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28 21:51
한 이십년전 어느 헌책방에서 사왔던 소설인데 구입당시에도 새책은 아니었어요. 세로쓰기로 되어있었고 현대프랑스작가의 단편선을 묶어서 페이퍼북형식으로 나왔던거 같습니다. 이십편에 가까운 단편이 실렸는데 몇편읽는 중에 없어졌습니다.
두 개 작품이 기억에 남는데 하나는 '검은 까마귀'라고 소년인가 소녀가 까마귀 등을 타고 하늘 높이 나르는데 어느 높이를 통과하자 온세상이 그냥 푸른 색으로 보이게 되고 등에 탄 어린아이가 이게 뭐냐고 공포에 떨며 물으니 '이게 영원이다.."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나중에 어린아이가 다시 그 공포를 느껴보고 싶어서 다시 날자고 하자 까마귀는 거절하고 영원을 보여줬던 그 경험마저 없었던 일인양 시치미를 떼죠.
그리고 늙은 노파가 개 여러마리와 사는데 가난하고 고립되어 있어서 산속에서 혼자 생활하죠.
장이 들어서면 개들을 데리고 마을로 가는데 푸줏간에서 간을 달라고 해서 먹이로 줍니다.
그날따라 불쌍한 노파를 동정해서 간을 많이 주는데 노파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추위와 피로로 쓰러지게 되고 굶주린 개들은 보따리의 간을 먹고 맴을 돌다가
주인의 옷을 물어 뜯어서 나체로 만들어버리죠.
후에 얼어붙은 시체를 발견하는 데 그 기묘한 사건에 사람들은 노파의 신원따위는 모르고 그냥 아름다운 소녀의 시신으로 여깁니다.
그리고 정말 가물가물한 단편인데 늙은 노인이 갑자기 등장한 아름다운 여자와 같이 사는데 여자의 정체가 묘해요. 숯굽는 미인?
결국 집을 나와 눈속을 해매다가 쓰러져 죽는데 죽은 이의 벌린 입에 눈이 들어가는 장면만 선명합니다.
읽어보신분 계신가요? 제목만이라도 알 수 있을까요. 혹시 작자라도..
2011.09.28 21:59
2011.09.29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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