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11 19:50
며칠 전 명동에 나갔다가 우연히 중앙시네마 옆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극장 내부에 있던 가구들이 바깥에 어지럽게 쌓여 있었고 매표소가 있던 자리에 붙어 있는 작별 인사말이 뭐라할 수 없는 묘한 느낌을 자아냈어요. 이미 여러 달 전에 폐관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바깥에 아무렇게나 쌓여 있는 가구들을 보니까 아! 이젠 정말 폐관이 되는구나 하고 피부로 느껴졌어요. 학창시절부터 영화를 유달리 좋아했던 저에게 이곳은 거의 마지막 남은 추억의 공간이었거든요.
중앙시네마는 중앙극장이란 이름으로 상당히 오래전부터 영화팬들 곁에 있던 공간이라고 합니다. 중앙시네마가 허물어진 이 자리엔 24층의 금융센터가 들어선다고 하네요. 물론 시장경제 논리에 따라 그렇게 되었겠지만 유서 깊은 공간을 꼭 그렇게 없애야만 했나하는 씁쓸함이 느껴집니다.
중앙시네마말고도 우리 곁을 훌쩍 떠난 극장들이 많죠. 1999년에 폐관된 을지로 4가 국도극장, 2001년에 폐관된 세운상가에 있던 아세아 극장, 2004년에 폐관된 종각 근처 코아아트홀, 2006년에 폐관된 종로2가 시네코아, 2007년에 폐관된 스카라극장, 2008년에 폐관된 명보극장.. 모두 추억 속에 남아 있는 그리운 공간들입니다. 일본에는 3-40년대에 만들어진 극장들이 아직도 남아 있고 미국도 시민케인을 첫 상영했던 극장이 보존되어 있다는데 우리는 왜 그럴 수 없는지 아쉬움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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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스카라-피카디리-단성사 이중 하나만 제대로 보존되었어도 좋았을걸 뭐했는지 모르겠어요(자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