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에서 하는 '힐링캠프' 최경주 편을 봤는데, 재밌었어요. 겉모습만 보기엔 묵뚝뚝하고 차가운 사람 같았는데, 구수하고 말주변도 굉장히 뛰어나더군요. 2주분에 걸친 토크를 하면서 오래전의 세세한 수치까지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는게 신선했습니다. 본인인생에서 중요한 순간이어서 그런 걸수도 있고, 여러번 얘기하다보니까 자연스레 기억된 것일수도 있지만.. 최경주 선수 하면 기억나는게, 한창 박세리, 김미현 하면서 여자골프만 국위를 선양한다고 찬사받고, 남자골프는 아무도 관심도 안 갖던 시절, 최경주의 경기가 한국시간으로 새벽시간에 생중계가 됐는데, 홀컵으로 들어간 공을 최경주가 다시 꺼내는걸 중계카메라가 잡는데, 화면에 비친 최경주의 신발 뒤꿈치 부분에 작은 태극기그림이...ㅠ.ㅠ 중계카메라에 태극기가 비춰지길 바라는 최경주의 계산이었던거죠. 그때부터 감동을 받고 응원을 했었는데, 승승장구하고 최근엔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지만, 또 재기에 성공했죠. 자랑스럽습니다.
'힐링캠프'라는 토크쇼도 알차네요. 처음엔 말 그대로 '힐링'에 치중한 나머지 족욕이나 산림욕 같은 테라피에만 몰두해서 밋밋하다 싶었는데, 토크부분에서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이경규-김제동-한혜진의 호흡이 대단하네요. 특히 기대하지 않았던 한혜진 씨의 활약이 대단합니다. 그냥 성비랑 비주얼 때문에 데려다놓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이런 재능을 보여주네요^^ 무릎팍이 없어진 지금 가장 무릎팍의 장점에 근접한 토크쇼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