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방향]

제가 나이를 먹는 건지, 아니면 홍상수 영화가 변하는 건지, 아니면 둘 다 인지는 모르겠지만, 대개 홍상수의 작품들을 무심 반 흥미 반으로 지켜보던 저에게 [하하하][옥희의 영화]는 작년을 대표할 한국 영화들 중 하나로 다가왔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추석 연휴를 전주에서 보내는 동안, 전주 디지털 독립 영화관에서 본 영화를 보기 전 어느 정도의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결과는 딱 기대한 정도 만큼이었고, 관객들과 함께 저는 자주 낄낄거리면서 느긋하게 영화를 즐겼습니다. 물론 술 마실 때 대개 바에서 칵테일 몇 잔 시키면서 혼자 시간 보내는 걸 선호하는 저보다 이 영화를 더 즐길 분들이 많으시겠지요. (***)





[도가니]

무진에 내려와 그곳의 장애학교 자애학원의 새 미술교사로서 부임하게 된 인호는 정착한 지 얼마 안 되어 그 학교 이면에 놓인 끔찍한 진실과 대면하게 됩니다. 학교 학생들이 학대 뿐만 아니라 성폭력까지 당하고 이는 일부 교사들뿐만 아니라 교장도 책임이 있음을 알게 되지요. 이를 안 인호는 전번에 우연히 알게 된 인권 센터 간사 유진과 함께 아이들을 보호하면서 이들에게 저질러진 짓을 고발하려고 하지만, 안개로 둘러싸인 무진의 풍경을 보다 보면 재판 장면이 시작되기 전에도 안 좋은 예감은 들기 시작합니다. 공유를 처음 접했기 때문에 뭐라고 판단할 수 없겠지만, 일단 그는 그리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인호가 밋밋하게 다가오는 건 각본 탓이 더 큽니다). 정유미도 마찬가지라고 자신이 맡은 평면적 캐릭터에 갇혔지만 연기는 공유보다 더 편안합니다. 이미 여러 분들께서 언급하셨듯이, 이들보다도 훨씬 인상적인 연기자들은 세 피해자 학생들을 연기한 김현수, 백승환, 정인서이고 이들 덕분에 영화는 여러 두드러진 결점들을 극복하면서 우리도 영화만큼이나 실제 사건에 대해 화나게 만듭니다. (***)





[킬러 엘리트]

전문 킬러인 주인공 대니는 자신의 선배 겸 동료인 헌터와 함께 일을 잘 해왔지만, 이제 그도 여느 액션 영화들에 나온 킬러 주인공들처럼 자기 일에 지쳤고 그래서 은퇴하기로 마음먹습니다. 한데 그게 액션 영화들에서 어디 쉬운 일이겠습니까? 얼마 안 되어 거부할 수 없는 의뢰가 그에게 들어오고, 선배를 구하기 위해 그는 오만의 부족장 아들들 죽음에 책임 있는 전직/현직 SAS 요원들을 제거해야 합니다. 하지만, 뒤탈 없게 하기 위해 목표물들의 죽음을 사고사로 위장하는 것도 그런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낌새를 느끼고 뒤쫓는 전직 SAS 요원 스파이크가 끼어드니 일이 좀 힘들어지지요. 영화는 그럭저럭 볼만한 액션 영화인 가운데, 제이슨 스태섬과 클라이브 오웬은 자신들이 뭘 하고 있는 지 잘 알고 있습니다(품격 차이가 좀 있을 뿐이지 둘 다 영국산 터프 가이 연기에 이골이 나 있지 않잖습니까). 로버트 드니로는 그냥 출연만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지만, 이런 걸 느긋하게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군요. (**1/2)






[컨테이젼]

스티븐 소더버그의 신작 [컨테이젼]은 전 세계적 규모의 보이지 않은 재앙이 어떻게 퍼지는 지를 가까이에서 관조함으로써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손 씻는 것의 중요성을 알려 줍니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신종 바이러스가 교통수단 발달로 좁디좁아진 지구촌 구석구석으로 널리 퍼지는 건 기본이고, 단지 한 번 손 대는 것만으로도 전염되는 모습은 소름끼치지요. 기본적으로 스릴러이긴 하지만, 영화는 서두르지 않으면서 상황이 어떻게 나쁘게 돌아가고 그리고 영화 속 주인공들이 어떻게 상황을 타개하거나 혹은 헤쳐 나가려는 모습을 차분하게 사실적으로 보여 주는 모습에서 재미가 나옵니다. (***)





[카운트다운]

