가..' 라길래 '알았다'라고 하고 장판작업비용만 주고 땡.. 그리고 다른 곳에 계약했는데 요즘 이사철이라 바빠서 추석지나서나 가능하다고.. ㅠ.ㅠ  덕분에 가구나 가전제품 배달오는 날도 부랴부랴 조정하고...


제가 좋은 사람 만나 결혼하는 것만으로 감사하게 생각해주시는 부모님과 착하고 알흠다우신 '그분' 덕분에 결혼준비 편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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