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회보단 눈에 띄는 참가자들도 적었고 재미도 좀 덜하단 느낌이었지만 어차피 제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멘토니까(...)


오늘 한 회 동안 대놓고 밀어준 덕도 크겠지만, 오늘은 윤상이 가장 맘에 들었습니다.

딱히 과장하거나 폼 잡지 않고 그냥 하고 싶은 말, 해 주고 싶은 말을 담백하고 성실하게 전한다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직설적으로 말 하되 진심을 담아 평가한다고나 할까요. 그걸 자꾸 독설독설 독설 배틀 독설 배틀 라랄랄라 거리며 강조해서 보는 사람 짜증나게 만드는 편집이 맘에 안 들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았어요. 특히 참가자 실력이 맘에 안 들 때의 그 솔직한 표정이 참... ^^;


합격자 중에선 딱 두 명이 기억에 남네요.

첫 번째는 이승환이 거대 메뚜기라고 놀렸던 키 큰 고등학생. 기교 없이 굉장히 진솔한 느낌으로 부르는 게 좋았습니다. 오디션 프로를 한참 보다 보니 이제 바이브레이션 팍팍 넣고 목소리에 폼을 잔뜩 잡는 스타일들은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도 별 임팩트를 못 느끼겠고 그냥 질려요; '다음엔 꼭 70-80년대 가요 부른다는 조건으로 합격' 시켰던 윤상의 판단이 맘에 들었습니다. 요즘 노래들이랑 잘 맞을 스타일은 아닌 것 같더라구요.

두 번째는 공부가 가장 쉬웠다던 영쿡 회계사분. 잘 하지만 이런 프로에서 드물지 않은 스타일인 듯 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좋고 어딘가 모르게 개성 있다는 느낌이었어요. 한 곡을 제대로 끝까지 부르는 걸 들어 보고 싶어지더군요.


그 외엔 뭐... 앞서 말 했듯이 오디션 프로를 너무 봐 버린 관계로 이제 '그냥 꽤 잘한다 싶은' 수준의 평범한 스타일 실력자들은 보고 나면 잘 기억 나지도 않구요. 슬프고 험난한 인생사 이야기들도 대부분 '간단하게 정리하고 넘어갑시다' 라는 생각만;


아.

목청 좋은 광주 탈락 여학생분 왠지 재밌고 좋았습니다. 하하.



2.

카라가 어제에 이어 또 1위를 했습니다. 

오늘은 뮤직뱅크였지요.



첫 곡으로 불렀던 'Date'.

'아, 난 카라는 학교빡세나 프리티걸 부를 때가 좋더라'는 팬들을 위한 곡입니다. 풋풋한 연애질 노랫말에 멜로디나 보컬 음색도 소녀스럽고 밝아요. 

그리고 매우 카라답게 퍼포먼스도 단순하면서 좀 오그라들고 중간중간 대열도 잘 못 맞추고 안무 타이밍도 어긋나고 삑사리도 좀 내고 그러네요(...)

물론 전 맘에 듭니다.


그리고 'Step'은...



박규리 의상 어쩔... orz

이긴 해도 어제 엠넷 무대보단 연출이든 카메라든 훨씬 낫습니다. 공중파 3사 음악 프로 중 가장 허접한 카메라 워킹으로 유명한 KBS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90% 립씽크의 위력에 힘입어 꽤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줍니다. 뭐 고 퀄리티 SM 아이돌들의 무대에 비하면 여전히 많이 부족하긴 하지만 애초에 카라 팬질은 키우는 재미(?)로 하는 거라서 말이죠. 이 정도 난이도의 무대를 이 정도 퍼포먼스로 보여주는 것 자체가 이미 감개무량인 겁니다. 얼마나 늘었는데요 얘들이. 으하하;


니콜 랩 파트가 여러모로 맘에 드네요. 막판에 언니들 다 밀어내고 주인공 포스를 풍기는 강지영양의 발전은 그냥 놀랍구요.