처음 홍보를 접했을 때는 액션 스릴러 쯤이 아닌가 싶었던 [카운트다운]은 의외로 보는 동안 웃음이 많이 나왔습니다. 영화는 좋은 장면들 여럿이 있는 잘 만든 작품이고, 전도연의 능청맞은 팜므 파탈 연기와 정재영의 시치미 뗀 하드보일드 연기 간의 호흡도 좋을뿐더러 조연들도 각자 맡은 역할에 충실하니 시간이 금세 갔습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결말쯤에 가선 이야기와 캐릭터들이 신파에 발목 잡히면서 감상적이 되니 제 시계를 보게 만들었고 제 옆의 커플 관객도 툴툴거렸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전반적으로 꽤 웃으면서 봤고 전도연의 코미디 연기가 반가우니 눈 딱 감고 별 세 개를 줍니다. (***)






소중한 날의 꿈]

애니메이션 [소중한 날의 꿈]1970년대를 정겹게 회고하고 있습니다. 저의 사촌 누이들이 [써니]가 저보다 더 가까이 다가오듯이 그 당시에 고교생이셨던 저의 어머니가 본 작품을 저보다 잘 이해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주인공인 여고생 이랑과 그녀 곁에 있는 그녀의 서울 전학생 친구 수민, 그리고 똑똑하지만 순박한 남자 친구 철수를 두고 이야기를 잔잔하게 풀어나가면서 그 시대를 대변하는 여러 가지 것들을 보여주면서 그 시대를 잘 전달한 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써니]와 달리 과거에만 머물러 있어서 아쉬움이 들지만(전 그들이 나중에 뭐가 되었을지 궁금해 했습니다), 말끔하고 착하면서 동시에 느긋한 흥미와 함께 감상할 수 있습니다. (***)






[믹의 지름길]

[믹의 지름길]의 주인공들은 1845년 새 터전을 찾아 오레곤의 어느 황량한 벌판을 거쳐 가고 있는 중인 사람들입니다. 설정만 들으면 딱 서부극 영화들과 그에 따른 소재들이 줄줄 떠오르지요. 하지만 [웬디와 루시]의 감독 켈리 라이크하트는 기존 서부극 영화들과 좀 다른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일단 1:37 화면 비율이 눈에 띠는 가운데, 영화는 10명도 안 되는 배우들의 모습을 황량한 자연 배경 속에서 지켜보면서 느릿하게 이야기를 전개하지요. 영화를 보실 때 약간의 인내가 필요하겠지만 촬영 감독 크리스 블로벨트가 담아낸 황량한 아름다움 그리고 미셸 윌리엄스, 브루스 그린우드, 폴 다노, 윌 패튼, 셜리 헨더슨 등 배우들의 과시 없는 사실적 연기엔 흡입력이 있습니다. (***)

 






[음모자]

1865, 미국 남북 전쟁이 끝난 지 얼마 안 되어서 링컨 대통령이 암살당하고 곧 이 일을 꾸민 주모자들이 사살당하거나 체포되었습니다. 체포된 사람들 중 한 명은 이들에게 모일 장소를 제공해 준 혐의자로 몰리게 된 메리 서랏이었는데, 그녀가 정말 음모에 가담했는지 확실치 않은데도 이미 미국 정부는 다른 주모자들과 함께 그녀에게 유죄판결 내릴 준비를 하고 있고 주인공 에이컨은 메릴랜드 상원의원 존슨의 지시로 그리 내키지 않아하면서 그녀를 변호하게 됩니다. 로버트 레드포드의 최신작인 [음모자]는 전반적으로 평범하지만, 요즘에도 생각해볼 만한 여지가 많은 주제가 이야기 안에 있을뿐더러 얌전한 틀 안에서 진행되가는 이야기 자체도 좋습니다. 제임스 매카보이, 로빈 라이트, 케빈 클라인, 그리고 톰 윌킨슨과 같은 실력파 배우들이 맡겨진 역할에 충실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보기 좋지요. (***)

 

 






[의뢰인]

[의뢰인]은 지루하지 않았지만, 자동 타이머 장치에 의해 이야기가 한 단계 한 단계 씩 전진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주인공인 변호사 강성희는 의문들로 둘러싸인 살인사건의 용의자 한철민을 변호하게 됩니다. 처음엔 간단히 풀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미 이상한 점들이 많은 사건은 가면 갈수록 중요 부가 정보들이 툭툭 튀어나오고 그런 동안 강성희는 의뢰인이 무죄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감지하고 그런 가운데 옛날부터 알고 지낸 검사 안민호와 법정에 부딪히지요. 법정 장면들에서 간간히 어색한 편이지만, 2년 전에 본 [이태원 살인사건]의 그 뻣뻣한 대사 처리("무슨, 시나리오, 같을 수, 있겠습니까, ?"는 제가 두고두고 놀려 먹곤 했지요)를 잘 기억하는 저에겐 비교적 많이 개선된 편입니다. 여전히 이야기 속의 그 작위적 느낌, 그리고 미드 법정물을 따라한다는 생각(영화의 후반부에선 [보스턴 리걸]의 한 에피소드에 나온 수법을 그대로 따오기도 합니다)을 떨쳐 버릴 수 없는 게 문제이지만 말입니다. (**1/2)

