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02 11:43
에헴, 저는 민주당 지지자이기 때문에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뭐.. 그랬습니다.
현실에서 정치이야기는 개와도 하지 않겠다라는 신념에
투표날 너는 누구를 지지하느냐 라는 질문에
'아 저는 별로... 그런데 관심이 없어서' 신공으로 요리조리 피했어요.
오늘 우리 박시장님이 기자들 대동하고, 새벽거리 청소나가신 걸 보고 그저 한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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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꿨는데, 엉덩이를 내놓고 활동 하는 꿈을 꿨습니다. 심지어 그 치욕감이 꿈속에 가득한채로요.
도대체 제 무의식은 평소에 무슨 생각을 하고 다니는지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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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군대에 있을 때는 꿈을 깨는 꿈을 6~7번 꾼적도 있어요.
깨고나니 꿈이고, 깨고나니 꿈이고, 깨고나니 꿈이고..
꿈인 것을 알아차린 것은 가구 배치의 요상함이었습니다. 의자가 제 배위에 올라와 있기도 하고, 소파가 벽에 붙어있는 것을 보고
꿈이구나... 하고 깨면 그것도 꿈이었죠.
아.. 인셉션은 내꺼였는데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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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군대 이야기
아침도 안 먹고 자고 있는데, 애들이 갑자기 깨우더라구요.
'**수병님, 어제 심어 놓은 사루비아 꽃이 다 없어졌는데 말입니다?'
'뭐 이 시*?' 하고 쓰레빠 끌면서 대빵이 아끼는 넓은 정원을 보니
앙상한 사루비아 가지만 남아있었어요. 새벽거리를 (기자를 대동하지 않고) 청소를 하던 후임이 노루를 보고
식겁했다는 소리에 꿀밤을 맥이고, 다 같이 쓰러져서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스물스물
사루비아는 달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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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군대 이야기
새벽 녘에 배의 갑판위에 서있었어요. 갑자기 바다가 반짝반짝하길래 뭔가하고 들여다보니
물고기 수백마리가 원형을 그리며 도는데, 그 녀석들의 하얀 배가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반짝거리고 있는거였습니다.
바다에서 보는 도시는 참 예뻐요. 그렇게 보기 싫은 관광지의 네온사인도 적막 속에서 멍하니 보고 있자면 아른아른하니
참 보기가 좋습니다. 어제 밤에 군대에서 만난 친구가 섬에 갈 일이 생겼다고, 사진을 찍어서 카카오톡으로 보내왔어요.
배의 후미에서 엔진이 바다를 가르는 장면을 보니 군대 생각이 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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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꿈 이야기
는 아니고 잠 이야기
어릴 때 자다가 아침먹고 학교가라는 누나와 엄마의 목소리에 주섬주섬 밥을 챙겨먹고,
씻고, 옷을 입고 있는데
지금 저녁이라며 깔깔대던 가족들이 생각나네요.
속았다는 분노보다,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된다! 좀 있다 더 잘 수 있다! 라는 행복감에 젖은 저녁이었습니다.
요즘같은 낙엽빛이 가득한 저녁이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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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였던가 어디서 읽었는데, 누군가가 돌아가고 싶은 때가 있느냐고 물었어요.
다른 누군가가
어두운 방에 누워서 문 틈새로 가족들이 TV를 보며 웃고 있는 장면을 보면서 자기도 모르게 잠들 때...
라고 대답한 걸 보고, 아 나도 그 때가 참 그립다 라고 생각했습니다.