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25 10:24
1.
꼼수 첫 회가 BBK 내용이었죠. 사실 그 회를 들어서도 다 이해하기는 힘들어요. BBK 내용은 계속 반복되지만 여전히 이해하기 어렵죠. 그리고 꼼수 자체가 무리수도 많아요. 특별한 준비 없이 떠들다보니 내용이 잘 정리가 안되는 면도 있고, 다소 근거가 약한데 거칠게 결론내버리는 면도 있죠. 아마 꼼꼼하게 따지고 들어서 논박하면 그들 역시 버티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아마 한나라당과 그쪽 사람들도 고민중일 것 같아요. 이걸 따지고 들어가봐야 하는지, 아니면 저러다 말 거라고 생각하고 무시하는 전략을 써야 하는지.
꼼수에 나오는 내용을 다 그대로 믿지는 않습니다만, 적어도 정말 오랜만에 정치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는 사람들이 등장했다는 점은 분명한 순기능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정치 이슈는 골치아프고 답도 없으니 각잡고 싸울 작정이 아니면 안하는게 좋다는 인식이 많았고, 그런 인식이 젊은 층의 정치에 관한 무관심으로 이어져버렸죠. 그런데 꼼수는 정치 이야기를 하면서도 웃고 떠들어서(물론 같은 편끼리 있으니 가능한 거지만) 정치 이야기를 웃으면서 듣게 했어요.
사실 티비에서 사극이 인기 있는 걸 생각하면, 현대 정치도 재미 없을 이유가 없어요. 오히려 먼 옛날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지금 눈앞의 현실이고 주인공들이 실시간으로 연기하고 있는 드라마인걸요. 문제는 이 드라마가 되게 불친절해서, 내가 직접 알아보지 않으면 배경 설명이 안된다는 거죠. 저 사람은 예전에 뭐 하던 사람인지, 누구 계열인지, 지금 대통령 전에는 누가누가 대통령이었는지, 누구까지 쿠데타 혹은 체육관 선거로 대통령이 되었고 누구부터 직선 대통령인지, 누구와 누가 손잡았다가 싸우고 헤어졌는지 등. 이런걸 알면 알수록 정치판도 생각보다 재미있게 관전할 수 있는 드라마인데 그동안은 그럴 기회가 없었죠.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 젊은 층의 관심이 평소보다는 훨씬 높은 것 같네요. 이걸 계기로 젊은 층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물론 관심에 상응하는 배경지식 학습도 따라와야 하겠고요. 적어도 '그 놈이 그 놈' '지금은 달라도 되고나면 다 똑같음' 같은 냉소적인 선동이 참여 열기를 눌러버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네요.
2.
김규항은 블로그에서 '두 사람(나경원과 박원순을 말합니다)의 상대적 차이를 인정하지만 그 차이가 줄 유익보다 그 차이를 인정함으로서 생기는 장기적 폐해가 더 크다고 생각해서 투표를 거부하겠다'는 움직임 역시 존중하며, 이 투표 거부와 지난 무상급식 투표 거부는 다르다는 주장에는 '다르긴 뭐가 다르냐'고 했네요. 글쎄요. 평소 김규항의 입장에 많이 동조하는 편이긴 하나(적어도 반 이명박 진영에 속하는 것만으로 할 일을 다한 것처럼 구는 사람들에 대한 김규항의 비판은 유효하고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건 좀 의외네요. 이번 서울시장 투표를 위의 이유로 거부한다고 해서 정치권과 다른 유권자들이 '이 많은 기권표는 박원순보다 더 노동자 친화적인 후보를 원하는 표'라고 인식할지도 의문이고, 무상급식 투표는 거부 자체가 '투표함을 못열게 하는' 적극적인 행위지만, 시장선거는 내가 기권 하건 말건 투표한 사람들의 표끼리 붙어서 한 표라도 더 얻은 사람이 무조건 이기는데 말이죠. 박원순보다 더 적합한 후보가 있는 상황이라면 사표를 만들더라도 그 사람을 찍는 데에 의의를 두자는 주장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저건 무슨 주장인지 모르겠습니다. 박원순이 지지를 많이 받으면 "사람들은 딱 박원순 만큼만 원하며, 더 왼쪽으로, 더 노동자에 가깝게 가는 건 싫어한다"고 받아들여질까봐 걱정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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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김규항이 정말 저렇게 말했다구요?하고 블로그를 찾아보니 정말이군요. 한번에 얻어지는게 있답니까? 차선을 변경하려해도 한칸씩 차근차근해야 하거늘. 김규항의 자뻑으로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어쨌거나 박원순씨는 현재 진보권까지 아우르는 야권의 연합 후보 아니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