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통증, 의외로 괜찮았어요.

2011.09.30 08:18

감자쥬스 조회 수:1645

별로 호감가지 않는 두 배우에 관심없는 원안 제공자, 오글거리고 투박한 남성영화 전문감독의 신작이라

땡기진 않았습니다. 되도록 한국영화는 챙겨보려고 하기 때문에 본건데요. 극장가 비수기에 도가니 개봉전까진

막강한 경쟁작도 없어서 이 정도 관객을 모았는데도 한달 가까이 상영할 수 있었던것같아요.

앞으로 1~2주 정도 더 버티고 막내릴것 같네요. 한달가까이 상영을 하길래 뒷심 발휘해서 흥행 좀 되나 싶었는데

100만명은 커녕 80만명도 안 봤네요.

저희 동네는 이번 주 부터 관객 제일 안 오는 시간대에만 상영회차가 배치됐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이 작품 괜찮네요. 생각보다 덜 투박하고 덜 인위적이었어요. 강풀 원작 영화들이 하나같이 닭살돋고

작위적인 감동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아서 견디기 힘들 때가 많은데 이 작품은 강풀이 원안을 제공해서 그런지

아니면 감독의 연출솜씨 덕인지 기존의 강풀 원작 영화들에 비하면 감정굴곡이 자연스럽고 깔끔했습니다.

곽경택이 이런 식의 가슴 찡한 사랑이야기도 만들 줄 아네요. 의외였어요.

특히 그의 장기인 남자배우 살려주는 연출은 내공이 느껴집니다. 권상우 연기 좋았거든요. 

몇몇 장면에선 감동적이기도 했고. 정려원 연기도 괜찮았어요. 정려원은 눈물연기에 있어 항상 감정과잉이었는데

이 작품에선 절규하는 장면이나 우는 장면에서 어느 정도 조절이 됐습니다.

 

고등학교 때 반에 혈우병 환자가 있었어요. 남자애였는데 결석하는 날도 잦았고 체육시간이나 여러 분야에서

열외됐었죠. 1년 365일 출석기록부에는 '혈소판 부족'이라고 가로 치고 써있었죠.

한번은 코피가 났는데 별 일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바로 병원에 가더군요. 멈추질 않았거든요.

다행이 아이들과 잘 섞여 어울렸고 배려해줬습니다.  

정려원 캐릭터를 보면서 학창시절 때 그 아이를 떠올리며 봤어요.

영화 속에선 20살 넘긴 혈우병 환자가 세상에서 7명 밖에 없다고 하는데 그 아이는 잘 살고 있을지...

 

관객 없는 낮시간대에 보긴 했지만 관객이 저 혼자였어요.

 

암튼 영화는 괜찮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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