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14 19:43
"그래, 니가 최고다. 친구야."
동윤의 마지막 대사이자 이 작품의 마지막 대사죠. 동윤의 기태에 대한 미안함과 그리움을 응축시킨 대사였던것같아요.
그리고 서준영이 씩 웃고 그 다음 장면에서 이제훈이 웃는데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마지막 철로길에서 서로를 향한 두 소년의 미소가 잊혀지지가 않네요.
먹먹한 영화였어요. 편집과 초현실적인 느낌을 풍기는 배경음악도 환상적이었고요.
그리고 이제훈은 연기를 왜 이렇게 잘 하는겁니까.
이제훈 연기가 궁금해서 봤는데 아주아주 대만족.
고지전에서의 연기는 약과였군요. 전 김종욱 찾기에 나왔던것도 이제서야 알았어요. 검색해보니 이제훈이 김종욱 찾기에 나온 장면만
캡쳐해서 올려놓은 블로그가 많네요.
보니까 아, 그 배우 하며 기억이 나네요.
파수꾼은 감독이 호밀밭의 파수꾼을 좋아하고 그 책의 느낌과 이 작품의 감성이 비슷하다고 생각해서 가제로 정했다가
아예 본 제목으로 정한거라고 합니다. 그런데 영화를 봐도 제목의 의미를 파악하기가 힘들어서 제목선정에 고심했더라면 더 좋았을것같습니다.
대사 절반이 욕인데 과연 오리지널 시나리오로 간건지 궁금하더군요. 고딩 남자애들의 일상어를 자연스럽게 담아냈어요.
이 영화가 특히 좋았던 부분은 학교에서 좀 노는 고딩 남자애들의 은어를 잘 살리면서도 여성비하적인 대사가 거의 없다는거에요.
예를 들어 이런 류의 일진 애들 나오는 영화들 보면 *먹었다 같은 성적인 표현이 쉽게 나오는데 이 작품은 이성친구와의 교제를
극 소재로 중요하게 다루면서도 그런 식의 성적인 대사가 없습니다. 물론 중간에 기태가 동윤의 여자친구에 대해 비하하는 부분이 있기는 한데
저질스럽게 묘사가 될 수 있는 부분인데도 그런식으로 다루지 않더군요.
이제훈이 재수없는 일진 역이라 할 수 있고 실제로 남학교나 남자애들 사이에선 저런 권력관계, 친구사이이면서도 복종과 명령의 굴욕적인 서열
관계가 존재하는데 배우가 연기를 잘 하고 마스크가 너무 좋아서 희석되는 부분이 있네요. 화장실에서 담배 피울 때 망보라고 기태가 희준에게
명령하는 부분에서와 같이 남자애들 사이에서의 심리전을 섬세하게 그렸어요.
2011.09.14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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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14 20:30
2011.09.14 20:45
2011.09.14 21:22
2011.09.15 01:23
2011.09.15 01:31
영화는 전 보고 나선 "반만 좋다 보고 싶으면 봐 근데 권하긴 좀.."이랬는데 한번쯤 다시 보고 싶어요 워낙 섬세한 영혼들이라 무디고 건조한 제가 이해 공감하진 못했지만, 놓친 것들이 많은 듯 해서요. 기찻길 장면이 안개가 꼈었나요? 영화내내 뿌연 안개가 꼈었던 것 같은 느낌으로 남아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