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잃는 다는 것은 과연.

2011.09.21 15:25

rwu 조회 수:3771

얼마 전 가깝지는 않으나 자주 얼굴을 보는 분이 자녀를 잃으셨습니다.

일상과는 다른 일 들이 우연히 연결되어 사고로 이어진 상황을 듣고 있으니 참 허탈하면서도 무섭더군요.

일반적으로 장례식장에 가면 의례적으로 상주와 맞절을 하면서 '얼마나 상심이 크십니까..'  뭐 이런식의 인사를 하게 되는데

도저히 입이 떨어지질 않더군요. 다른 분들도 다 마찬가지였고요.


(당연한 일이겠지만)영정 사진도 스냅 사진에서 확대한 장면.

일상의 즐거운 순간이 영정 사진으로 담긴 모습을 보는 것 만큼 무서운 일이 또 있겠나 싶었습니다.


어머니를 일찍 보내드린 경험이 있긴 하지만 자식의 입장에서 부모를 보내드리는 것과 부모 입장에서 자식을 보내는 건 완전히 다른 얘기인듯 해요.

상상하기도 싫거든요.


이 험난한 세상. 그저 건강하게만 자라주면 그 이상 아무것도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그려..(오늘 퇴근하고 애들 밥 먹일때 쯤이면 바뀔 생각이겠지만.. "야 이눔들아~~!!")

그리고 이런 일 접하게 될 때마다 떠오르는 가슴 아픈 시.

산이 저문다.
노을이 잠긴다.
저녁 밥상에 애기가 없다.
애기 앉던 방석에 한 쌍의 은수저
은수저 끝에 눈물이 고인다.

한밤중에 바람이 분다.
바람 속에 애기가 웃는다.
애기는 방 속을 들여다본다.
들창을 열었다 다시 닫는다.

먼- 들길을 애기가 간다.
맨발 벗은 애기가 울면서 간다.
불러도 대답이 없다.
그림자마저 아른거린다

- 김광균 '은수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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