 






[템페스트]

줄리 테이머가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작품인 [템페스트]를 영화화한다고 할 때 저는 어느 정도 기대되었습니다. 전에 셰익스피어의 다른 희곡을 갖고 만든 [타이터스]에서 그녀는 상당한 성과를 올렸었으니까요. 한데, 유감스럽게도 테이머는 [타이터스]에서처럼 이야기에 과장스럽게 접근하면서 헛발 디뎠습니다. 원인은 셰익스피어의 두 작품들을 비교만 해도 훤히 보입니다. [타이터스 앤드러니커스]는 이름을 알리려고 애쓰는 재능 있는 신인 작가의 작품이었고 분주하게 피비린내 나는 막가파 복수극이었지만, [템페스트]는 관객들에게 작별을 고하려는 늙은 거장의 작품입니다. 음모와 계략들이 있긴 하지만 바다 한 가운데 섬에서 이 요소들은 로맨스와 함께 여유롭게 이리 저리 굴러가다가 결말에서 모두 모여 꽤 화목하게 끝을 맺지요. 이런 느긋한 이야기를 특수효과 등으로 과하게 힘을 주다보니 영화는 상대적으로 흐느적거리고 결말은 맥 빠집니다. 연극 원작 영화들이 대개 그러듯이, 본 영화를 위해 모인 실력 있는 배우들은 보기 좋은데, 특히 원작의 프로스페로 역에 헬렌 미렌을 캐스팅은 한 건 정말 근사한 아이디어입니다. 이들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연기한 걸 대신 보는 게 더 재미있을 것 같군요. (**1/2)







[사운드 오브 노이즈]

스웨덴 영화 [사운드 오브 노이즈]는 단편 [Music for One Apartment and Six Drummers]을 장편 영화로 확장한 결과물입니다. 단편에서는 아파트 건물을 무대로 6명의 별난 음악가들이 갖가지 방법으로 소동을 벌였다면 장편에서는 무대가 넓어져서 한 도시를 무대로 이들은 4 가지 음악 테러를 차례차례 자행하고 이에 당연히 경찰이 그들 뒤를 쫓지요. 벌이는 짓들 규모가 커지다보니 이들이 하는 게 공공 민폐라는 생각이 간간히 들지만(영화에서 경고하듯이 함부로 따라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이들이 갖가지 소음들로 음악을 만들어내는 순간은 재미있습니다. (***) 






[리스본의 비밀]

얼마 전 사망한 라울 루이즈 감독의 [리스본의 비밀]은 긴 이야기입니다. 원래는 6부작 미니시리즈인 걸 좀 더 가지치기한 본 영화의 상영시간은 4시간이 넘지요. 듣기엔 지루할 것 같지만, 카밀루 카스텔루 브랑코의 19세기 소설을 원작으로 한 본 영화를 보는 기분은 두껍지만 재미있는 소설 한 편을 죽 읽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19세기 포르투갈을 무대로 한 신부와 그가 아끼는 한 소년을 시작으로 해서 영화가 이 이야기에서 저 이야기로 또 다른 이야기로 사방팔방 흥미진진하게 시공간 안으로 퍼져다가는 걸 보면 상영 시간이 괜히 4시간 넘는 게 아니란 게 느껴집니다. 의상, 세트, 촬영 면에서도 영화는 풍성한 볼거리이고 그 안에는 많은 캐릭터들이 왔다 갔다 하면서 소설에서나 가능할 법한 우연들과 뜻밖의 비밀들로 우리를 간간히 놀라게 하곤 합니다. 그러다가 어느 덧 결말에 다다르면 프루스트 소설에서의 느낌이 환기되면서 주인공들에게 시간 많이 흘렀다는 생각이 듭니다. (***1/2)  






[서브마린]

우리의 어린 주인공 올리버는 삐딱한 끼가 있는 전형적인 성장 드라마 십대 주인공입니다. 집에서는 부모님이 갈라질지 모르는 상황을 감지하고 이를 자기 나름대로 해결하려고 하는 가운데, 학교에서는 중2병 가까운 몽상에 빠지기도 하다가 자신만큼이나 삐딱한 여학생과 가까워지게 되지요. 이 두 줄거리가 어느 정도 예상할 법하게 돌아가는 동안, 감독 리처드 아요데는 올리버의 해양생물학자 아버지만큼이나 침울한 이야기를 재기 넘치게 다룹니다. 올리버를 맡은 크레이그 로버츠와 상대역인 야스민 페이지도 좋은 한 쌍인 가운데, 샐리 호킨스, 노아 테일러, 그리고 패디 콘시다인은 든든한 조연들입니다. (***) 






