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21 03:08
아랍어를 전공하는 학생인지라 아랍 민주화 시위가 몰아칠때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너무 피곤해서 저녁 먹자마자 뻗어서 지금 일어났는데, 카다피가 죽었다는 뉴스가 떴더군요... 뭐 리비아 내전은 논란의 여지가 많긴 하지만 어쨌든 리비아 국민들의 승리라고 생각하고, 진심으로 축하를 보냅니다. 민주 국가 건설 과정에서의 향후 있을 갈등, 서방의 개입 등등은 이제 NTC지도부와 리비아 국민들의 과제겠죠.
카다피의 죽음은 일단 지금 봤을땐 나쁘지 않은 방향인 것 같습니다. 서방의 군사작전으로 사망한게 아니고, 체포되어서 재판을 받거나 ICJ로 넘겨져서 처벌을 받는 과정에서 친카다피 세력을 자극하지는 않은 방향으로 간 것 같아서요. 앞으로 봐야 알겠지만요.
그리고 42년의 절대권력이 8개월만에 끝난걸 보면 정말... 무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때의 기세등등한 모습과 지금 언론에 나돌고 있는 처참한 시신의 사진을 보니 말이죠.
한편으로는 북한에 대해서도 생각이 안 들수가 없습니다. 카다피 42년의 독재가 태어나서부터 카다피 말고는 다른 지도자를 겪지 못한 2,30대들의 시위가 도화선이 되어서 무너진 것을 보면 북한도 같은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SNS는 수단일 뿐이지, 그게 없다고 해서 북한에 혁명이 일어날 수 없다는 건 아니고요.
다만 그 경우 북한 인민들에 의해 김정일 정권이 뒤집어지는게 문제가 아니라 중국의 개입 여지, 유혈사태가 일어날 경우 남한의 역할, 휴전선 인근의 제한전 가능성 등등 여러가지 현실적인 심각한 문제들이 많은데 그런건 생각치 않는 수구 언론들의 보도 태도와 만일 급변 사태가 일어날 경우 "가카의 강경한 대북정책의 승리!"라고 홍보될 현실이 짜증나서 그렇죠.
김정일이나 그 후계자는 조금 다른거 같아요. 공화국이라는건 새빨간 거짓말이고 거긴 엄연히 왕조사회니까....태국과 비교하는게 맞을듯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