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은 비가 그쳤네요. 문학구장은 어떠려나... 가족 피크닉으로 가려고 했던거라 야구 자체보다도 사실 놀러가는 게 목적인데 비는 안와도 날씨가 꾸리꾸리하면 가는 분위기 안잡힐듯 해서 우울해요. ㅠㅠ

 

요즘 오마이뉴스에서 김은식 기자가 연재를 합니다. 프로야구 30년사라고 할 수 있는데, 연도별로 빅 이벤트 하나씩을 잡아 특유의 글솜씨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1994년의 주제는 "현대 피닉스"의 탄생이네요. 당시 학생이었고, 아마 당시가 제가 야구를 가장 열심히 본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야구판 돌아가는 정치를 잘 이해하지 못할 때임에도, 현대 피닉스라는 괴물의 탄생은 대단히 충격적이었어요. 당시 현대가 돈질로 낚아낸 최대어로 꼽혔던 연세대의 문동환이 승리투수 특유의 포즈(두 손을 올리며 만세~)를 취하고 있던 사진이 기억에 남네요.

 

글에 묘사된 돈들을 보면 지금 봐도 억소리 납니다. 최대어급은 3억. 그럭저럭인 선수들에게도 1억 이상. 글에서 묘사되다시피 불과 1년 전에 엘지에 입단한 유지현이 받은 계약금이 7천이었는데, 이듬해에 현대에 입단하려다 삼성으로 발을 돌려 걸사마가 된 김재걸이 받은 돈은 2억1천. 당대의 에이스였던 이상훈 역시 입단 당시 1억 8천 정도의 계약금을 받았던 걸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돈질.

 

기사에서는 이게 기존 구단들이 현대의 리그 가입금으로 400억 이상을 요구하자 정주영 회장이 빡쳐서 "그러느니 제2 리그를 차려버리겠다"고 질러댄 돈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결국 나중에 현대가 태평양을 인수하며 지불한 금액이 470억이었다는 데에 이르자 이건 뭔 삽질이었던 게냐 싶기도 하네요. 뭐 물론 가입금만 400억이면 기타 창단비용 합치면 470억보다 더 들었겠지만요. 빙그레 가입 때에 비해 엄청 올라버린 시세를 정주영 회장이 결국 받아들이긴 했었나보네요.

 

거 참... 당시 프로야구 8개 구단과 혼자서 돈싸움을 벌이며 선수들을 싹쓸이해 프로의 선수 공급선을 끊어버리면서 프로를 위협했던 현대의 위엄을 생각하면... 현대 유니콘스가 모기업의 경영난으로 넘어가고, 해외파 지명때 김병현을 지명하자 "현대가 김병현을 사는게 아니라 김병현이 현대를 사겠다"는 조롱이나 듣고, 지금은 아예 없어졌으니... 인생 몰라요.

 

하지만 구단들의 뭐 그렇고 그런 돈질과 비지니스보다도... 해당 기사를 보다보니 선수들의 이름에 눈이 가고 안타깝네요. 나중에 프로로 올라와 활약한 선수도 있고, 올라는 왔지만 사그라든 선수도 있고, 아예 주저앉은 선수들도 보이는데, 사람 일 모르는 거지만 이들이 순탄하게 프로로 자리를 잡았다면 그 중 몇명은 개인적으로 더 화려한 시절을 보낼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어서 말이죠. 문동환, 안희봉, 문희성, 조경환, 임선동, 강혁, 그 외 여러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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