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24 23:11
제목 그대로입니다.
중학교 친구들인데,
중학교 때야 공감대가 있었지만
대학 이후부터는 공감대가 없었어요.
그래도 이십대야 뭐. 이성친구 얘기, 화장품, 패션 얘기 그런 거 하면 됐으니까요.
그치만 화장품이나 패션 이야기는, 직장동료하고도 할 수 있는 이야기잖아요.
마음과 마음이 통한다는 느낌은 이미 십여 년 전.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 관계를 유지해 왔던 건...
티나지는 않았지만 속으로는 방황했고 나 혼자 질풍노도였던 그 시절을
그래도 서로 속 털어가며 겪어냈다는 동지애 같은 것???
성장병을 같이 앓았던 사이니까요. 쉽게 끊어낼 수는 없는 그런 사이지요.
그치만 서로의 생각도, 처지도 스무살 무렵부터 너무나 멀어져 버렸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요.
이제 삼십대인데...
결혼하고 나니 더더욱 멀어지네요.
신나게 내 이야기를 할 수 없어요. 혹시 나의 어떤 말이 상처가 될까 봐. 그건 내가 나빠서도 아니고, 그애들이 나빠서도 아니고,
단지 서로의 처지와 생각이 너무나 달라졌을 뿐인데.
그걸 이해하고 보듬기에 생활은 너무나 파괴력이 강하니까요.
그래서 만날 때는 최대한 그 시간을 즐겁게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그것은 사춘기 한때의, 그 시절에 대한 예의
그리고 내가 아직 좋아하는 그 친구들에 대한 예의입니다.
그렇지만 그 예의를 지키기엔 너무나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어요.
그래서 저는 계절에 한 번 정도만, 그렇게 만났으면 하는데...
이 친구들은 최소 두 달, 가능하다면 한 달에 한 번을 만나기를 원합니다.
항상 제가 바쁘다고 피하는 모양이 되니... 괴롭습니다.
거의 한 달에 한 번 만나다가,
이번에는 제가 바쁘다 바쁘다 하여 두 달에 한 번 보게 되었는데...
아. 마음이 복잡합니다.
보고 싶기도 하고 보고 싶지 않기도 하고...
사실은 보고 싶지 않아요. 그애들을 만나는 그 시간이 전혀 재미있지 않아요...
마음이 좀, 그러네요. 괜히 죄책감이... 들어요.
2011.10.24 23:16
2011.10.24 23:55
2011.10.25 00:03
2011.10.25 0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