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로 며칠 전에 '가수 오디션은 다 필요 없고 그냥 노래만 겁나게 잘 하는 사람 좀 봤으면' 이란 글을 올려 놓고 이런 말을 적자니 이상하지만. 전 이 프로는 그냥 멘토 보는 재미로 본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그래도 어쨌거나 오디션 프로그램이니 출연자들 얘길 먼저 해 보자면.


- 오늘 방송 분부터 캠프였습니다. 슈퍼스타k로 치자면 슈퍼위크에 해당하는 부분인데, 여전히 구성도 진행도 편집도 참으로 밋밋합니다. 게다가 굉장히 정직(?)해요. 얼굴 좀 많이 비춰주고 무대 제대로 보여준다 싶으면 90%는 합격(...) 게다가 심사위원들 심사평도 정직-_-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한 조가 무대를 마치고 나면 대충 줄 세우는 폼만 봐도 합격, 불합격이 바로 예상 가능하구요. 착하고 정직한 예능을 의도한 건지 아님 그냥 제작진이 아무 생각이 없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덕택에 긴장감 거의 없이 편하게 보게 됩니다. 편하다 못 해 늘어지죠 사실. ^^;


1) 무려 알 자로의 '스페인'을 부른 출연자가 있었습니다. 선곡을 보는 순간 망했구나 싶었는데 '생각보다는' 훨씬 잘 부르더군요. 슈퍼스타k와 비교할 때 유난히도 곡 선정이 무난, 혹은 얄팍하다는 느낌이 드는 프로여서 그런지 선곡만으로도 뭔가 강한 것 같은 착각이. -_-;;


2) 어린이들을 한 데 모아 어린이조를 만든 것까진 좋은데... 이건 뭐 '대놓고 외모로만 뽑았습니다' 라는 느낌이; 애들이 대체로 이쁘장했다는 뜻이기도 하고, 그런데 노래 잘 하는 애는 거의 없더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지난 시즌의 김정인이나 슈퍼스타k의 어린 예림양 같은 인재는 없더군요. 몇몇 출연자는 거의 재롱잔치 분위기였고, 특히 이선희가 부활시켰던 아이는 제작진이 한 번 더 방송 내 보내고 싶어서 이선희를 배후 조종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 orz (그래도 저번 출연 때보다 실력이 나아지긴 했더군요. 어디까지나 '저번에 비해서')

 게다가 막판의 합격자 선정은 더더욱 충격과 공포였습니다. 그 조숙한 13세 어린이. 그리고 듀엣으로 나왔다가 혼자 살아 남은 어린이. 아무리 '1차'라지만 합격할 수 있는 수준은 도저히 아니었는데요; 한국말 열심히 배웠다는 연기자 어린이도 마찬가지구요. 어차피 어린애들은 수준이 다 바닥이니 이쁜 애 한 번이라도 더 살려서 관심 좀 끌어보겠다는 건지 어쩌겠다는 건지.

 하긴. 생각해 보면 그 레벨의 어린 아이들을 그만큼이나 뽑아서 캠프까지 데리고 왔다는 게 더 난감한 일이겠군요.


3) 근데 가만히 서서 노래만 불러도 딱히 잘 하지 못 하는 아이들이 왜 자꾸 춤까지 추는 걸까요. 그냥 이걸로 홍보 해서 행사도 좀 뛰고-_-나중에 기획사도 알아 보려고?;


4) 엄마 친구 뭐시기로 홍보하며 제작진에서 힘껏 푸쉬하고 있는 배수정씨. 잘 합니다. 엄청 잘 한다고 감탄할 정도는 아니지만 충분히 잘 해요. 게다가 이쁘고. 뮤지션스럽게 폼 잡는 스킬(?)만 좀 장착하면 경쟁 프로그램에 나가서도 꽤 살아 남고 인기도 끌 수 있을 것 같지만, 어쨌든 이건 위대한 탄생이니까요(...)


5) 좀 튀던 성격의 충청도 청년은 예의 바르게 굴겠다고 작정하더니 노래 실력이 떨어지네요. 상관 관계가 있는 거라면 다음 회부턴 그냥 다시 막말해줘요;


6) 이승환이 라이오넬 리치와 (생김새가) 닮았다던 그 청년도 목소리에 개성도 있고 노래도 잘 하고 좋더군요. 다만 역시 압도적이라든가 하는 수준과는 거리가 멀구요. '나는야 아티스트' 와 같은 자의식은 전혀 없는 듯 싶으면서 특출난 미모를 갖춘 것도 아니고 하니 크게 화제가 되긴 글렀죠.


7) 아라레양은 오늘 기대 이하이긴 했는데... 뭐 떨어뜨릴 리가 없잖아요? 애초에 '어린이 조'에 들어가지 않은 것만 해도 제작진의 기대와 평가를 익히 짐작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잔소리 좀 많이 듣고 살아서 다음 무대 나오겠죠. 딱 그 부분에서 자르고 '다음 주에 계속'이 뜨는 것만 봐도 뭐. 저도 아직은 좀 더 두고 보고 싶습니다.


9) 연대 음대 다니신다는, 지난 시즌 슈퍼 위크 탈락자 분은 이제 제발 좀 그만 우셨으면;;;


- 사실 전 위대한 탄생의 출연자들이 슈퍼스타k의 출연자들보다 딱히 실력이 떨어진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노래 실력'만 놓고 본다면 거기서 거기 같아요. 다만 방송국에서 미션 주고 편집해 주고 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주는 이미지가 달라요. 슈퍼스타k는 (실력 있는) 출연자들을 실제 실력 보다 더 있어 보이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또 그것에 어느 정도 성공합니다. 반면에 위대한 탄생은 꽤 괜찮아 보이는 출연자를 더 없어 보이게 만들어요.

 이건 제작진의 스킬 부족이기도 하지만 또 프로의 컨셉 차이 때문이기도 합니다. 오늘의 첫 미션만 봐도 그렇잖아요. '약점 극복' 미션이라고 간판을 걸어 놓고 기성 가수들이 와서 이것저것 가르친 후 그 결과를 평가 받는 걸 보여주니 애시당초 출연자들의 실력을 포장해주는 건 포기한 거죠. 아님 아예 그냥 생각이 없었거나; 

 어쨌거나 멘토제가 특징이자 차별점이라고 홍보하는 프로그램이고 하니 생존자들이 정말로 실력이 쌓이고 단점을 개선하는 모습들을 설득력 있게 보여줄 수만 있다면 지금 같은 컨셉도 나쁘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다만... 어차피 같은 컨셉이었던 저번 시즌을 이미 보았기 때문에 기대는... -_-;


- 오늘 그 인도 청년 때 윤상의 개그 웃겼어요. 농담이 아니라 진심인 것 같아서 더더욱.


- 생존자 결정 회의 후 발표 도중에 한 두 멘토의 독단으로 결과를 뒤집어 버리는 (혹은 그런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몇 번 나왔습니다. 완전 예의 바른 천사표처럼 굴던 박정현과 이선희가 그러니까 보는 재미는 있더군요. 이건 멘토 쇼니까!!! 특히 다들 그저 그랬던 어떤 조 결과를 놓고 둘이서 충돌하던 장면은 모처럼 긴장감도 느껴지고 괜찮았습니다. 다만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그로 인해 무더기로 합격한 사람들 중 붙여줄만하다 싶은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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