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재활데이즈. 구월 말 퇴원 후 아부지님 집에 얹혀 살며 매일을 노닥이고 있습니다. 아부지님이 꿈꾸며 브리핑하셨던 대로 아부지님의 그녀와 저와 아부지님

셋이 알콩달콩 행복 가족놀이를 할 수 있으리란 기대는 애초에 안했지만, 오오 이거슨 상상 이상이군요. 이 나이에 신데렐라 놀이를 하고 있어요, 참 가지가지 하는 인생. 

뭐,  새삼 이런저런 것들 때문에 속상하거나 하진 않습니다. 이런 관계에서 섭섭한 매 순간마다 화내고 동동 구르기엔 전 꽤나 날긋하니 닳고 늙었;;어요.

 

   다만, 이 집에 얹혀 살며 더더욱 확고해진 결심 하나가 있는데, '아 역시 난 절대 절대로 결혼 안 해!!!' 임미다.

뭐 울 나라 결혼이란 게 본인들이 좋다고 와 우리 같이 살까, 그를까, 그르자, 꺄아꺄아 하면서 동거 들어가면 끝인 게 아닌지라, 이런저런 전반적인 사항을

짚어봤을 때 전 아마 노말한 가정에서 자란 총각과 노말한 절차를 밟아 결혼하긴 힘들 거라고 생각해요. 그릏다고 결혼을 안하겠다는 게 '음 난 울나라에선 결혼하기

힘든 조건이니까, 안될거야 아마'라는 맥락에서의 지레 포기는 아니고, 좋은 파트너를 만나 여건이 된다면 굳이 결혼으로 엮이지 않아도 오래오래 잘 지낼 수도 있지

않을까, 어렴풋한 상상은 하기도 하죠. 이런 쪽을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생각하기엔 전 또 아직 좀 어리니깐요...u_______u(응?)

   그런데, 역시 결혼 안하고 평생 연애만 하며 지내고 싶다는 건 너무 순진한 꿈인가 싶어요. 블로그 스톡질하는 분이 있는데, 올해 서른여섯의 독신주의자죠. 그분이

'결혼도 안 할 건데 연애를 하는 건 상대에게 민폐인 듯해서 서른 이후로는 연애를 안 한다'라는 내용의 포스팅을 하셨더군요. 어어...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방향의

사고여서, 좀 벙쪘어요. 물론 사람 일은 케바케니까 저게 무조건 맞다고 단언할 수야 없겠지만, 결국 살다 보면 저 얘긴, '전반적으로 맞는 얘기'가 되는 거 아닐까 해서.

 

   사고가 여기까지 이르니, 전 제대로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지내는 자신의 미래를 상상한 적도 없지만, 그렇다고 결혼 안 한 채로 계속 연애만 하며 혼자 지내는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그려본 적도 없단 사실을 깨달았어요. 역시 좀 이상한 형태의 삶인가? 아니 그보다 일단, 평생 연애라는게 가능하긴 한거야????

   ...음, 전 상당히 짙은 농도의 연애형 인간이긴 하지만, 이래저래 여의치 않을 듯싶으면 닭튀김특공대님과 굶은버섯스프님께 사사받아 '사랑의 깍쟁이'로 체질을

변화(일까요 '개선'일까요?)시키는 것도, 제 근미래 선택지에 넣어두겠습니다. 일단 결론 끗!(모야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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