마지막으로 1위 소감 영상입니다.



감상 포인트는

 1) MC와 똑같이 생겨서 당연히 쌍둥인 줄 알았던 저 남자분. B1A4 멤버인데 둘 사이는 그냥 무관계(...)랍니다. 나이 차이도 여덟살이나 나네요;

 2) 1위하면 히트곡 댄스들 메들리로 보여달라는 말레이시아 팬의 부탁을 까먹고 감동에 취해 있는 언니들을 대신하여 홀로 구석에서 열심히 임무 수행하는 강지영양.

 3) 5주나 1위하고 약빨 떨어질만큼 떨어진 (게다가 오늘 출연도 안 한) 슈퍼 주니어를 가까스로 이기고도 진심으로 놀란 듯한 표정을 짓는 카라 멤버들.

되겠습니다.


뭐 다음주까지 2주 연속 1위하는 것까진 바라지도 않으니 일요일날 인기가요 1위해서 애들 기뻐하는 모습이나 보면 좋겠습니다.

얘네들 활동 첫 주에 1위한 게 이번이 처음이거든요. 소녀시대, 2ne1, 원더걸스 같은 그룹들과 엮여서 언급되긴 하지만 실제 얻고 있는 인기는 급이 달랐던 거죠.

사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이고. 아마 앞으로도 계속 그렇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만. 그게 뭐 대수겠습니까. 올 초까지만 해도 몇 달간 해체하네 마네 하며 사경을 헤매던 팀이 이렇게 멀쩡하게 나와서 오히려 더 잘 나가니 그저 즐거울 뿐이지요.


그러니 이제 좀 싸우지 말고 친하게들 지내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04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61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5474
92528 윤민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1] Weisserose 2011.09.16 1783
92527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 두가지 번역판 읽기 [12] 무비스타 2011.09.16 3161
92526 왜 나무는 가지만 잘라 심어도 자라나요? [11] management 2011.09.16 2253
92525 시네마테크 부산 건물 철거 논란 [5] Wolverine 2011.09.16 1481
92524 슈퍼스타 k 보는 데. [3] 플로즈 2011.09.16 2026
92523 영화 '파수꾼'을 봤어요..(스포는 뭐 아주약간) [6] WILLIS 2011.09.17 2237
» [바낭] 오늘 위대한 탄생 짧은 잡담 + 카라 뮤직뱅크 1위 [12] 로이배티 2011.09.17 2933
92521 헤이리에 괜찮은 까페가 있을까요? [3] 석회분필 2011.09.17 1272
92520 통증을 보고... [2] 라인하르트백작 2011.09.17 1774
92519 오늘 슈스케 3 [31] 얼룩이 2011.09.17 4538
92518 좋은 음악을 찾아요. [17] 잔인한오후 2011.09.17 2113
92517 놓치기 아까운 전시: 타카시 쿠리바야시 "In Between", 임옥상 "토탈아트", 오치균의 "감" - 이 중 둘은 이번 주말에 끝납니다. [5] mithrandir 2011.09.17 2116
92516 통증에 이어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5를 보고..(스포) [2] 라인하르트백작 2011.09.17 1419
92515 무선마우스냐 블루투스마우스냐? [3] 코기토 2011.09.17 2769
92514 음, 감기인가. [1] 전제사냥꾼 2011.09.17 762
92513 혹시 장편(掌篇)소설 좋아하시는 분 있나요? [5] 힌트 2011.09.17 1310
92512 슈스케3 - 투개월 김예림의 매력 [10] Robert Frost 2011.09.17 5241
92511 씬과 시퀀스. [2] 개소리월월 2011.09.17 1858
92510 역대 걸그룹 1위 모음 ^^ [10] 감동 2011.09.17 3697
92509 부산영화제 이야기 - 남포동에서 아예 영화가 상영되지 않는다구요?! [7] 바이엘피아노 2011.09.17 171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