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지가 철철 흐르는 영상자료원 1층 배너) 

프로그램 소개 페이지는 아래 링크를 만져주세요.

http://www.koreafilm.or.kr/cinema/program/category_view.asp?g_seq=69&p_seq=429



그러니까 80년대에 로드쇼가 창간되기 이전에 한국에는 스크린이 유일한 대중 영화잡지이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한국영화의 평균제작비가 1억을 밑돌았고 한국영화가 서울관객 10만을 돌파하면 흥행작으로 대접받던 시절이었죠.

100만 단위의 관객동원은 상상하기 힘든일이었고 더군다나 한국영화가 그런 관객동원을 해낸다는건 정말 상상속에서나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언젠가 스크린의 기자 잡담란에 2000년의 한국 영화계 상상이라는 작은 꼭지가 있었는데 한국영화들이 외화의 흥행성적을 압도하고,

100만 관객이 한국 영화에 몰리는 상상 같은 문구에 코웃음을 치기도 했었죠.

그런 a long time ago in a galaxy far, far away

발음마저도 뭔가 간지가 철철넘쳐 일단은 거장일것 같은 기운이 팍팍 풍기는 일본의 명감독이라는 사람의 이름을알게되었으니 

이름하야 구로사와 아키라!

안전지대의 셔츠를 입고 소녀대 멤버의 이름을 외우면 매국 쪽발이 취급받던 그 시대에 어쩐지 그 이름만큼은 반일정서 마저 뛰어넘는 범접할 수없는

신성 그 자체와 같았습니다.

이것은 우리나라에도 이런 명감독 하나쯤있어도 좋지 않습니까?의 수준에서 보는 부러움의 시선이 아니라 

그것을 초월한 한 인간으로서, 영화감독으로서 다다를수 있는 정상에 올라간 이름이 주는 아우라였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충격적이고 어린마음에 울분과 부러움을 한꺼번에 안겨주었던 장면은 199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였습니다.

인디아나존스와 스타워즈가 인생의 전부였던 꼬꼬마에게는 신과 다름없던 조지루카스와 스티븐 스필버그가 무대에 올라 

존경과 애정을 가득 담은 얼굴로 소개하던 남자의 이름도 구로사와 아키라였습니다.



(그러니까 루카스와 스필버그가 New KIDS on the Block으로 불리던 때도 있었습니다....)


이후 일본 문화에 대한 단계적 개방조치가 취해지면서 아키라의 영화들은 잡지속에서 평론가들의 찬양으로만 접할수 있었던 이름에서 우리앞으로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영화의 신이라 불리우던 그 이름, 텍스트속에만 묻혀 찬양과 경배의 대상으로만 불리워지게 되었던 그이름을 이번 한국영상자료원의 

구로사와 아키라 탄생 100주년 특별전(앞으로는 편의상 줄여서 AK100이라고 표기하죠)을 통해 만나보게 되었습니다

상영작들에관한 충실한 리뷰들은 이미 다른 분들이 회원리뷰란을통해 해주신것들이 있으니 저는 단편적인 감상정도만 쓰는것으로 하겠습니다.


1. 7인의 사무라이(1954)

AK100의 개막 이벤트는 라쇼몽 복원판이었지만 주말의 첫상영작이었던만큼 7인의 사무라이가 관객들의 반응과 기대를 예측할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영상자료원의 매진 사태(?)가 무척이나 드물었던만큼 여유있게 극장을 찾은 관객들중에서는 매진으로 인해 발길을 돌리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줄거리는 대충들 다 아실테니 스킵하고;

만약, 일본 전국시대의 민중의 삶과 계급갈등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을 시도하려면 어떤 텍스트에 먼저 접근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있다면 

저는 '닥치고 7인의 사무라이'라고 말하겠습니다. 과장섞인 발언이지만 이 영화는 그만큼 풍성한 이야기와 인물, 갈등을 담고 있으면서도 엔터테인먼트로서의

'영화'라는 본분을 잊지 않습니다. 할말 다하고 보여줄거 다보여주면서 느긋하게 흘러가는 전통적인 방식의 서사구조속에서 인물들의 개성을 놓치지 않고 

갈등을 쌓아가다가 마지막의 액션속에서 폭발시키는 힘을 직접 스크린에서 만나보셔야 그동안 텍스트로만 접했던 이영화에 대한 찬사들을 이해 하실수 있을것 같습니다.

같이 본 동행의 말로는 구로사와 아키라가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은 시니컬함 그자체인것 같다고 평했는데, 연애도 모름지기 뜨겁게 사랑해봐야 헤어진 다음에

철천지 원수가 되는 법이듯 기저에 깔려있는 인간에 대한 연민과 애정이 잘 녹아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미후네 도시로가 맡은 키쿠치요 캐릭터가 가장 활발하고 관객들의 즐거움을 이끌어 내는데요, 영화내내 어디서 본 인상이라고 고민했는데

결국 '머리 염색한 노홍철 같다.'라는 쪽으로 일행들과 합의 봤습니다.

미후네 도시로의 캐릭터는 이후의 일본 대중문화속에 등장하는 건들거리는 열혈캐릭터의 전형이 저기서 시작된게 아닐까 하는 의심을 자아내게 합니다.

대충 전국시대버전의 강백호 (노홍철 코스프레한;;)같습니다.  아직 7/14일에 관람하실 기회가 남아 있습니다.


2. 란 (1985)

리어왕이야기는 지겨우니까 거두고요...

그냥 이 문장으로 대신 하겠습니다.

꼭 극장에서 보셔야 할 영화입니다. 꼭!꼭!꼭!꼭!꼭!꼭!꼭!꼭!꼭!꼭!꼭!꼭!꼭!꼭!꼭!꼭!꼭!꼭!꼭!꼭!꼭!꼭!꼭!꼭!꼭!꼭!꼭!꼭!꼭!꼭!꼭!꼭!꼭!꼭!꼭!꼭!꼭!꼭!꼭!꼭!

고양이를 팔고 할머니를 저당잡혀서라도!!


기타

-상영작들은 모두 [공짜]입니다. 하지만 인기로 봐서는 주말 상영작들은 예매가 안전하실듯 합니다- 현장 매표소에서 1주일치 까지 가능합니다.)

-영상자료원에서 발간한 프로그램북은 공짜로 가져가기 미안할 정도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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