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지가 귀찮다거나 하는 네임드도 아니구요, 그저 모바일로 자주 접속하기 때문에 그냥 비회원 상태로 글만 읽는거죠.
사실 이건 취중 바낭입니다 으힉..
시험 공부하고 집에 와서 맥주 한 잔만 한다고 하던게 이렇게 일이 커버렸네요.
요새 대학교들은 시험기간 끝물입니다.
전 다행히 이번에 시험이 하나 뿐이긴 한데, 그 수업이 제가 다니는 대학의 전교생 필수 과목으로 지정된 온라인 강의죠.
리더십 향상 관련 강읜데, 매 학년 들어야 하는 수업입니다.
그런데 시험을 보기 위해 공부를 해보니, 정말 갑갑하더라구요.
한 3주차 정도 까진 자본주의에 대한 찬사구요, -사회주의 역시 위대한 사상이라고 강의하지만 자본주의의 폐해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하지 않습니다. 정말 한 글자도요!-
4주차와 5주차 강의는 자산 관리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품위 있는' 노후 생활을 누리려면 얼마가 필요하다.. 라는 내용을 이야기하면서 그 '품위 있는' 노후 생활이란 일년에 해외 여행 한 번, 한 달에 골프 2번, 가사도우미 8회 등을 말하는 거더군요.
삼성생명 연구팀의 결과를 인용한거라 하지만...
솔직히 대학에서 이런 강의를 듣는 것 자체가 시간 낭비처럼 여겨지는 것은 당연하지 않나요.
게다가 필수라서 듣지 않으면 졸업이 안 됩니다.
다른 교수가 강의하는 6주차 수업은 회계에 대한 아주 원론적인 이야기 들이라 차라리 나았구요.
7주차에는 기업가 정신에 대해 강의하면서 이병철과 정주영에 대한 에피소드 및 그들의 "위대한" 업적, 그리고 기업가 정신에 대해 이야기 하더라구요.
이 때까지 이 대학교를 다니며 물론 맘에 들지 않는 교수도 있었고 갑갑한 적도 있지만, 이 강의를 들으며 처음으로 "이런 학교를 다녀야 하나" 싶었습니다.
지금 사학을 복수전공 중인데, 좋아하는 사학과 교수님들께 '저희 이런 수업 필수로 들어요. 알고 계세요?'라고 이르고 싶은 심정입니다.
하아..
같이 시험 공부를 하던 선배가 자꾸 투덜대는 제게 '너 너무 급진적이야. 너 민노당이냐ㅋㅋ' 했을때도 '민노당은 저랑 안 맞거든!!!!!! 전 예전의 진보신당이 좋았어!!!' 하고 싶었는데, 그냥 '굳이 따지면 그런데.' 하고 말았어요.
그냥 최근의 갑갑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사실 사학과 수업때문에 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과 '코젤렉의 개념사 사전 5-평화'를 읽어야하는데 집에서 혼자 술이나 먹고 있네요.
이런 시험 공부하느니 어려워도 그 책들을 읽는게 제 정신건강에 훨씬 이로울 것 같습니다.
다들 행복한 밤 보내셔요..
좋은 꿈 꾸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