[빌 커닝햄 뉴욕]

본 다큐멘터리의 주인공 빌 커닝햄은 80세가 넘었는데 불구 뉴욕에서 계속 활동 중인 뉴욕 타임즈 지의 패션 사진작가입니다. 오래 전부터 뉴욕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주목할 만한 패션들을 그의 카메라에 꾸준히 포착해 온 그는 정말 일 밖에 모르는 사람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카네기 홀에 있었던 그의 사무실 겸 거주지는 그가 모은 사진 자료들을 담은 캐비닛들로 꽉 차 있고(세면은 건물 화장실에서 하시더군요), 본 작품을 만들 때도 여전히 일하느라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느라 분주한 할아버지이지요. 그가 거리에서 찍은 훌륭한 사진들을 들여다보면 뉴욕 패션이 어떻게 세월을 따라 변화해왔는지를 생생히 볼 수 있는가 하면, 그를 아는 사람들의 인터뷰들, 그리고 그가 실제 일하는 모습을 보다 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걸 열심히 하면서 행복해 하는 사람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평생 독신인 그의 사생활은 어떨지 몰라도(사실, 그의 사생활은 거의 없는 거나 다름없습니다) 이렇게 단순하면서도 알차게 사는 사람은 흔하지 않으니 부럽습니다. (***1/2)







[언피니시드]

존 매든의 [언피니시드]2007년에 만들어진 동명의 이스라엘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입니다. 1965년 연말, 영화 주인공들인 세 모사드 요원들 레이첼, 데이빗, 그리고 스테판은 은밀히 동베를린에 잠입해서 악명 높은 나치 전범을 생포하라는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었는데, 일은 새해 전야에 여차저차해서 그를 사살하는 것으로 종결되었고 귀국한 그들은 국가 영웅 대접 받았고 어느 덧 세월은 흘러 레이첼과 스테판의 딸이 그 일을 갖고 책을 썼고 다시 그들은 주목받았습니다. 문제는 이 셋에게는 한 명만 빼고 다른 사람들이 절대 모르는 비밀이 있었고 이제 그 비밀이 드러날 위기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일단 영화는 1965년으로 넘어가면 재미있습니다. 쥐도 새도 모르게 일을 해치우는 과정이나 계획에 차질이 생겨서 캐릭터들 간의 갈등과 긴장이 고조되는 모습은 탄탄하고 배우들도 좋습니다. 한데, 이 부분의 이야기가 끝나고 난 후, 현재 부분에서 뒷정리를 하려고 하면서부터 영화는 힘이 딸리기 시작합니다. 헬렌 미렌, 톰 윌킨슨, 키어런 하인즈과 같은 고참 배우들이 존재감을 발휘함에도 불구 이 부분은 덜 흥미롭고 결국엔 서투르게 이야기를 끝맺습니다. 현재와 과거 사이의 균형을 좀 더 잘 조절했으면 더 나았을 것입니다. (**1/2)

P.S.

영화 보면서 캐스팅 잘못했구나 하는 생각이 내내 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샘 워딩턴보다는 마르톤 쵸카쉬가 더 키어런 하인즈와 닮아 보이거든요






[리얼 스틸]

예고편 볼 때부터 영화가 다른 영화들에서 이것저것 빌려 왔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리얼 스틸]은 정확히 그 수준이었습니다. 의외로 보는 동안 어느 정도 선에서 호감이 서서히 들기 시작했고 결국에 가선 전 본 영화가 [트랜스포머 3]에 비하면 덜 해롭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

 







[투혼]

[리얼 스틸]을 보고 나서 바로 다른 상영관으로 직행해서 또 다른 못난 남자 주인공의 갱생을 다룬 영화 [투혼]을 보는 건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롯데 자이언츠 선수인 윤도현은 행동거지부터 인간말종이 따로 없습니다. 경기장 안에서는 오만방자한 건 기본이고 경기 중에 상대방 선수 자극해서 싸움판 벌어지게 해서 1군에서 2군으로 떨어지고, 집에서는 아내 속 썩일 짓들 다 해오다가 아내는 참다못해 그를 쫓아냈지요. 이래도 그는 여전히 반성 안하고 깽판 계속 치다가 어느 날 한 불행한 소식 때문에 그는 개심하기로 마음먹지요. 이처럼 줄거리는 참 뻔하지만(참고로 전 영화 줄거리 읽을 때부터 볼 관심이 절로 줄어들었습니다), 영화는 그런 뻔한 이야기와 캐릭터들을 갖고 코미디와 신파를 잘 배합해서 정말 개XX 수준으로 못난 남자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전달했고, 그리하여 저와 관객들은 어느 분이 데려오신 애들 때문에 간간히 짜증이 났음에 불구하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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